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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파냐…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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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파냐…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9.07.15 11:44
  • 호수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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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짜릿한 – 여행!

‘모든 순간은 지나쳐 가기 때문에, 그 순간을 최대로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다.’-페르난도 페소아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끼기를 바라면서 가방을 싸고, 더 아름다운 세계와 새로운 곳의 동경으로 길에 나섭니다. 여행을 통해 더 넓은 시야와 큰 포부를 가질 나이는 지났지만, 나를 변화시키는 시작점 역시 멀어졌지만, 세상의 한 조각을 들여다보기 위한, 그냥 그런 여행을 시작합니다.

올라? 바르셀로나! 
서유럽 끝의 이베리아반도, 연중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안과 태양이 있는 곳. 북에선 게르만족과 동에선 로마인이, 남에선 무어인이 수 세기 동안 번갈아 거쳐 가면서 다양한 문화권과 만난 곳. 그 속에서 그들만의 고유한 양식으로 화려한 예술과 문화를 만든 곳. 새로운 왕국을 탄생시키며 황금기를 이끈 이사벨여왕과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근대회화의 창시자 고야, 돈키호테를 탄생시킨 세르반테스, 피카소, 플라멩코, 투우가 있는 곳. 에스파냐입니다.
지중해, 상쾌하고 푸르고 온화함이 입안 가득 찹니다. 지중해의 항구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의 첫날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도시답게, 가우디의 수호신인 ‘까사 밀라’ 지붕의 조각상이 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원도시의 꿈-구엘공원    
바르셀로나 시내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구엘공원’, 자연 친화적인 주택단지를 만들려다 예산 부족으로 중단되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 된 곳입니다. 뛰어난 안목을 지닌 친구이자 실업가인 구엘 남작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창의력 넘치는 가우디의 모든 것이 드러나 있는 공간입니다.
가우디는 건축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자 자연의 일부라는 철학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구조에, 돌이나 흙 등을 이용한 장식물로 진정한 건축물은 자연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수백 미터에 이르는 돌로 만든, 마치 성벽 같은 야자나무 모양의 기둥이 늘어선 공원길이 아름답습니다. 탁 트인 중앙 광장에 들어서자 가장자리를 장식한 물결무늬 긴 담장이 눈에 띕니다.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타일을 붙인 독특한 의자입니다. 찐빵처럼 도톰하게 나온 돌에 새끼똥구멍을 대고 허리를 쭉 펴고 앉아 보라며 인솔자는 말합니다. 편안합니다. 모양뿐만 아니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점도 매력적입니다. 알록달록한 돌의자에 앉아 바르셀로나 시내를 내려봅니다. 멀리 푸른 지중해가 하늘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 공원을 만들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돌을 아낙들이 머리에 이어 나르는 모양의 기념비적 기둥을 지나, 파도가 물결치는 듯한 돌기둥 사이를 걸어봅니다. 찰랑찰랑 물결 대신 햇살이 몸에 감깁니다.
아늑한 공간에서 정감을 나눌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자 했던 86개 도리아식 기둥으로 이루어진 콜로네이드 홀의 천장에는, 화려한 색상의 유리와 타일로 만든 4개의 태양을 표현한 구조물이 장식돼 있습니다. 홀 위 테라스의 난간과 의자 역시 빨강과 파랑과 노란 세라믹 타일로 반짝입니다.

중앙 분수대에는 연금술을 상징하는 도마뱀과 청동뿔이 달린 뱀머리가 여러색의 타일로 조각돼 있는데, 이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합니다. 전원주택지를 만들고자 한 최초의 생각으로 2채의 주택이 지어졌지만, 지금은 기념품 가게와 경비실(방문객대기실, 박물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성 가족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강렬한 태양 때문에 머리가 아찔합니다. 바르셀로나의 정신적 유산으로 120년 넘게 공사가 진행 중인 ‘성 가족 성당’은 로마 카톨릭 성당으로 가우디의 건축물 중 최고라는 찬사가 붙었습니다.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과 영광을 나타냅니다.
성당 내부 역시 입이 딱 벌어집니다. 자연을 모태로 곡선의 미가 살아있는 천장을 비롯하여 둥글고 큰 우윳빛 기둥들은 눈이 달린 듯,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아름답고 경이롭고 화려합니다. 웅장하고 경건합니다. 햇빛에 반사된 스테인드글라스 빛으로 성당 내부는 색색으로 변하며, 사계절을 나타냅니다. 동쪽의 푸른 빛은 아침의 환희로 희망과 탄생을 의미하고, 서쪽의 붉고 노란색은 저녁의 따뜻함으로 죽음과 순교를 의미합니다.

개성과 독창성 - 카탈루냐인
주요 행사와 집회 등이 열리는 바르셀로나 여행의 시작과 끝이며 중심, 구도시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카탈루냐광장을 지나, 구시가 랜드마크 람블라스거리를 걷습니다. 크고 잘 자란 가로수들이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포트 벨 항구, 콜럼버스 동상이 있는 레이광장에는 불법체류 아프리카인들이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경찰이 출동하면 빨리 달아나기 위해, 바닥에 깐 하얀 보자기의 네 귀퉁이에 줄을 매어 놓았습니다.

가우디의 아름다운 건축물인 공동주택 ‘카사 밀라’의 하얀 대리석 유선형 벽이 일렁이는 파도처럼 반짝이는 곳.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곳. 1992년 황영조선수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몬주익언덕이 있고, 오도독오도독 식감으로 먹는 샤프란향이 첨가된 쌀요리 ‘빠야’를 점심으로 먹던 곳. 개성 넘치는 까탈스런 사람들이 많은 카탈루냐지역 바르셀로나를 떠날 버스에 오릅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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