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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짜릿한 여행 2. 에스파냐 -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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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짜릿한 여행 2. 에스파냐 -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9.07.19 20:19
  • 호수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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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동안 내 영혼은 행복하다’ … 샤를 보들레르
▲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환경으로 유럽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 에스파냐의 바르셀로나 건물 곳곳에는 노란리본이 매여 있거나 그려져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주도로써 에스파냐 주류의 민족과 언어가 달라, 과거 독립왕국이었던 자신들을 되찾고자 하는 리본이었습니다.
 

오렌지 원산지이며 예술과학도시 발렌시아입니다. 노란 아카시아꽃이 한창입니다. 고래뼈를 모티브로 지은 펠리페왕자 과학박물관 입구, 공원 한편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뿌에도 사까르 우나 포토?’ 달랑 외운 한 문장,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내일은 붉은색 옷을 입으세요!
그라나다로 가는 긴 길은 분홍과 흰색의 유도화, 우와 열을 잘 맞춰 자라는 키 작은 올리브나무와 끝이 보이지 않는 구릉이 많습니다.
오랜 기간 이슬람의 지배를 받아 아랍과 유럽의 문화가 공존하는 안달루시아 지역 그라나다는 현재와 중세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알람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을 뜻합니다. 붉은 철이 함유된 흙으로 쌓은 성벽이 붉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에 현존하는 아랍건축물 중 가장 뛰어나며, 기독교인들에게 쫓겨 그라나다를 최후 거점도시로 삼고 나르스왕조를 세운 무함마드1세가 군사 요새로 건설한 것이 이슬람왕실의 거처로 바뀌었습니다. 그 후 수차례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에스파냐 그리스도교의 국토 회복 운동으로 기적적으로 보존되었습니다. 18세기 한때에 버려졌으나 19세기 미국 외교 대사였던 ‘워싱턴 어빙’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알람브라궁전
사이프러스 나무가 울창한 알람브라 숲의 작은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환상 속으로 걸어갑니다. 목욕탕과 산타마리아성당, 카를로스5세 분수와 궁전, 나스르궁전, 포도주의 문 앞에 다다릅니다. 커다란 너도밤나무 밑, 따가운 햇살을 잠시 피하며, 알람브라궁전의 모든 전설이 시작된 나스르궁전에 가기 위해 줄 선 사람들을 봅니다.

알람브라궁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알카사바’, 무기의 문을 통과하여 숙소와 무기고 등의 건물터가 있는 아르마스광장에 오릅니다. 이교도와의 전쟁 후 감옥으로 사용했다는 곡물 저장소와 우물을 들여다봅니다.
네 개의 깃발이 휘날리는 상부의 ‘바벨탑’은 감시탑으로 쓰던 망루였습니다. 시간을 알려주던 종은 현재는 사용하지 않지만, 매년 1월 2일에 미혼여성이 종을 울리면 그 해에 결혼한다는 속설이 있어 그날만큼은 긴 줄이 선다고 합니다.

이슬람왕조가 떠난 후에 지어진 ‘카를로스5세 궁전’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돌기둥이 독특합니다. 에스파냐 문화가 부활한 대표적인 건축물로, 헤라클래스 모험담을 좋아한 카를로스5세는 궁전 입구 하단을 비롯하여 몇 곳에 헤라클래스 문양을 장식하였습니다. 정사각형 외부와 궁전 안 둥근 마당의 2층 회랑이 웅장합니다. 이곳에서 투우나 기사의 경기를 즐겼겠지요. 외벽의 네모반듯한 돌에는 횃불의 거치대와 말고삐를 매어놓기 위한 손잡이도 있습니다.

셀카봉도 사용 금지! - 건축가의 정원
궁전의 별관 여름 별궁, ‘헤네랄리페’는 단정하게 다듬어 놓은 나무가 운치 있습니다. 이슬람양식과 에스파냐양식이 곁들여진 정원입니다. 야외음악당은 오늘 행사가 있는지 준비 중입니다. 태양의 뜨거운 열기를, 벽처럼 둘러 자란 푸른 사이프러스 나무와 운하처럼 가늘고 긴 연못이 식혀줍니다. 나무 사이로 알바이신 지역과 알람브라궁전이 그림액자처럼 보여집니다.
수로와 분수, 회양목을 비롯해 갖가지 나무와 꽃으로 꾸며진 정원은, 이슬람 조경의 특징으로 신자들에게 코란의 낙원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도록 조성되었답니다. 별궁의 맨 끝에는 작은 ‘술타나의 정원’이 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눈 녹은 물이 퐁퐁 시원하게 맞아줍니다. 

언덕 위의 하얀집 – 알바이신 지역
그라나다의 가장 오래된 지역, 무어인들이 살던 곳, 알바이신 지역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골목길이 발길을 잡습니다. 흰 건물과 돌바닥, 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과 발이 즐겁습니다. 좁은 오르막길을 오르며, 열린 문틈의 푸른 정원이나 벽을 장식한 창문과 그림은 과거 한때 찬란했을 무어인들의 예술적인 감각을 보는 듯합니다. 
문신과 네일아트, 기타를 연주하며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 햇살에 더 하얀 벽과 붉은 지붕을 따라 ‘성 니콜라스 전망대’에 오릅니다.
수공예품을 파는 집시들, 음악에 맞춰 플라멩코를 추고 노래도 합니다.
춤과 노래와 알바이신 지역과 알람브라궁전에, 오후의 햇살이 길고 낮게 퍼집니다. 아름답습니다.

오후 10시나 돼야 완전히 햇볕이 차단되는 도시, 하나둘 땅에 별이 박히듯 불빛이 반짝입니다. 빛과 물과 돌로 아랍인이 남긴 최고의 걸작품, ‘국민이 있어야 국가가 형성된다’며 내 국민과 내 병사만 생각하고 에스파냐 통일왕국을 이룬 이사벨1세 여왕이 지극히 사랑했던 궁전에도 별이 반짝이겠지요.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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