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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⑩ 청수리 조유환 씨
표고버섯, 냉난방 시설로 사계절 수확
[1266호] 2018년 10월 08일 (월) 10:44:38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 배지 표고 버섯 농사를 짓는 조유환 씨.

청양신문은 농촌의 발전적인 미래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를 연재 중이다.
6차 산업화, 소비자 중심의 작물 생산, 고품질을 위한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나이 20대에서 40대의 젊은 농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열 번 째 젊은 농군은 표고 농사를 짓는 조유환 씨다.    <편집자 말>

과감한 시설 투자로 시장 대응
청양읍 청수리에서 표고를 재배하는 조유환(47) 씨네 농장에서 매일 농수산물 시장으로 출하하는 버섯은 15kg 박스로 약 20개. 배지 표고를 하는 그의 농장은 수확 시기가 따로 없다. 사계절 내내 표고를 딴다.
여름 3개월은 안되고, 8월 말이나 돼야 딸 수 있다는 작물이 버섯이라고 한다. 특히 올 해 7, 8월은 폭염으로 버섯을 돌보는 농사꾼도, 버섯도 견디기 힘든 날씨였다.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 때문에 품질 좋은 버섯 나오기 어려워요. 통풍장치를 하거나 하우스에 물을 뿌리기도 하지만 온도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표고 재배사도 에어콘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온도가 높으면 버섯이 빨리 핀다. 성장에 맞춰 관리를 하고, 갓이 피기 전에 수확을 해야 하나 작업 환경이 좋지 않으면 때를 놓치고 만다. 그래서 여름에는 좋은 버섯 얻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의 농장은 이에 대비한 냉방 시설을 갖추고 있어 걱정이 없다. 하우스 온도는 한 여름에도 20도를 넘지 않는다. 겨울에도 난방이 가능하다. 향 좋고 품질 좋은 표고버섯을 연중 생산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런 시설이 뒷받침돼 일 년 내내 생산이 가능하지만 다른 농가가 망설이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 보통 하우스에 비해 비용이 30%정도 높아진다. 조씨가 표고버섯 재배사에 시설 투자를 하니 ‘여름 표고 하려고 너무 많이 투자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염려도 있었다.

“귀농한 이들이 부업 쪽으로 선호하던 작물이 표고버섯이에요. 버섯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도 자금 회수가 빠르기 때문이죠. 판매도 쉬운 편이고요. 2년 전까지만 해도 표고 값이 좋았어요. 그런데 이제 제 값을 못 받아요. 표고 농가도 많이 늘어났고, 중국산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표고 값이 너무 들쑥날쑥 합니다.”
조씨는 더 치열해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로 ‘시설투자’를 선택했다. 미리 시설 대비를 하지 않으면 좋은 버섯을 따기 어렵고, 결국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없다는 것. 또 연중 생산은 고정적인 납품처 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그는 좋은 품질의 버섯을 연중 공급함으로써 판매처와 지속적인 신뢰를 쌓고 판매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었다.

선반 이동형 재배 방식 처음 시도
그는 재배 방식에서도 변화를 줬다. 그 결과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버섯 재배사를 선반 이동식으로 바꾼 것. 바닥에서 1미터 정도 높이에 선반을 설치하고 그 위에 배지를 올려놓고 재배하는 것이다.
“인건비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이냐가 농사짓는 이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선반을 설치하고 그 위에서 배지를 놓으면 속기를 하거나 수확을 할 때 훨씬 일감이 줄어들지요.”
같은 일을 하면서도 시간은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버섯 관리가 잘 돼 품질에도 영향을 주었다.

또 선반 설치로 인해 버섯 재배사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작업 동선에 따라 선반을 움직일 수 있으니 필요한 작업 공간이 줄어든다. 그 공간에 배지를 더 넣을 수 있다. 그의 하우스는 단위 면적당 배지 수용 능력이 다른 하우스에 비해 높고, 이로써 생산량도 높아졌다.
선반 재배는 지면에서 올라오는 습기의 영향을 덜 받아서 버섯 관리도 용이하다. 조씨는 이 같은 선반 재배를 청양에서 처음 시도했다.

   
▲ 하루 15kg의 박스 20개씩이 출하된다. 표고를 선별하는 조유환 씨 부부.

