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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골마을 속 시네마천국, 작은영화관을 가다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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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골마을 속 시네마천국, 작은영화관을 가다 ④
  • 이동연 기자
  • 승인 2018.08.20 16:39
  • 호수 12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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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직영, 올망졸망 지평선시네마
▲ 김제시 올망졸망 지평선 시네마는 청소년수련관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시네마 천국’은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노인과 아이가 영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고 여가활동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관람.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편수는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지역은 영화관이 없어 문화 갈증을 겪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지역민의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 극장이 없는 지역에 상설 영화관을 조성하고 나섰다. 바로 문화를 나누는 기쁨,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은영화관’이다.
작은영화관은 어르신에게 추억을, 청춘들에게 낭만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군 단위의 주민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대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일상 속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도시와 신작 영화를 동시 개봉함으로써 지역의 영화 향유권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청양신문사는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은영화관을 방문해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본다. 또 협동조합 뿐 아니라 지자체 운영으로 지역민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과 성과를 알아본다. 이를 통해 전국 24번째 작은 영화관인 ‘청양시네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말>

▲ 사진 왼쪽부터 김제시청 문화홍보축제실 이형수 계장과 영화관에서 근무하는 엄기열(33), 장익화(29) 직원.

영화관 규모와 운영방법
지난 2013년 9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작은영화관 1호점인 김제시 올망졸망 지평선 시네마가 문을 열었다.
1980년대 김제에는 4개의 영화관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인구가 줄어들자  운영이 어려워져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 1993년 마지막 영화관이 문을 닫은 뒤 약 20년 만에 문체부 공모사업으로 김제시의 영화관이 재개관됐다.
지평선시네마는 김제시가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10억1400만 원으로 청소년 수련관 1층에 있는 소극장을 리모델링했다. 시설은 1관 65석(3D), 2관 34석으로, 총 2개관 99석의 규모를 갖췄다. 관람료는 각 6000원, 8000원(3D)이다.
상영시설은 전북은행으로부터 일부 후원받아 전문영화시스템을 구축해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2D 영화뿐 아니라 3D로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 저렴한 매점 메뉴와 넓은 좌석으로 관람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영화관은 월요일인 휴관일을 빼고 주6일 운영되며 영화는 1일 5회씩 상영되고 있다.
운영인력은 6명으로 7시간씩 주야 교대근무 중이며, 이중 5명은 올해 공무직(영사기사 제외)으로 전환됐다.
영화관의 순이익은 약 2억 원(인건비 제외)이다. 시설비는 청소년수련관 운영비로 납부되고 있다.  

수익성이 아닌 공익성 중시
지평선시네마의 총 누적 관람객 수는 2018년 6월 기준 약 36만8000여 명이다. 김제시 인구수가 8만7000인 것을 감안하면 전 시민이 4번 이상은 영화관을 다녀갔다는 이야기다.
평소에는 월 평균 5~6000 명, 방학이나 명절 같은 성수기엔 월 평균 9000~1만 명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메뉴가격이 싸다보니 시민들은 비싼 카페 보다 이곳을 들러 담소를 나누고 가기도 해요. 시민들이 이곳을 단순히 영화관이 아닌 공공시설로 인식하고 있는 거죠. 들른 김에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영화를 보기도 하구요.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공공시설의 묘미죠.”
김제시청 문화홍보축제실 이형수 계장에 따르면 지평선시네마는 수익추구가 목적이 아니라 공익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래서 매점 메뉴 가격도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작은영화관 보다 1000원~1500원 정도 저렴하다. 팝콘(소)의 가격이 2500원, 아이스커피가 1500원이다. 
이곳은 영화도 19세 미만 관람불가 보다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르를 엄선해 상영하고 있다.
또한 영화 상영 전 광고는 상업성이 아닌 시의 홍보사항이나 경찰서, 소방서 등 기관 홍보 및 공익광고로 대체 한다. 공공시설이니만큼 상업광고 보다는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영상물이나 콘텐츠를 상영해준다는 것이 김제시의 입장이다.

▲ 영화관은 내부는 매표소와 저렴한 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매점, 휴게공간, 상영관을 갖췄다.

주민공생 영화관 활용법
김제시는 작은영화관을 운영함에 있어 주민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작은영화관 운영 활성화 연계사업으로 2014년부터 전주미디어센터가 주관하는 ‘주민 시네마스쿨 운영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김제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영상제작 기초 이론 강의와 실습으로 영상 촬영기법과 편집·제작기술 등을 배우는 4개월(15차시) 간의 교육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영화를 직접 기획·구성하고 단편영화를 제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이곳 올망졸망 지평선시네마에서 상영되고 수료식도 진행된다. 또 전북사랑 UCC공모전 시상식도 개최하고 있다.
지평선시네마는 지역주민들이 만든 작품을 지역 영화관을 활용해 상영함으로써 지역 내 영상·영화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자체 운영 장단점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작은영화관 용역을 통해 배급사로부터 영화를 가져온다. 영화 배급사와 일일이 계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시장에 형성된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고 또 지속적인 물가상승, 대기업 영화관보다 저렴한 가격에 영화를 배급받다보니 형평성이 문제가 됐다.
김제시는 어쩔 수 없이 올 3월 2D영화 관람료를 인상하게 됐다. 이에 조례를 제정해 일반관람료의 70% 이내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같이 지자체가 운영하는 경우, 조례를 제정해 운영 및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세울 수 있고 운영비 등을 보조 받을 수 있다. 또 공공성을 갖는 극장이므로 상업 영화뿐만 아니라 독립·예술영화 상영을 통해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
반면 수급 노하우가 없는 프로그래머 또는 영사기사의 경우 극장 운영 초기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위탁 보다 직영으로 자생
지평선시네마가 개관한 지 올해로 5년차다. 이곳은 앞으로도 계층별·맞춤형 최신영화를 상영하고 단체 영화 관람 유치, 시정 홍보 등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그 활용방안을 모색할 것이며 위탁이 아닌 공공시설로써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계장은 다음과 같이 포부를 밝혔다.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위탁을 맡기면 직접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면이 있죠. 아직은 위탁을 줄 계획은 없습니다. 공익성을 유지하고 주민들과 직접 부딪쳐가며 의견을 듣고 보완도하며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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