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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똑똑한 장난꾸러기…생각하는 돼지
[1283호] 2019년 02월 07일 (목) 10:18:00 청양신문 기자 webmaster@cynews.co.kr
   
 

“주사 맞는 것은 용케 알아요. 백신 주사를 놓으려면 어떻게 아는지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죠.” 돼지가 우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동물이라고 축산업을 하는 권영철대표는 말합니다. 자연 양돈을 하는 돼지사장님도 “밥 주는 사람 알아보고 졸졸 따라와요. 바라보는 눈빛이 기르는 개와 닮은 것을 많이 느낍니다”고 합니다.  

돼지, 황금 돼지띠의 시작입니다.
돼지는 다산과 행운, 명예와 재물, 풍요를 상징합니다. 예전부터 용과 더불어 좋은 조짐으로 여겨 매우 신성시하였으며 제천의 희생물로 쓰였습니다. 지금도 굿이나 동제 등 고사상에는 빠지지 않고 올라옵니다.

‘톹’, ‘도야지, 도치’로 불렸던 돼지는 굵은 목통에, 삐죽한 입 위의 뚱그렇고 두껍고 매끈한 가죽 같은 입술, 거기에 콧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튼튼하고 긴 돼지주둥이는 잘 보면 코와 윗입술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붙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땅을 잘 팝니다.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산돼지와, 길이 들어 순한 집돼지로 구분합니다. 돼지가 가축화된 시기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약 4800년 전이며, 우리나라에 개량종 돼지가 들어온 것은 1900년대 초입니다.

   
 

빨리 자라고 잘 번식하는 형질 중심으로 개량된 돼지는, 개만큼이나 풍부한 감정으로 인간과 교감하며 행동‧인지‧사회성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위계질서가 명확하답니다. 먹이는 예민한 후각으로 찾지만, 사람하고의 소통은 시각으로 구분을 한다는 논문이 과학학술지인 ‘응용동물행동학’에 실렸습니다. 진돗개보다 똑똑한 지능이 있어 훈련을 시키면 돌고래나 침팬지처럼 행동이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입니다. 
 
동물행동학과 비교심리학분야에서의 돼지에 대한 연구는, 우리가 몰랐던 돼지의 생소한 모습을 알려줍니다. ‘돼지는 서너 살짜리 어린아이 비슷한 인지능력이 있고, 감정과 자의식이 있으며 창조적 놀이를 즐기므로, 우리와 그리 다를 게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연구결과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같이 지낸 돼지가 다가와 주둥이로 찌르고 슬쩍 깨물며 장난을 치는 등 반려견처럼 행동 하는 것을 자주 접한다.”고 돼지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더럽고 미련하고 먹을 줄만 아는 동물로 알고 있었던 돼지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좁은 축사와 돼지우리에서 길렀기 때문에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잡식성이긴 하지만 많이 먹지 않으며, 새끼일 때도 본인에게 할당된 젖 외에는 더 먹으려 하지 않는답니다. 당연히 다른 형제의 젖을 빼앗아 먹지도 않습니다.
새끼 때부터 먹고 자는 곳과 배설하는 곳을 가릴 줄 아는 깔끔한 동물입니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새끼를 사랑하지만, 어미돼지가 공동육아를 하며 서로의 새끼들을 아껴주는 포근함은 오히려 다른 동물들보다 월등하답니다. 이런 어미돼지 밑에서 자라는 돼지는 함께 어울리고 협력하며, 사회성이 발달합니다.

윈스턴처칠은 돼지를 좋아했습니다. 개는 사람을 우러러보고 고양이는 사람을 내려 보지만, 돼지는 사람의 눈을 직시하며 동등하게 대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답니다. 시인 소동파는 얼마나 돼지고기를 좋아했는지, 백성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스스로 개발한 요리에 본인의 호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네모나게 썬 삼겹살을 약한 불로 오래오래 졸인 ‘동파육’이 바로 그 음식입니다.

   
 

돼지는 사람과 많이 가까운 동물입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음식물찌꺼기를 먹이며 돼지를 한 두 마리씩은 키웠습니다. 조그만 잔치라도 하려면 돼지를 잡아 고기는 물론이고, 돼지기름으로 전을 부치고, 피와 대장으로 순대를 만들며, 뼈다귀로는 감자탕을 해 먹고, 억센 털로는 구두 솔을 만들어 쓰기도 했습니다.
돼지의 췌장에서 뽑는 호르몬은 당뇨환자에게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인슐린을 만들며, 무균돼지의 심장이나 콩팥 등의 장기는 사람에게 이식도 합니다. 사람과 돼지의 장기가 닮았고, 크기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긴긴 세월 우리와 함께 살아온 돼지라서 서로가 닮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까맣고 동그란 돼지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밥 주는 아빠를 따라온 이방인을 본 새끼돼지의 눈은 호기심과 장난기로 빛이 납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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