버섯 경험, 표고에 쏟자 귀향
조유환 씨의 버섯 인생은 어느새 30년이 됐다. 청양 청수리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에 표고 농사를 짓는 어른이 있어 버섯과 가까운 환경에서 컸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버섯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
그는 팽이와 새송이 버섯을 병에 재배한 1세대 버섯 농업인이다. 병에 키우는 버섯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던 시기였다. 대학 졸업 후 동기들 중 대부분은 직접 버섯 농사로 뛰어들었지만 그는 모 그룹이 운영하는 실습농장의 농장장으로 들어간다. 농장에서 13년을 근무하며 버섯에 대한 연구와 경험을 쌓아 나갔다. 그동안 쌓은 경험이 있으니 이제 내 농장을 갖고 농사를 지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부여에서 땅을 임대하여 팽이와 새송이 버섯을 13년 동안 키웠다.
“어려움이 없이 대단위로 버섯을 키웠지요. 그런데 버섯 시장도 구조 조정이 되는 시기가 찾아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팽이버섯 가격이 좋았는데 점점 기술이 좋아지니 공산품화 돼서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졌어요. 팽이와 새송이 버섯은 수지가 맞지 않더라고요. 소비자 선호도도 다른 버섯으로 옮겨가고 있었어요.”

그는 품종이 다른 버섯 재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처음 버섯을 배운 곳이 고향이니, 청양으로 돌아가 표고버섯 농사를 짓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2013년이다.
20년 넘게 한 일이 버섯 키우는 것이니 품종을 바꾸는 것은 그에게 큰 변화가 아니었다. 다만 품질 좋은 버섯을 더 효율적으로 키우는 것이 그가 고향에 돌아와 할 일이었다.
표고버섯이 봉지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5여 년 전 쯤이다. 이전까지 원목으로 생산하던 표고를 배지에 재배하면서 한정적인 시기에만 수확할 수 있다는 표고의 수확 시기가 훨씬 길어졌다. 그도 배지 재배를 선택해 연중 생산이 가능한 농장을 만들자는 계획으로 시작했다. 5년이 지난 현재 연간 20만본 배지를 생산하는 농장으로 그 규모가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 선반 이동식 시설을 한 재배사에서 버섯을 살피고 있다.

배지 영양분의 손실을 막아라
그는 배지 봉지 위쪽으로 버섯이 발아되는 상면 개봉 방식으로 버섯을 키운다. 청양이나 부여 지역은 대부분 이 방식으로 재배를 한다. 보통 일 년에 한 배지에서 8~10번 수확한다. 조씨네 배지는 그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적정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배지 한 봉지에 버섯 4개 정도가 가장 실한 버섯을 딸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이상이면 영양분이 분사돼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배지에 발아가 많이 되면 3~4개만 남기고 속기를 해야 합니다. 그걸 일일이 다 하려면 손이 많이 갑니다. 그만큼 인건비가 많이 든다는 거죠. 발아가 적정하게 되도록 성장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그는 발아가 40% 정도 됐을 때, 온도나 습도, 빛으로 발아를 억제해 개체수를 조절한다. 그러면 속기로 인해 드는 인건비 비용이 줄어들고, 배지도 영양분 손실이 적다. 버섯을 한번 딸 때 마다 영양분이 줄어들기 마련. 그는 발아율을 수확 개수에 맞춰 조절하기 때문에 영양분 손실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 조씨네 농장의 배지 개당 수확 횟수가 평균 보다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버섯 농사의 노하우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버섯 농가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이제는 배지를 얼마나 생산 하느냐로 따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 조씨도 배지를 직접 생산하는 농장으로 청양에서 그 규모로 보면 상위권이다. 배지를 생산해서 농가에 보급하고 있기도 한다.
그의 농장 버섯 품질이 좋은 이유는 또 있다. 버섯을 재배하는 배지를 최고로 만들고 있다. 배지에 넣는 혼합재료 중 영양분이 많은 재료를 많이 넣으면 좋은 버섯이 나온다. 그래서 배지 1봉지의 무게가 더 나간다. 조씨는 재료비가 비싸도 품질이 좋아지고 보습력을 위해 영양분이 많은 배지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농가에 보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같은 버섯이라도 들어보면 느껴지는 무게감이 다르고, 먹어보면 물론 다르지요. 풍미도 좋고, 질감이나 식감이 좋은 표고를 생산하려고 합니다.”
그의 농사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버섯 밖에 모르는 버섯 박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이런 반응에 버섯 농사를 ‘잘하는’ 사람 보다  버섯을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버섯 농사를 열심히 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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