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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⑧ 청남면 인양리 장종섭 씨
“기계화·자동화로 소득 한계 극복”
[1262호] 2018년 09월 03일 (월) 13:01:37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 가을 수확을 앞둔 멜론 하우스에서 만난 장종섭 씨.

농사꾼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으며, 농촌에서 젊은이 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농촌이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땅을 지키는 젊은 농군들이 늘고 있어 농촌의 미래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이른바 2040, 나이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젊은 농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청양신문은 농촌의 발전적인 미래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취재 대상은 농업의 6차 산업화, 소비자 중심의 작물 생산, 고품질을 위한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농가들이다. 총 13회에 걸쳐 군내의 농가 9곳과 타 지역의 농가 사례를 싣는다. 또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해 농업진흥청이 추진하는 강소농 프로젝트 농가를 찾아봄으로써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여덟 번째 젊은 농군은 청남면 인양리에서 멜론과 토마토, 벼농사를 짓는 장종섭 씨다.   <편집자 말>

고온 피해 막은 하우스 시설
유난했던 더위가 한풀 꺾인 날, 청남면 인양리 장종섭(40) 씨의 멜론 하우스를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얼굴에 와 닿는 열기가 여전히 뜨거우니 하우스 농사가 쉽지 않았던 여름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올 여름 유난히 더워서 고온 피해를 입은 하우스들이 많아요. 날이 너무 뜨거우면 성장 저해로 당도가 떨어지고, 모양도 안 나와요. 다행히 평작 수준입니다.”
고온으로 인해 멜론 작황이 좋지 않아 예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종섭 씨네 하우스는 평작이라니 그나마 고온 피해를 덜 입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새로 지은 하우스는 보통보다 좀 크고 높게 만들었어요. 하우스 어깨를 넓게 만들어서 고온에 대비할 수 있었어요.”
보통 13미터 정도로 짓는 하우스를 종섭 씨는 1미터 가량 더 높이 만들었다. 보기에도 다른 하우스에 비해 천정이 높고 하우스 양 옆의 날개가 넓은 어깨처럼 편평해 작물이 자라는 공간에 여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더운 열기를 자동으로 배출하는 팬을 설치했다. 이번 여름 이렇게 더울지 미처 몰랐지만 하우스 시설 제대로 해 놓은 덕을 본 셈이다.

“멜론은 정식에서 수확까지 100일 걸리는 작물이에요. 그런데 요즈음 온도가 높아서 80일에서 90일 사이에도 따요. 한 낮에는 온도가 30도를 넘지만 새벽에는 20도 아래까지 떨어집니다. 온도를 잘 맞춰야 해요.”
기온 변화로 인해 하우스 농사가 점점 어렵다는 종섭 씨의 말. 마침 시원한 단비가 쏟아졌는데 하우스가 자동으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내리는 비의 양에 따라서 자동개폐 되는 우적 센서가 작동했다는 그의 설명. 종섭 씨 하우스는 이렇게 온도나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된 하우스다. 그는 하우스 시설에 신경을 많이 쓴다.
“멜론이 3~4년까지는 작황이 좋아요. 그 이후가 넘어가면 연작피해가 와요. 수확 철이 되면 죽어버려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땅심이 떨어져서 그런 듯해요.”
연작피해 대응 방안으로 그는 양액재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에 맞는 하우스 시설이 필요했고, 지난해 새로운 하우스를 지으며 시설을 향상시켰다. 그 결과 기온 상승으로 오는 피해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 지난여름에는 겉이 노란 양구 멜론을 수확했다.

10년차 농군에게 경험이란
종섭 씨는 11년 전에 귀촌하여, 일 년 여 자영업을 하다가 농사에 뛰어 들었다. 고향으로 내려올 때, 언젠가는 농사를 짓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그렇게 짧게 방황(?)을 끝낼지 몰랐다.
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있는 인양리 고향 땅에서 하우스 4동, 4000여 제곱미터 규모로 수박 농사를 시작했다. 첫해 가격이나 수확량 점수는 80점. 아버지는 ‘그만하면 잘한 거야’ 라고 격려해주셨다. 30여 년 가까이 수박과 멜론 농사를 짓는 아버지는 청남에서 제일 먼저 수박 하우스 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며, 인양리 주민들이 인동에서 하우스 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데 일조한 장본인. 종섭 씨는 하우스 농사의 대선배님인 아버지 덕에 수월하게 초보 농사꾼 시절을 넘겼다.
“막상 농사지으면서 아는 게 없어요. 아버지가 긴 시간동안 쌓아온 경험을 이야기해주십니다. 아버지가 노하우를 알려주시니, 잘 할 수 있었지요.”

