4. 포르투갈 - 빵·포트와인·파두·아줄레주
상태바
4. 포르투갈 - 빵·포트와인·파두·아줄레주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9.08.12 10:56
  • 호수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짧지만 짜릿한 – 여행!

‘신들에게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페르난도 페소아

지평선과 줄을 맞춘 올리브나무, 끝없는 해바라기와 포도나무, 막힘없는 구릉으로 시야가 넓어지고 대서양 바람이 불어옵니다. 주황색지붕과 설치예술품이 많은 항구도시, 코발트블루의 타일 장식예술이 도로와 가게를 아름답게 하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보아입니다.

▲ 로시우

바이샤·시아두 지역
리스보아 여행의 시작점, 구시가지의 중심부로 모든 공식행사가 열렸던 곳, ‘로시우광장’의 구불구불한 파도 무늬 바닥을 걷습니다. 나무도 사람들도 분수도 구름도 검은 물결을 타며 걷고 나는 듯합니다. ‘칼사다 포르투게사’라는 독특한 도로포장 방식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한 포르투갈의 전통 바닥 양식입니다.
로시우광장에서부터 최대번화가인 아우구스타거리에는 백설공주를 비롯한 행위예술가들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습니다. 환하고 빛나는 파스텔톤의 건물과 각기 다른 검은 무늬가 그려져 있는 길바닥의 가장자리를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합니다.
 
거리 끝에는 승리의 아치라 부르는 ‘개선문’이 있으며, 상단에는 마리아1세가 폼발후작과 바스코다가마에게 월계관을 씌워 주는 모습이 조각돼 있습니다. 대항해시대에는 수많은 탐험가들이 개선장군처럼 환영받던 문이었습니다. 개선문 밖으로 넓게 펼쳐진 광장에 갈매기가 날고 있습니다. 
리스보아 최대 규모의 ‘코메르시우광장’ 중앙에는, 도시 재건에 힘썼다는 조제1세의 기마상이 이베리아반도에서 가장 긴 테주강을 바라보고 우뚝 서 있습니다.
리스보아의 명물인 빨강 파랑 노란색의 작은 노면전차가 느리게 손님을 태우고 구불거리는 거리로 천천히 움직입니다. 걸으며 구석구석을 보는 것도 좋지만, 전차를 타고 중세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물씬 듭니다. 
 
‘바다는 우리의 눈물’-파두
골목 건물에 파두의 여왕이 그려져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대중가요 ‘파두’는, 포르투갈인들의 한의 정서를 대변합니다. 음악과 시가 결합된 공연 장르로 리스보아의 상징이자 포르투갈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으며, 바다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설적인 파두 가수 ‘아말리아 호드리게스’는 풍만하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검은 돛배’를 불렀습니다. 무겁고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금속성의 12현 포르투갈 기타(기타하 포르투게사)가 필수인 파두는, 어두운 분위기에서 듣는 것이 전통입니다.   

이곳 국민생선인 대구로 만든 요리, 포르투갈의 전통음식인 ‘바칼라우’로 점심을 먹습니다. 북해에서부터 온 대구를 소금에 절여 즐겨 먹는 바칼라우의 종류는 300가지가 넘는답니다.

예술의 지역-벨렝 지역
아치형 장식의 회색 ‘제로니무스수도원’은 포르투갈예술의 백미로 불립니다. 고딕·이탈리아·르네상스·인도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마누엘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탐험가인 바스코다가마의 성공적인 항해를 기념해 지었습니다. 멀리, ‘테주강의 귀부인’이란 별칭이 붙은 ‘벨렝탑’ 역시 바스코다가마의 인도항로라는 위대한 발견을 기념하기 위한 탑입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 빵집 앞에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습니다. 포르투갈의 디저트 ‘나타’(밀가루와 달걀로 만든 파이 에그타르트)가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이 고향인 에그타르트는 제로니무스 수녀들이 수녀복을 빳빳하게 하느라 계란흰자만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를 버리려다 만들게 됐습니다. 
나타 위에 계피가루를 살짝 뿌려 먹습니다. 부드럽습니다. 벨렝빵집은 손님도 많지만, 미로 같은 실내의 벽과 화장실문에 그려놓은 아줄레주로 인해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 호카곶

유럽의 땅 끝 마을-호카곶
축구선수 호날두의 별장이 나무에 가려져 살짝살짝 보입니다. 흔들리는 차속에서 붉고 웅장한 별장을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연신 고개를 돌렸습니다.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끝,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 옛사람들은 이 절벽이 지구의 끝이라 생각했답니다. 탁 트인 대서양과 언덕 위의 빨간 등대가 눈이 부십니다. 
절벽 밑에서 파도가 올라옵니다. 대서양을 향한 십자가 달린 큰 기념비가, 전 세계 도보 여행자들의 마지막 순례지를 알리고, 외로운 노인처럼 대서양의 쪽빛을 바라보며 이 땅을 지키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대문호 주이스 바스 드 카몽이스의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육지가 끝나는 곳에 바다가 시작되나니.’

▲ 파티마대성당 순례자

십자가의 길-파티마대성당
성모마리아가 빛을 발하며 세 명의 어린 목동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곳, 로마 바티칸 대성당 다음으로 가톨릭 순례자들이 찾는 성지 파티마입니다. 
넓은 성당 마당에는 하얀 대리석길이 한 줄 있습니다. 구도자의 길, 고난의 길입니다. 몇 명의 순례자들이 무릎으로 걸으며 기도합니다. 붉은 노을이 예수상과 순례자에게 길고 깊게 스며듭니다.

세계 코르크 생산 1위 국가답게 휴게소나 선물판매장에는 코르크로 만든 냄비받침대가 많습니다. 푸른빛을 지닌 포르투갈 전통타일 ‘아줄레주’는 점성이 강한 진흙으로 만들어 내구성이 길며, 여름엔 더위를 막고 겨울엔 습기를 차단하는 장점이 있어 건물 곳곳에 많이 사용합니다. 정의와 용맹을 상징하는 포르투갈의 국조 빨간 수탉이 아줄레주와 조화돼 근사합니다.   
 
대서양의 쪽빛이 유혹하는 나라, <해리포터>시리즈가 탄생한 나라, 곳곳에 남아있는 대항해시대의 풍경으로 더 정감이 가는 나라, 포르투갈을 생각하는 내내 소라 모양의 빵 크루아상이 생각났습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