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상태바
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8.12.31 14:33
  • 호수 12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끝은 늘 새로운 시작입니다!

앞 냇물이 반짝이며 넉배로 흐릅니다. 셀 수 없는 작은 산봉우리들이 회색빛 산위에서 높고 낮음을 보여줍니다. 회색과 연주홍과 연노랑이 산봉우리 위에 걸렸습니다. 한 집, 두 집 불이 환하게 켜 있습니다. 은근히 다정합니다. 
한 해의 끝이며, 새로운 시작입니다. 

‘스무 살, 꿈꾸는 청춘의 도전과 혁신을 응원한다’는 일간지의 광고를 보고 읽습니다. 스무살은 10대부터 30대를 아우르는 단어라고 부연설명도 있습니다.
응원! 어찌 도전과 혁신에만 응원할까요?
40대, 50대, 60대도 응원합니다. 젊은이들보다 더 세상의 주인공으로서 응원합니다. 70대, 80대, 90대, 그 이상도 응원합니다. 스스로 잘 지키며 살아오신 것에 대해서도 응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가 당신의 얼굴에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문구도 읽습니다. ‘잘 늙는다는 것은 시간 앞에서 내가 마냥 건재할 수 없음을 당당히 인정하는 것, 시간이 모든 것을 앗아가긴 하나 그래도 내일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 전 재산을 빼앗겨도 꿈이라는 마지막 재산만은 빼앗기지 않을 것’이란 글도 읽습니다.

‘잘 가라 이것들아, 잘 가라 2018년아!’도 읽습니다. 비 오는 날 웅덩이 물을 튀기고 가는 차 탄 님, 술집에서 큰 소리 낸다고 “이 아줌마들아”하며 더 큰 소리친 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장면 장면이 바뀔 때마다 줄거리를 짝꿍에게 들려주는 님, 정작 본인은 마시지도 않으며 정이라는 표현으로 술을 철철 넘치게 따르는 님, 님들…. 생각합니다. 잘 가라 이것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보내려 추리려니 그냥 품고 가고 싶습니다. 차단시킨 전화번호를 풀까 말까 망설입니다.
 
‘슬픔을 불러일으키는 기사’가 힘을 갖는다는 말이 가슴에 확 꽂혔다는 기자의 글을 읽으며, 슬픔과 희망도 어쩌면 끝과 시작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말한 찰리 채플린 처럼요.
늘 그렇듯이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끝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내일은 어떤 색깔의 더 싱싱한 희망이 다가올지에 대하여서요.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