이제 10년차가 됐으니 ‘하우스 농사꾼’으로 이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쉽지만 그는 아직 ‘초보’라고 말한다. 10년 세월은 경험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농사는 지으면 지을수록 더 힘들다’라는 것도 알려줬다.
“지난번에 잘됐다고 해서, 이번에 똑같이 해도 안 될 때가 있어요. 공을 들인다고 그만큼 안돼는 것이 농사라는 것을 알게 되죠. 알려진 농법대로 하면 된다는 것은 이론이더라고요. 결국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해결이 돼요. 어른들 쫓아가면 중간은 할 수 있어요. 하하.”
웃음소리에 ‘농사에 대해서 알 듯 말 듯 하다’는 마음이 묻어난다. 주변에 귀농해서 농사를 짓는 후배들을 보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그 때 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며 격려한다. 농사는 오랜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이다.
‘하우스 농사는 물 관리가 반 이상 좌우한다. 물이 균일하게 흘러가지 않으면 과실이 고르게 크지 않는다. 과하면 커지고, 못 미치면 작아진다. 크기가 적당한 과실이 당도도 좋다. 청남 지역 물의 특성상 불순물이 끼어서 관이 막혀버려 물이 도달하지 않은 곳은 과실이 작다. 추석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물을 주지 않는다. 그래야 당도가 높아진다. 과실이 너무 커지면 멜론 맛이 무맛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이런 물 관리의 노하우도 선배님들의 경험 전수와 시행착오를 거쳐 종섭 씨가 10년 동안 터득한 경험으로 기록될 수 있는 부분이 됐다.
 
 

   
▲ 하우스 시설을 향상시켜 올 여름 고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가을 멜론 추석 선물용 직거래
종섭 씨가 농사짓는 하우스는 8000여 제곱미터 규모로 8동이다. 절반인 4000여 제곱미터에서 멜론을 2번. 나머지 하우스에서 토마토와 멜론을 번갈아 정식한다.
지난 6월 초, 수확한 봄 멜론은 8kg기준, 1300여 상자였다. 판매는 공판장과 직거래가 8대 2 정도로 평작 이었다. 가을 멜론 수확도 비슷하게 예상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가을 멜론이 소득적인 측면에서 훨씬 도움이 된다. 가을 멜론은 추석 명절이 있어 선물용으로 대량 직접 판매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하우스에 7월초 정식해 추석 출하를 앞둔 네트멜론이 한창 익어가고 있다. 종섭 씨네 멜론 당도는 16~17블릭스(Brix)로 평균 당도에 비해 훨씬 높다. 물 관리 노하우로 맺은 결실이다.
맛도 맛이지만 종섭 씨는 명절 선물용을 염두에 두고 직거래로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0년 동안 저희 멜론을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하는 기업이 있어요. 근데 몇 해 전에 한 상자도 못냈어요. 멜론 당도가 너무 안 나와서 팔수가 없게더라고요. 막상 눈앞의 이익만 보고 판매했더라면 다시는 우리 멜론 구매 안하셨을 거예요.”

그는 이런 멜론을 어떻게 파나 하며 파기해버렸다. 맛에 대해 자신이 없는 멜론은 고객에게 팔 수 없다는 그의 마음이 통해서일까 이후 지금까지 매년 추석 때가 되면 종섭 씨네 멜론을 지속적으로 구매를 하고 있다.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이유가 또 있다. 종섭 씨네 가을 멜론 직거래 판매용은 포장부터 다르다.
“추석에 맞춰 출하되는 멜론은 거의 택배로 운송되고, 그 과정에서 멜론이 깨지는 일이 많이 발생했어요. 선물용으로 보낸 건데 고객에게 불만이 많았죠. 처음부터 그런 것을 보낸 것이 아닌데 불신이 생길 수도 있고요.”
여름 내내 고생해서 수확까지 잘 했는데 배달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생긴 문제로 오해가 생길 수 있었다. 종섭 씨는 멜론 모양을 보존하기 위해 고심하던 차 우연히 멜론을 보호할 수 있는 포장 용기가 있음을 알게 된다. 지난해 추석 때부터 특수 제작용 포장재를 사용해서 멜론 파손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했고, 무엇보다 고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 결과 추석 멜론은 종섭 씨네 농가에 효자 작물이 됐다. 직거래로 선물용에 적합하게 포장 등에 신경을 써서 좋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기에 가능했다.

‘농사가 재밌다’는 농사꾼의 미래
강산이 한번 변하는 시간을 지나오면서 젊은 농군 종섭 씨, 이제 ‘농사꾼으로서 욕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조금씩 농사를 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규모를 늘려 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는 농사가 해볼만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노력한 만큼 결실도 나오고, 경험을 통해 앞으로 이렇게 하면 되겠다 하는 자신만의 생각이 세워졌다.
“아버지는 당신 손으로 일일이 모두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농사를 지으시려고 해요. 그렇게 하면 소득에 한계가 있어요. 저는 대규모 농사를 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종섭 씨의 이런 생각은 아버지의 세대와는 다르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노동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서 기계화와 자동화 추진으로 대규모로 농사를 짓고 싶다.

“기계화나 자동화를 하지 않으면 소득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옛 방식대로 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정한 선을 뛰어넘기가 힘들지요. 기계화해서 농사를 지으면 가능하지요.”
내년에는 하우스 4동 정도를 더 늘리고, 벼농사 규모도 더 늘릴 계획이다. 10년 동안 기계를 하나씩 하나씩 준비하며 대규모 농사도 가능한 조건을 갖추었다. 그리고  ‘젊으니까’ 라는 말이 이유라면 이유다.
“농사짓는 것이 재미있어요. 규모를 늘리면 힘들다고 걱정하지만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농사꾼으로서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말이다. 그의 말대로 아직 젊으니까 젊은 농군은 농촌에서 할 일이 많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을 느끼게 한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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