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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여름 숲
식물들의 땀으로 시원한…여름 숲
[1254호] 2018년 07월 02일 (월) 10:47:51 청양신문 기자 webmaster@cynews.co.kr
   
 

숨이 턱턱 막히는 골목을 걷습니다. 느티나무 그늘에 들어가 한참을 쉬었습니다. 짙은 초록빛 나뭇잎을 보니 시원해집니다. 순간, 얼른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정말 여름입니다.
여름엔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한 곳이 좋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숲이나 흐르는 물소리와 물보라를 일으키는 깊은 계곡,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이 생각납니다.
물소리대신 맑고 명랑한 새소리가 그득한 우(성)산에 오릅니다.
나뭇잎이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니 시원합니다.
오후 느지막한 시간이면 긴 나무 그림자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아, 자주 걷던 소나무길의 의자에 앉아 숲을 내려 봅니다. 반짝이는 나뭇잎들이 미동을 하지 않아도, 그냥 나무를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어쩌다 나무들이 지니고 있는 초록잎을 흔들면 바람이 먼저 살랑살랑 다가옵니다.
 

   
 

나무 옆에 남보랏빛 산수국꽃이 무리 지어 피었습니다.
산수국은 반음지 식물이라서 산골짜기나 자갈밭, 돌무더기의 비옥하면서도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랍니다.
새로 나는 가지 끝에, 어긋나게 갈라져 쟁반처럼 퍼진 꽃대가 나와 꽃이 핍니다. 암술과 수술이 없어 열매를 맺지 못하는 헛꽃 무성화와, 암술과 수술이 있는 참꽃이 함께 나옵니다.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피는 꽃은 연녹색으로 피기 시작하여 점차 밝은 청색으로 변하며, 나중에는 붉은 기운이 도는 짙은 보랏빛으로 바뀝니다.
희고 붉은색이 도는 하늘색 꽃받침 잎, 수술과 암술이 퇴화되어 종자를 만들 수 없는 꽃, 무성화가 가장자리에 꽃처럼 빙 둘러 피어 있습니다. 안쪽으로는 수술과 암술을 완벽하게 갖춘 참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핍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일 듯 말 듯한 푸른 보라색 꽃잎 위로 긴 수술이 뾰족뾰족 올라와 있습니다.  
초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벌과 나비를 유혹하던 무성화인 꽃받침은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색이 변하는 것은 꽃잎이 아닌 꽃받침이 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랍니다.

   
 

산수국에는 주변에 양성화가 달리는 탐라산수국과 중성화의 꽃받침에 톱니가 있는 꽃산수국, 잎이 두꺼운 떡잎산수국이 있습니다.
제주도 한라산 중턱 해발 천 미터 쯤 되는 습기 많은 경사면에는 탐라산수국이 여기저기서 자라고 있답니다. 여름철 안개에 묻혀 보일 듯 말 듯한 바위산과 남보라색꽃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신선이 사는 곳으로 착각할 정도로 아름답다 합니다.

여름 숲은 나무로 인해 시원합니다.
나무가 뿌리에서 흡수된 물을 줄기와 잎을 통해 수증기 상태로 증발시키는 증산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물이 나가면서 주변기온을 낮추어 주니 나무로 인해 시원해지는 것이지요. 물론 숲이 시원하도록 나무들이 땀을 흘리는 것은 아닙니다. 식물 자신이 온도와 물의 양을 조절하여 살아남기 위함이지만, 더불어 주변의 기온과 습도를 맞춰주니, 그로 인해 여름 숲은 시원한 것입니다. 햇볕이 강할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가 낮고 바람이 강할수록 나무들의 증산작용은 활발해 집니다.
 
다람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산에 들어서다, 먼발치에 혼자 긴 꽃대를 세우고 핀 주홍빛 산나리나 흰 개망초, 산수국 무리들을 만나면 마음이 호들갑스러워집니다.
보잘것없다고 여길 수 있는 한 그루의 나무와 풀포기지만, 그들은 아름답고 청정한 모습으로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서게 하고, 이유 없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마냥 변함없이 한 자리를 지키며 여름날 더위를 식혀주는 남보라꽃과 꽃 아닌 꽃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상대방을 시원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합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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