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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같이 하자, 이민주!
민듀의 청양 표류기
[1299호] 2019년 06월 03일 (월) 16:55:06 청양신문 기자 webmaster@cynews.co.kr
   

‘네가 선택한 방식으로 행복해하고 괴로워해라.’-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

스물 위 서른 아래, ‘고맘때’, 프리지아꽃, 만화 캐릭터 ‘무민’, 여행, 노란색을 좋아하는 이민주님은 ‘마을만들기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민주님이 만들고 싶은 마을은 어떤 마을인가요?
“꿈을 꾸는 마을, 개인 영역을 존중해주면서 느슨한 네트워크가 조성되는 마을요. 사회문제에 대해 지역에서 어떻게 풀어야 할까를 고민하고,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마을공동체요.”
-어렵네요. 느슨한 네트워크라면 어떤 형태인지 설명 좀 해 주시죠.
“농촌에서 살다보면 학연·지연에 끌리게 되는데, 그런 것 말고 개인 관심사에 따른 모임구성이 자유로운 것, 인문학이나 블로그 운영이나 책 읽는 모임 등 학교모임이 아니라….” 
-농촌과 청년, 무엇이 가장 힘든가요?
“지역사람들의 시선이죠. 왜 청양을 못 떠나? 능력이 없으니까 청양에 남아있다는. 어릴 때부터 보아왔기 때문에 ‘나’가 아니라 누구누구 집 아들·딸·친구로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그 시선을 이겨내려니 힘든 것이죠.”
 
꿈꾸던 지금, 여기 
-지금 이 자리에서 조금 더 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이 직장에서 동료들과 공부하면서 잘 버티고 싶어요. 이 분야가 좋아 마음먹고 왔으니, 최소한 5년 이상은 일하고 싶어요. 제 또래동료들의 생각이 저랑 비슷해요. 고민이 많은 분들과 일 할 수 있어 감사하죠.”
“지역에 머무는 후회는 없어요. 제가 지역에서 하고 싶은 것이 내 문제만은 아니더라구요. 모두가 필요성을 느끼는 청년문제처럼 사회문제였던 거죠. 게스트하우스도 있었으면 좋겠고, 핫 한데 우리가 모르는 청년 관련 강의도 듣고 싶고. 사실, 얘기는 할 수 있지만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없는 것이 속상하죠. 아직은 부족하지만 49% 만족해요.” 

-제일 잘 한 점과 고쳐가야 할 점이 있다면요?
“부모님과 살면서 일을 하고 대학교를 다니는 것, 후회되는 일이면서도 잘 한 것 같아요. 고민과 생각이 많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나는 행동보다 말만 하는 사람이네 하고 느낄 때가 많아요.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아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제 장·단점이에요. 조금씩 고쳐나가야죠. 심플하게 생각하고 빨리 행동하고요.”

저녁·공간·사람·모임
-민주님이 생각하는 좋은 세상이란 어떤 세상인가요?

“전공을 살리는 일자리가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지역·농촌에서도 가능한 분위기, 저녁이 있는 세상요. 저녁에 공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부모님 세대의 얘기와 유명인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일일체험강좌로 맥주도 만들고, 저녁에 활기가 넘치는 세상이 꿈이죠. 사람들은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문화와 분위기와 모임이 좋으면 떠나지 않죠. 떠날 수가 없어요. 저녁과 공간이 있는 청양이었으면 좋겠어요.”
 민주님의 개인적 희망이 곧 청양군 마을 만들기의 희망 같습니다.

-시간이 나서 하는 일과, 일부러 하는 일이 있다면요? 
“킥복싱과 수영, 블로그를 운영해요. 지역 활동으로 맛집이나 카페 등을 블로그에 올려 청양을 알려요. 청양사람들이 청양얘기를 잘 몰라서 제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정보소통의 장이 되길 바라죠. 들어와 보시고 ‘좋아요’ 눌러주세요.”
“주말에는 아빠 농사일도 돕고, 코인노래방과 청양시네마에 자주 가요. 아직은 학생이라서 공부도 하고요. 23살, 청양에 와 전단지를 받았는데 ‘와 청양에서도 드럼을 배울 수 있구나!’ 감동이었지만 드럼학원을 3년 다니다 그만 뒀어요. 음악은 특히 유전적이어야 될 것 같아요. 빅뱅·방탄소년단과 아이돌가수를 좋아하고, 배인숙님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는 가사가 정말 좋아요. 음치·박치, 노래를 워낙 못 불러 친한 친구들 앞에서만 부르죠.”
“책은 별로, 최근에 교수님이 다산철학에 대해 꼭 읽어 보라해서 「목민심서」를 샀는데, 아직 읽지는 못 했어요.”
 
