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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⑪ 문장대천마농원식품 황경철 부부
먹기 좋고, 휴대 간편한 천마 가공 제품 개발
[1267호] 2018년 10월 15일 (월) 11:40:02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 경북 상주시 문장대천마농원식품 황경철·정애경 부부.

청양신문은 농촌의 발전적인 미래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를 연재 중이다.
6차 산업화, 소비자 중심의 작물 생산, 고품질을 위한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나이 20대에서 40대의 젊은 농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열한 번째 젊은 농군으로 경북 상주시 문장대천마농원식품 황경철·정애경 부부를 찾아간다.  <편집자 말>

천마 심을 땅 찾아 삼만 리
천마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도 중반부터 인공 재배가 시작됐다. 4월에 심으면 2년  만에 수확을 한다. 일단 심어놓으면 수확할 때까지 농사꾼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림’이다. 땅 속 사정을 알 수 없기에 그 해 농사 결과는 거둬봐야 안다. 하늘만 바라보고 짓는 천수답처럼 농사꾼이 해야 할 일은 그냥 기다리는 것이 전부인 것은 천마의 특성 때문이다. 경부 상주에서 천마를 재배하는 황경철(38)·정애경(38) 부부는 천마를 심기 이전에 이미 수확은 결정난다고 말한다.
“천마는 농약을 하거나 비료를 한번이라도 준 땅에서는 자라지 못합니다.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요.”
농사의 성패는 이미 천마를 심을 땅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천마는 버섯처럼 곰팡이실로 퍼져 가기 때문에 비료나 농약을 주었던 땅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이 같은 땅의 중요성으로 인해 부부는 좋은 땅을 고르는 것에 많은 시간을 쓴다.

“천마를 키울 수 있는 밭 찾기가 어려워요. 비료를 주지 않았다고 하여 임대를 했는데 수확을 해보니 수확량이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3000 여 제곱미터에서 1000kg~1500kg 수확하는데 비료를 한번이라도 준 땅에서는 수확량이 20분의 1로 줄어들 만큼 손에 쥐는 게 없었어요.”
땅의 사정에 의해 수확이 좌지우지 되니 부부는 일 년 중 천마를 심는 봄에 3개월 정도, 그리고 수확하는 가을의 2개월 정도만 밭에서 일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천마 심을 땅을 찾아다닌다. ‘땅만 보고 다니니’ 누군가는 우스개로 두 사람을 부동산업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풀이 우거진 야산을 찾아 임대하여 천마 밭으로 개간한다. 천마는 연작 피해가 있기 때문에 천마를 심었던 밭에는 다시 심을 수가 없다. 천마 밭을 찾는 일이 농사를 짓는 한 과정이며, 자신만의 노하우인 셈이다. 어느새 두 사람도 땅 보는 눈이 생긴 8년 차 천마 농사꾼이 됐다.

   
▲ 소규모가공창업지원 사업에 당선돼 그 지원금으로 가공시설을 갖췄다.

엄마의 천마 농사 이어받다
애경씨는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공부를 했고 수산회사를 다녔었다. 평소 한자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2008년에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속리산 아래에서 천마 농사를 짓던 어머니는 일본에 있는 애경 씨에게 자주 국제 전화를 했다. 당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고, 온라인 주문이 시작되니 컴퓨터를 전공한 애경 씨의 도움이 필요해서이다.
“엄마 고향이 상주에요. 저도 여기서 태어났지만 어려서 부산으로 이사를 갔어요. 상주에 천마 농가가 많았었데요. 평소 두통이 심했는데 천마가 효험이 있다고 하니 직접 농사를 지으셨죠. 건강도 좋아지고, 제가 대학을 들어갈 때 쯤 아예 상주로 이사를 하셔서 본격적으로 천마 농사를 시작하셨지요.” 
‘엄마 일 좀 봐 달라’는 말에 애경 씨는 2010년 ‘잠깐 와서 도와드리자’라는 마음으로 한국에 나왔다. 집에서 홈페이지 관리로 하루를 보낼 뿐 그녀는 농사짓고 살겠다는 마음이 없었기에 밭에 나가 일손을 거들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 엄마는 현재 남편인 경철 씨를 사귀고 있었던 딸에게 제안을 한다. 사귀는 사람도 있으니 일본에 가지 말고, 천마 농사를 함께 지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설득시켰다. 농사짓는 것만으로는 아직은 회사 다니며 받는 연봉에 못 미치겠지만 앞으로 전망이 있음을 제시했다.

