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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하늘열매와 층층가지…산딸나무
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1270호] 2018년 11월 05일 (월) 14:17:03 청양신문 기자 webmaster@cynews.co.kr
   

어느 은하수에서 내려온 별이기에 저리도 백옥같이 희고 고울까, 나뭇가지 사이로 학이 되어 내려 앉았네…

산딸나무 열매가 붉게 익었습니다. 오톨도톨한 열매는 꽃으로 유혹하지 못했던 곤충들을 왕창 끌어 모으기라도 하려는 듯이 파란하늘 밑에서 더 붉고 환하고 어여쁩니다. 
5~6월이면 아파트 울타리에서 장미덩굴과 어우렁더우렁 하얀 꽃턱잎을 꽃처럼 피워 아름다움을 보여주더니, 이즈음에는 새빨간 산딸기 모양의 열매와 곱게 물 든 잎으로 또 한 번 시선을 끕니다.
산딸나무는, 어디서나 비교적 잘 자라지만 특히 산기슭 나무숲을 좋아하는 낙엽 활엽수로 키가 12미터까지 높이 자랍니다. 우성산에서 문박산으로 넘어가는 산모롱이에도 한 두 그루가 여름 숲을 환하게 해주곤 하였습니다.
초여름에 피는 하나하나의 아주 작은 꽃은 긴 잎자루 위에 20~30개가 올망졸망 뭉쳐 둥그렇게 꽃뭉치를 만듭니다. 꽃들이 워낙 작아 수 십 개가 뭉쳐 있다 해도 지름은 1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뭇잎이 무성한 여름철, 단단한 아그배나무 열매 같이 보잘것없는 꽃덩어리가 곤충들의 눈에 들어올 리가 없으니 산딸나무는 꾀를 냅니다. 꽃뭉치 아래에 네 장의 꽃턱잎을 하얀 꽃잎처럼 달리게 하여 먼발치에서도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이지요. 작고 보잘 것 없는 꽃을 대신하여 꽃턱잎을 꽃잎으로 위장, 한 송이 꽃처럼 보이게 하여 곤충을 유도하는 것이랍니다. 
화사하고 눈부신 백색의 꽃잎은 사람들에게나 곤충들에겐 눈속임에 지나지 않지만, 산딸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고 살아남기 위하여 지혜를 짜낸 것입니다. 벌이나 곤충, 나비의 눈에 잘 뜨이도록 나뭇가지에 하얀 꽃송이가 가득 올라앉은 모양으로요. 
  
꽃도 꽃이지만 나무의 모양이 아름다운 산딸나무는 층층나뭇과에 속하는 나무 중에서도 특별하게 나뭇가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층층이 단을 만들며 수평으로 벋어나갑니다.
수평의 가지 위에서 긴 잎자루 끝에 핀 가짜 꽃잎은 형체가 없는 바람의 존재를 알려줍니다. 바르르 떨면서 살랑대는 모습을 밑에서 올려보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총총총총 어린 발레리나들이 발동작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혹자는 ‘마치 학들의 군무를 보는 듯하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가지 위로 올라 온 가느다란 꽃대에 핀 꽃 아닌 꽃송이들의 청초함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까지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듯하였습니다. 순백의 꽃, 꽃턱잎이 주는 정갈함과 화사함으로 주변의 뭍 나무와 꽃들을 무심하게 대하기도 하였지요. 
꽃이 지고 하얀 꽃턱잎이 누렇게 바래서 펄럭이면, 동그랗고 단단한 초록열매가 맺힙니다. 
 
‘제 마음을 받아 달라’는 꽃말처럼, 펼쳐진 꽃턱잎 위에 앉아 있던 꽃이 감미로운 맛을 지닌 붉은 열매로 성장하여 새들의 맛있는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산딸나무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산딸기 모양의 열매 때문이지만, 자세히 보면 축구공을 축소한 모습에 더 가깝습니다. 곤충과 새들에게 따먹힌 산딸나무 열매는 멀리멀리 날아가 자손을 퍼트리며, 봄이 되면 물결무늬 초록잎을 틔웁니다.

한때는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를 만든 나무라는 소문으로 이 나무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헛소문에 불과하다보니 천덕꾸러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산딸나무는 묵묵히 꽃턱잎을 내밀고 꽃을 피워 사방을 환하게 비추었습니다. 나뭇결은 검지만 꽃받침꽃잎의 화사함이 사방을 비춰 준다하여 ‘사조화’라 부르기도 합니다.
      
푹푹 발이 빠지는 낙엽을 밟으며, 1년 중 이렇게 아름다운 날들이 며칠이나 될까 생각하게 하는 계절입니다.
이 고운 빛깔을 나뭇잎 어디에 꽁꽁 숨겨 놓았다 풀어 놓는지, 빛과 단풍과의 찬란한 만남에 가을사람이 되어 흠뻑 취해도 좋을 날들입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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