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군내 가정폭력으로 인한 상담이 713건을 기록, 화목하고 건전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방지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모 갈등으로 인한 폭력은 자녀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게 돼 바른 인격형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 결혼 후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정폭력의 주된 피해자인 여성은 가정이 깨지는데 대한 우려와 주위로부터 시선을 받는 것이 두려워 법적해결을 꺼리는 것도 가정 내 폭력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청양군 가정폭력상담소(소장 정묘섭·새샘가족상담센터)에 따르면 최근 군내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2016년 299건, 2017년 615건, 2018년은 713건으로 매년 증가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상담내용을 유형별로 보면 가정문제(가정폭력, 부부갈등, 가족문제 등)가 429건으로 전체 6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높았고, 우울·자살 고위험군 상담 125건, 어린이와 청소년 자녀문제 상담이 99건, 성폭력 39건, 성 관련 상담 10건, 다문화가정 가족갈등 9건, 생계보호 2건 순으로 집계됐다.
상담의뢰는 피해자 당사자인 경우가 606건으로 많았고, 직장동료와 이웃(복지기관 포함) 61건, 가족이나 친인척의 권유가 36건으로 나타났다.
상담사례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피해자가 성장 후 가해자로 변모한다는 것. 어린 시절 부모의 가정폭력을 보고 자란 피해자가 정신적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경우 성인이 돼서도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가정폭력 상담자 A씨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자란 뒤 청소년기에 가출 등 일탈을 일삼았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한 뒤에도 순탄한 가정생활을 하지 못해 재혼을 반복했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자란 B씨는 슬하의 자녀를 상습적으로 때려 아내가 사법기관에 신고를 했고 결국 가정파탄으로 이어졌다.
정묘섭 소장은 “가정폭력은 가해자의 유년시절 영향이 크기 때문에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심리치료와 회복프로그램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여성이 가정이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대부분 피해사실이 있어도 숨기거나 참고 살아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또 “피해자가 신고를 못한다면 가족이나 주위에서 폭력사실을 알려 상황 악화를 막고 전문상담기관과 구제기관을 찾아 재발방지를 위한 상담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가정폭력을 예방하려면 가족구성원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정폭력상담소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와 문제해결을 위해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 경찰서, 노인보호 전문기관, 아동보호 전문기관, 보건의료원, 사회복지기관, 심리상담센터 등 사회 각 분야 공공기관을 연계한 구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정폭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은 여성긴급전화 충남 1366센터(국번 없이 1366)나 청양군 가정폭력상담소(943-1366)로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