“천마를 가공해서 판매하는 일까지 규모를 늘려보려고 하니 젊은 사람 일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어요. 농사는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니니 미래는 회사 다니는 것보다 나을 거라는 것이지요.”
경철 씨와 애경 씨,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리가 있었다. 농사로만 보면 미래가 불투명했지만 천마를 가공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된 것이다. 당시 전자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경철 씨도 ‘농사만 짓는 것만으로는 여기 못 왔을 거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상주로 이주한 두 사람, 처음 일 년은 천마 농사짓는 것을 배워 나갔다.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두 사람의 눈에도 천마 농사법은 참 특이했다. 땅을 파서 참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한 후 배양한 균을 나무 사이에 넣고, 천마 씨를 나무 위에 놓고 흙으로 살짝 덮는다. 그러면 팡이실이 천마 씨를 휘감아서 천마를 키운다. 말로만 들어도 여느 밭작물과는 사뭇 다르다. 보온재 역할을 하는 낙엽과 볏짚으로 덮어 놓지 않으면 그곳은 약간 도톰한 둔덕이 있을 뿐 그 밭에 무엇을 심었는지 외견상으로는 알 수 없다. 그렇게 2년을 기다린다.

   
▲ 두 사람이 개발한 스틱형 천마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모습.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천마 농사에 대해 알기 시작할 즈음, 가공 공부를 시작했다.
“귀농한 이들처럼 미리 교육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 엄마가 농사짓던 틀을 벗어날 수 없겠더라고요. 농촌은 낮에 일하고 밤에는 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자는 시간만 빼고 농사에 연관된 기관을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농사짓는 이들과 만나기 시작했어요.”
부부는 상주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과 융복합 사업 등의 교육을 받았다. 이미 가공을 하고 있었으니 교육을 받음으로 저절로 눈에 보이는 게 있었다. 3년 전부터 마케팅 교육을 통한 홍보 방법과 가공 교육을 받으면서 정보화 농업인으로서 가업을 잇자는 생각에 한 걸음 다가간다.
천마는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먹기 힘든 면이 있다. 천마 만의 독특한 향과 맛 때문. 이런 이유로 먹기도 좋고, 생과 유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했다. 이미 어머니도 파우치 형태의 가공품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부피나 무게가 있어 유통에 제한이 있었다. 두 사람은 먹기도 좋고, 휴대가 간편한 천마 가공품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 결과 개발한 것이 스틱형 제품이다. 파우치 형태의 천마를 농축해 약효는 살리고, 부피를 현저히 줄였다.

“소농가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이 없어 시설하기 어려워요. 스틱형 제품 아이디어를 위해 사업계획서를 짰어요. 2017년 소규모가공창업지원 사업에 도전해 시설비를 지원받았고, 자비를 보태서 천마를 농축할 수 있는 가공 시설을 만들었어요.”
시설을 갖추었지만 말처럼 제품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 천마 가공 과정에서 열을 가해도 성분이 변하지 않게 가공하는 것이 관건. 두 사람은 가공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기도 하고, 실험 반복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약효 성분이 유지되는 스틱형 제품 가공에 성공한다.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도 새롭게 만들었다. 남편, 엄마, 자신의 성을 따서  ‘황의정’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들었다는 신뢰성과 삼정승을 연상시키는 고급화 전략으로 홍보했다. 출시 제품은 선물용으로,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젊은이의 선호도가 높았다. “젊은 사람이 농장에 있으니 엄마가 하던 때와 달라지지 않아야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존 제품을 발전시켜 좀 더 사람들이 먹기 좋은 제품을 만들자고 남편과 머리를 맞대죠. 교육 받았던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이렇게 탄생한 ‘하루 천마’라는 제품은 지난 해 3월, 도쿄식품박람회 한국관의 경상북도 상주 대표로 참가하는 등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차 산업 인증 농가로 선정
문장대천마농원식품은 2015년, 생산-가공-체험까지 가능한 농가에게 주어지는 6차산업 인증을 받았다. 이를 통해 농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대형마트에 소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설 선물 추천 상품으로 농원의 제품이 목록에 오르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스틱형 제품은 천마 함유량이 100%제품과 배를 첨가한 천마 80% 제품 2종류가 있다.
“원재료 함유율이 높으면 대중성이 떨어집니다. 판매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죠. 유통 시장에서는 고가인 이유로 수출이나 대형 매장으로의 진출이 어려워요.”

박람회를 통해 해외 수입상을 만나거나 대형매장 MD를 만나면 공통적으로 대중성을 위해 유통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만들라는 주문을 했다. 이를 위해서는 원자재 값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제 두 사람은 가격경쟁력이 있는 대중성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또 한번 도전하려고 한다.
부부는 귀농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최소 5년을 계획하고, 공부한 후 멀리 볼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농촌으로 오라고 권한다. 그리고 지역의 이웃들과 연계해서 어울릴 수 있는 단체에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조언한다. 두 사람이 농촌생활하면서 얻은 경험이다.
“농촌에서 산다고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지요. 농사짓는 이웃들을 만나 일하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진정한 삶터로 일궈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8년 전 시골로 들어올 때 두 사람의 눈에 ‘해볼만 하다’, ‘장래가 있어 보였다’ 는 귀농생활. 황씨 부부는 나날이 그 생각을 실현해가며 미래를 키워가는 젊은 농군이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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