중독-사람과 청양
관심 있는 분야에서만 활발합니다. 새로운 사람과 잘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3대가 함께 살아서 분위기 파악을 잘 한다는 이민주님은 청양을 많이 사랑합니다.
“처음에는 안 그랬어요.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살아야지 마음먹은 지는 얼마 안 돼요. 청양이 열악해 보이지만 대단하신 분들이 많아요. 지천생태모임 활동을 하며 애정이 생기고 사람한테 세뇌 당했죠. 저녁마다 모여 지천을 걷고, 여러 사람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어른들이 살아오신 얘기를 들으며, 그렇게 살아도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기회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죠.”
   
-서른, 서른이 되면 어떻게 변해 있을 것 같아요? 20대랑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요?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까 늘 기대 돼요. 저는 학창시절에 적극적인 학생이 아니었어요. 의견도 제대로 못 냈죠. 직장생활을 하면서 2~3년에 한 번 씩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이런 순간도 있네, 내가 점점 여유로워지고 있음을 발견하죠. 늘 공부할 것을 찾고 있는데, 그때는 어떤 공부를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30대가 되면 저녁이 있는 삶은 확실하게 올까요?
“조금은, 오지 않을까요? 아니면, 오게 만들어야죠.”

-민주님이 생각하는 ‘어른’의 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도 고민하는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람·아랫사람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을 다해 일을 하고, 항상 책과 공부, 학습하는 사람요.”
-어떤 사람으로 불리고, 기억되길 바라는지 궁금하네요.
“너 같은 사람이랑 일하고 싶다는 소리를 몇 번 들었는데, 기분이 엄청 좋더라고요. 일뿐만 아니라 뭐든지, ‘같이 일 할래? 나중에 민주 같은 리더 만나고 싶다. 민주 언니 닮고 싶어’ 그런 말요.”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라    
-막 청춘의 길로 들어선 후배에게 한 마디 해주시죠?

 “떠나고 싶으면 떠나. 고향에 오고 싶거나 힘들면 언제든지 돌아오고. 안 떠나고 못 돌아올 수 있더라도 고향을 잊지는 말고. 그리고 늘 생각하는 것인데 여행 많이 다니면 좋겠어요. 새로운 곳에서 부딪치고 보고 들으면서 자존감은 높아지죠. 여행안내를 하는 친구가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여행을 일상처럼 하라’고 말해요.”
-그 친구 참 멋지네요. 
“일상이 소중해지니까 모든 행동에 자신감이 붙어요. 21살에 첫 배낭여행으로 인도를 다녀왔어요. 고등학교 때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나의 첫 여행지는 인도라고 결정했는데, ‘인디아 블로그’라는 연극을 보고는 친구와 배낭을 멨죠. 사기도 당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계획도 없이 가서 그런지 15일 동안 정말 좋았어요. 거의 1년에 한 번씩은 배낭여행을 다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제 버킷리스트에는 남미와 쿠바, 꿈꾸는 곳 바르셀로나, 산티에고 순례길도 들어있어요. 첫 배낭여행을 다녀온 그때는 몰랐는데, 되돌아볼 때마다 대단하더라고요. 영어는 못해요. 스마트폰에 앱 깔아서 다니면 다 가능해요.”

민듀의 대한민국 표류기
농촌·청년·정치에 대한 고민, 독립서점과 페미니즘과 마을과 공동체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연을 인연으로 만드는 방법과, 길을 가다보면 멈춰 서 있는 곳이 다를 수 있어도 계속 걷다보면 또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가장 존경하는 아빠께 나훈아콘서트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직장에서 꿈도 실현하고, 주위에 고마움도 표하고 싶습니다. 한 해를 후회 없이 보내길 바라며, 늘 겸손해지고자 합니다.
바다를 좋아하지만 산을 더 많이 다니고, 혼자 한 달씩 배낭여행을 다닙니다. 돌이나 조개껍질을 모으면서도 즐겁고 행복한 ‘무민’처럼, 이민주님은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나누고자 합니다.    
-청양에 이런 청춘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네요.
“없지 않아요. 아주 많은데, 단지 조용할 뿐이죠.”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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