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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타래난초
정교하고 치밀하고 약삭빠른 … 타래난초
[1260호] 2018년 08월 20일 (월) 10:59:59 청양신문 기자 webmaster@cynews.co.kr
   
 

숲속도, 나뭇잎도 더운 날들이 계속 됩니다. 우성산 역시 짙은 나뭇잎이 만든 그늘만 골라 밟아도 땀이 스멀스멀 배 나옵니다. 멍가나무 덩굴도, 꽃대를 길게 내민 야생화도 더위에 풀이 팍 꺾였습니다. 가려던 곳을 가지 못하고 타박타박 되돌아오는 길, 꽃 한 줄기에 눈이 확 뜨입니다. 남양과 화성을 잇는 공덕고개에서 백월산으로 오르는 길에서 본 꽃, 혹시나 하면서 기다렸던 그 꽃입니다. 

진한 분홍색 꽃송이들이 타래를 엮듯이 피어오른다하여 이름 붙여진 타래난초는, 전국 각처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물 빠짐이 좋은 토양, 잔디가 많은 양지바른 무덤 근처에서 잘 자랍니다. 그래서 도시에서는 보기 어렵기도 합니다. 가늘고 기다란 키, 줄기에 깨꽃 같은 꽃들은 분홍색과 흰색으로 핍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고 있자니, 파르르 파르르 콧숨에도 흔들립니다.
 
한여름에 피는 아주 작은 꽃은 꽃자루가 없는 듯 줄기에 바짝 붙어 있습니다. 투구모양의 꽃잎은 끝이 뒤로 젖혀있고, 가장자리는 톱니처럼 오글오글합니다. 줄기에서 올라온 꽃차례는 실타래처럼 비비 꼬인 채 옆쪽으로 향해 달립니다. 꽃이 옆으로 피는 것은 꽃가루를 옮겨줄 작은 벌들이 꽃 속으로 들어오기 좋도록 하기 위함이랍니다. 
꽈배기처럼 나선형인 이유도 균형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한쪽 방향으로만 연이어 꽃이 달릴 경우, 길고 가는 꽃대가 한쪽으로 치우쳐 바로 서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본능이 만들어 낸 자구책이겠지요.
타래난초를 보고 있으니, 이 작은꽃에 들어가는 벌은 얼마나 작을까 궁금해집니다.

   
 

대부분의 식물은 수술대에 붙어 있는 가루형태의 화분이 꽃을 피우면서 날리거나, 곤충과의 가벼운 접촉에도 쉽게 수술에서 떨어지지만 난꽃은 그런 식물들과는 다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꽃가루는 뭉쳐진 덩어리 형태로 화분덩어리 자루에 붙어 있으며, 끈끈이가 있어 곤충이 꽃술대에 닿았을 때 곤충 목에 붙어 수정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식물학자들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꿀을 빨러 타래난초꽃에 들어간 작은 벌들은 화분덩어리를 화관처럼 머리에 쓰고 뒷걸음치며 꽃에서 나온답니다. 그 귀여운 모습을 상상하는 내내 식물학자들이 부러워집니다.   
 
타래난초는 국내 100여종의 야생난 가운데 보춘화와 옥잠난초와 더불어 자생지와 개체수가 많은 3대 난초로 꼽히는 흔하디흔한 난초랍니다.
여름에 산소 주변의 양지바른 곳을 눈여겨보면, 분홍꽃잎이 줄기를 따라 나사처럼 돌며 올라가는 타래난초를 볼 수 있습니다. 워낙 가는 몸이라서 자세히 찾지 않으면 쉽게 발견하기 어렵지만, 대신 한 포기만 찾으면 근방 여기저기에서 몇 포기를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줄기를 틀며 올라가는 모습, 줄기에 끼운 듯 달려있는 작고 고운 꽃에 감탄이 나옵니다. 들여다볼수록 치밀하고 정교한 모양에 눈길을 뗄 수 없습니다.
프랑스 식물학자 이브파칼레는 ‘님프의 하얀 젖가슴보다 더 아름다운 난’이라며 이 꽃을 보고 기꺼워하였답니다. 
   
식물 중에서 가장 진화 했다는 난초과, 그 중에서도 타래난초과 식물들의 씨앗은 먼지만큼이나 작답니다. 작은 씨앗은 싹을 틔우는데 필요한 양분이 부족하여,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서 ‘난균’이라는 곰팡이균의 도움을 받아 양분을 공급받습니다. 특히 잔디 뿌리에 있는 균사체로 인해 타래난초가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잔디가 많은 무덤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난초 잎이 파랗게 올라오면 광합성을 하여 더 이상 균이 필요 없게 되므로, 다 자란 타래난초는 자신의 몸에 받았던 균을 녹여버립니다. 사람들 사이에만 있는 줄 알았던 약삭빠름이 식물의 세계에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살아나야 하는 운명이므로, 종족을 번식시켜야 하므로, 공생의 관계도 깨뜨리지만 타래난초의 마음도 편치는 않겠지요.
잘 자라나서, 잔잔하니 곱고 예쁜꽃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하니, 받은 만큼 환원하는 것이겠지요. 
흰 레이스 같은 아래꽃잎이 비스듬히 아래쪽의 잔디를 향해 있는 듯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꽃으로 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면서요.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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