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에스파냐 - 안달루시아의 꽃 세비야·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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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에스파냐 - 안달루시아의 꽃 세비야·론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9.08.05 11:30
  • 호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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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짜릿한 – 여행!

‘그때그때 한 걸음씩 가라/여행자여, 길은 없다/길은 걸으면서 만들어진다.’ - 안토니오 마차도

사이프러스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려 무덤에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로마인들이 묘지옆에 심는 나무랍니다. 푸른 물감을 뭉쳐놓은 것 같이 사이프러스나무가 울창한 곳이 자주 보입니다.
 
높은 절벽 위에 세워져 있는 도시, 희고 연노랑의 차분한 건물이 아름다운, 헤밍웨이가 사랑한 ‘론다’의 버스 터미널에서 한글을 봅니다. 여행자들의 가방을 맡기는 곳으로 10번째에 표기돼 있습니다.
230년의 역사를 가진 ‘마에스트란사 투우장’은 에스파냐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흰 벽과 아랍식 기와로 장식한 경사진 지붕이 아름답습니다.
120미터 깊이의 협곡에 걸쳐 있는 ‘누에보 다리’를 사이에 두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나뉘었습니다. 절벽 위에 줄지어 선 하얀집, 좁은 골목길과 이슬람 마을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 세비야 투우장

밝은 남국의 도시 - 세비야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오페라 <카르멘>과 <세비야의 이발사>의 도시, 오렌지나무 가로수, 명랑하고 건강하고 예쁜 여성이 많은 곳, 에스파냐 남부의 안달루시아지역입니다.
내륙항구도시인 ‘세비야’는 이슬람교도들이 지배했을 당시의 수도였습니다. 아랍문화와 기독교문화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고 독특한 도시가 형성되었으며, 신세계 탐험과 신대륙 무역의 중심지로 최고의 번영을 누렸습니다. 당시 에스파냐 정부에서는 신대륙 및 동양 무역의 분산을 막기 위해 세비아항구에서만 무역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에스파냐 3대 축제 중의 하나인 집시들의 공동체의식을 보여주는 ‘페리아축제’도 매년 봄이면 6일 동안 열리고 있습니다.

고딕·르네상스·이슬람의 대성당
바티칸의 ‘산피에트로’, 런던의 ‘세인트폴’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세비야 대성당’은 구시가지 골목에 있습니다. 이슬람사원을 부수고 10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고딕과 르네상스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탑이 눈부신 골목 속에서 나타납니다. 말을 타고 올랐다는 세비야의 상징인 ‘히랄다탑’을 고개를 뒤로 꺾고 올려다봅니다. 너무 아름다워 그대로 두었다는 첨탑과, 오렌지나무로 줄을 맞춰 심은 성당 안뜰 마당은 이슬람 사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온통 금빛인 성당 내부 제단에는 화려한 금 조각상이 있습니다. 성모마리아 품에 안긴 예수상으로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가져왔답니다. 중앙부에는 네 명의 기사가 어깨에 메고 있는 관도 있습니다. 자신이 발견한 아메리카에 묻히고 싶었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관으로, ‘죽어도 에스파냐 땅은 다시 밟지 않겠다’는 그의 유언에 따라 에스파냐의 국왕들이 받들고 있는 것입니다. 벽에 그려진 거인 수호신이 그를 지키듯 내려보고 있습니다.  
 
 

▲ 콜럼버스 관

사랑은 제멋대로인 한 마리 새 - 카르멘
15세기, 콜럼버스가 항해를 떠나기 위해 이사벨여왕을 알현한 ‘알카사르’앞에서 4륜 마차를 탑니다.
탑의 상부가 금색 타일로 덮인 12각형 이슬람 건축물 ‘황금의 탑’은, 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한 망루였으나 지금은 해군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르멘과 돈호세가 처음 만난 곳, ‘카르멘’의 주인공 집시 카르멘이 담뱃잎을 말던 왕립 담배 공장이 신호등 건너편에 있습니다. 현재는 세비야 대학의 법학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마리아루이사’기념공원의 넓은 가로수 길을 마차를 타고 둘러보며, 잠시 중세유럽인이 되어 보았습니다. 모감주나무 연둣빛 꽈리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반달 모양의 스페인광장
마차는 돌바닥에 아름다운 문양을 새긴 넓은 광장에서 멈췄습니다. 라틴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지은 극장식 반원형 갈색 건물과 인공운하와 화려한 바르셀로나 타일로 장식한 다리로, 스페인광장은 여러 도시에 있는 동명의 광장 중 가장 아름답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광장 쪽의 건물 벽면에는 에스파냐 58개 도시의 역사적 사건들을 이슬람풍의 채색타일로 묘사한 벤치와 벽화가 있습니다. 중앙에 한 무더기 사람들이 모여 박수를 치며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빨강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또르륵탁탁 플라멩코를 추고 있습니다.

▲ 플라멩코

노래·기타·춤·박수 - 올레!
동굴에 숨어 살아야 했던 집시들의 한이 숨어있는 ‘플라멩코’는 집시민족공동체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공연장의 마룻바닥이 하얗게 닳았습니다.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고 열정적으로 춤추는 무희, 슬픔과 기쁨이 눈빛과 손끝과 출렁이는 치마와 구두 소리에 엉켜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편 손을 배꼽 옆의 위치에서 원을 그려 높이 올리고, 추임새를 넣으며 그들의 문화에 빠져봅니다. 올레!  
 
옛날의 번영을 보여주는 화려한 건축물과, 많은 이들이 걸었던 좁고 고불고불한 골목을 지납니다. 시간에 의해 옅어지고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고 칠이 벗겨졌지만, 여전히 그때의 찬란함이 남아있는 황토색 아랍 건물에 손바닥을 대봅니다.
예술가의 도시, 역사의 도시, 옛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 매력적인 ‘세비야’를 다시 또 올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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