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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목면 안심교회 박찬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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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목면 안심교회 박찬인 목사
  • 김홍영 기자
  • 승인 2019.01.14 13:17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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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수리에서 드럼 강사까지 ‘바쁜 목회자’
▲ 목면 안심교회 박찬인 목사. 성가대 반주로 기타와 피아노, 드럼을 친다.

머리엔 서릿발이 살짝 내려앉은 나이가 지긋한 모습을 그렸다. 제단 옆으로 피아노와 드럼, 기타가 놓인 작은 예배실에서 맞이하는 그는 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으로 상상했던 모습과 거리가 먼 젊은 목사다. 하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영락없는 목회자의 모습이다. 오늘 소개할 목면 안심교회 박찬인(54) 목사다.

도움이 필요하면 나타난다
“목사님, 보일러 터졌어요~.”  
동장군이 기승을 부려 안심천이 얼어버리는 이맘때가 되면 보일러 수리 센터도 아닌데 안심교회에는 이런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 컴퓨터가 고장 났어요, 불이 안 들어와요, 예초기 작동이 안 돼요 등 출장 서비스를 원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막상 방문해 보면 전기코드가 빠져 있거나 전구가 나가 쉽게 해결되기도 하고, 그의 선에서 어려워 진땀을 뺄 때도 있다.
“마을에는 거의 연로하신 분들만 계세요. 그 분들에게는 누군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 목사는 주민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달려가서 도와주는 존재가 됐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보살펴주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말한다. 봄이면 중 3이 되는 둘째 딸을 이곳에 와서 낳았으니 이곳에서 목회 활동을 한 지 어느새 15년. 그동안 박 목사는 이웃을 위해 1인 10역을 해냈다. 교인들의 장례식을 양손으로 셀 만큼 치렀고, 주례도 서너 번 섰다. 아이가 태어나면 세례도 줬다. 한 사람의 생로병사의 의례를 갖추는데 늘 그가 함께 했다. 
박 목사의 부친도 목회자다. 어려서부터 교회는 너무 자연스러운 그의 길이 됐다. 신학 공부를 마치고 대전, 삽시도, 부여, 금산에서 목회 활동을 했다. 안심교회를 개척한 목사가 은퇴할 때까지 이 교회를 지켰고 후임자로 부임했다. 이곳에서 목회 활동을 하면서 박 목사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시골은 도시와 달라요. 이웃과 웃고 울고 위로하며 살아야 합니다. 가족처럼요.”
아픈 이웃이 생기면 새벽이라도 병원에 함께 가는 일은 다반사. 시간 사정 두지 않고 이웃들은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목사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주어진 역할이자 소명’이라고 말하는 박 목사를 보면 그만의 이웃 사랑 실천법이 느껴진다.
 
드럼 지도로 재능기부 ‘즐겁다’
이웃들은 박 목사를 ‘드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6년 전, 군에서 평생학습프로그램의 드럼교실 강사를 뽑는다는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됐고, 기대 반으로 원서를 냈는데 채용 돼 다시 스틱을 잡게 됐다.
그가 드럼을 처음 배운 때는 고교 시절. 너무 배우고 싶어 육성회비를 학원에 갖다 바쳤다.  배울 때는 드럼을 가르칠 일이 있을까 상상도 못했지만 강사 활동을 계기로 다시 드럼을 치게 됐다. 
평생학습 1년 과정이 끝났는데 수강생들이 한 달에 한번이라도 모임을 갖자 제안했고. 그것이 계기가 돼 교회에서 만나 연습을 계속 하게 됐다. 이후 한동안 드럼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재능 나눔으로 애호가들을 배출했다. 정산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드럼교실이 개설되는 등 드럼 인구도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모여 동아리도 구성했고, 회원들은 행사에 참석할 수 있을 만큼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그냥 배우면 지루해요. 봉사나 재능기부 등 목표를 세우면 연습하면서 느낌이 달라집니다.”
그는 동아리 회원들과 환자들에게 연주를 해 주는 ‘드럼세라피’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시작은 드럼을 가르치는 것이었지만 그로 인해 박 목사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됐다. 그 결과 이웃들과의 관계가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는 부족하더라도 가진 것을 나눠주는 주는 것이 사랑이 아니겠냐며, 가끔은 자신이 이 길을 걷게 된 처음을 생각한단다. 또 ‘하나님, 저도 힘듭니다’라고 고백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 그의 충전방식이란다.
목회자로서 이웃에게 봉사하고 사랑하는 일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하는 그는 오늘도 교회를 찾아온 이들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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