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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골마을 속 시네마천국, 작은영화관을 가다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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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골마을 속 시네마천국, 작은영화관을 가다 ⑤
  • 이동연 기자
  • 승인 2018.08.27 11:17
  • 호수 1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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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 자연조건을 갖춘, 무주산골영화관
▲ 인구 2만4000여 명이 살고 있는 무주군에 2014년 6월 24일 예체문화관 2층에 산골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시네마 천국’은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노인과 아이가 영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고 여가활동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관람.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편수는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지역은 영화관이 없어 문화 갈증을 겪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지역민의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 극장이 없는 지역에 상설 영화관을 조성하고 나섰다. 바로 문화를 나누는 기쁨,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은영화관’이다.
작은영화관은 어르신에게 추억을, 청춘들에게 낭만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군 단위의 주민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대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일상 속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도시와 신작 영화를 동시 개봉함으로써 지역의 영화 향유권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청양신문사는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은영화관을 방문해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본다. 또 협동조합 뿐 아니라 지자체 운영으로 지역민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과 성과를 알아본다. 이를 통해 전국 24번째 작은 영화관인 ‘청양시네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말>

[글 싣는 순서]
1~4. 작은영화관의 출발,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
5. 도시가 부럽지 않은 무주산골영화관
6. 영상문화생태계 조성, 서천군 기벌포영화관
7. 문화갈증의 오아시스, 청양시네마

천혜 자연조건을 갖추다
인구 2만 4000여 명의 소도시이자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 자연으로 둘러싸인 전북 무주군은 건축가 정기용이 남긴 인상적인 공공건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무주산골영화관(담당자 전광옥)은 무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당산리에 위치한 무주예체문화관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는 등나무운동장, 한풍루, 공원, 수영장, 김환태문학관, 반딧불체육관 등 문화·예술·체육 공간이 집약돼있고, 무주공영버스터미널도 지척이라 군민 뿐 아니라 여행 온 이들이 들르기에도 좋은 위치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무주투어패스는 영화관 매출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매년 6월에 개최되는 무주산골영화제 상영 공간(반디관-‘창’섹션 / 태권관 - ‘판’섹션)으로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휴가철에는 인기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덕유산 국립공원 덕에 관광객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또 대전 등 인근 지역민의 데이트코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총 435.78㎡규모로 1관 반디관(3D, 57석)과 2관 태권관(41석) 2개관 98석 규모이며, 영사실, 매표소, 매점, 로비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직원은 정규직 4명, 시간제 2명으로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축제와 함께하는 ‘기획전’
무주의 작은영화관 기획전은 문화체육관광부 대표축제로 선정된 무주반딧불축제 기간에 함께한다.
이곳 기획전은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무주산골영화관이 주관하는 기획전은 ‘보는 것을 넘어 배우고 즐긴다’는 콘셉트로, ‘산골영화제의 고장’인 무주에서 열려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약 13~15개의 영화가 상영되며, 모든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 단순히 영화 관람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과 소통하고 영화 속 인상 깊은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등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그림편지 등의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무주산골영화제 기간에는 영화관이 휴관하기도 한다. 영화제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 대관을 해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관만 해주지만 이를 통해 얻는 홍보효과가 커요. 관광객 등 외부인들은 무주에 영화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시거든요. 지역 내 큰 행사를 통해 영화관을 알릴 수 있고, 대표적인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 여름 특수를 맞아 영화관이 관광객들과 단체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어려운 운영, 제약 많아
이 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최근 영화관 운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입장이다.
작은영화관이 처음 생길 때까지만 해도 인근 지역에서 영화를 보러 20~30분 거리를 달려왔지만 현재는 그 곳에도 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산골영화관의 관람객이 줄어들었다.
의도치 않게 작은영화관 포화상태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수록 운영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것.
무주군 산골영화관은 이제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히게 됐다.
“그나마 군내 다양한 축제, 산골영화제, 휴가철 특수 시즌, 인기영화 상영기간에는 관광객들의 도움이 큰 편이예요. 군민들은 단골도 있지만 면 단위 지역 분들은 차편이 마땅치 않아 못 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가까운 거리에서 개봉작을 볼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작은영화관은 충분한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군 단위 지역의 특성상 읍 주민들에게만 혜택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면 단위 거주하는 주민들은 군에서 운영하는 버스노선의 시간이나 고령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개관이래 최저 운영 실적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국내 작은영화관 28개 중 하나인 무주산골영화관은 유일하게 지자체 운영비 지원 없이 자립 운영되고 있다.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담당자 말에 따르면, 영화관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무주군청에서 2015년까지 지원되던 운영비가 현재까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2014년 6월 24일 개관 당시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누적관람객 수는 20만4361명이다. 무주 인구수의 약 8배 수준이다.
개관 6개월 만에 관람객수는 인구수에 비례했고, 이듬해에는 5만3400여 명, 5만7900여 명(2016년)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으나, 2016년 10월 인근 영동군에 레인보우영화관이 들어서면서 2017년부터(4만9200여 명)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6월까지 집계된 관람객 수는 1만9722명으로 개관이래 최저 실적을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알게 된 무주군청은 올 추경 예산을 세워 지원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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