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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③…최동석 씨
“내실 있는 유럽형 가족농장 만든다”…청양읍 장승리 최동석 씨
[1251호] 2018년 06월 11일 (월) 10:50:03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 아버지의 농장을 8년째 운영하고 있는 최동석씨.

농사꾼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으며, 농촌에서 젊은이 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농촌이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땅을 지키는 젊은 농군들이 늘고 있어 농촌의 미래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이른바 2040, 나이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젊은 농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청양신문은 농촌의 발전적인 미래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취재 대상은 농업의 6차 산업화, 소비자 중심의 작물 생산, 고품질을 위한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농가들이다. 총 13회에 걸쳐 군내 농가 9곳과 타 지역의 농가 사례를 싣는다. 또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해 지자체가 추진하는 강소농 프로젝트 농가를 찾아봄으로써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세 번 째 젊은 농군은 청양읍 장승리에서 대를 이어 양돈을 하는 최동석 씨다.  <편집자 말>

대 이어 농장 운영, 2세 축산가
“제가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가 돼지를 키우셨어요. 새끼 돼지가 태어나면 같이 놀면서 커서 양돈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이 만큼 키워놓으신 농장을 제가 이어받아서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어요.”
청양읍 장승리 최동석(30) 씨는 부친이 일군 5000마리 규모의 양돈 가업을 잇고자 스물 세 살에 고향에 내려온 2세 축산가다.
“아버지는 제가 농장을 이어받아 운영하길 원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따로 하고 싶었던 일이 있어 귀담아 듣지 않았죠. 대학에 떨어진 후에야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이어서 해볼까 하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부친의 뜻이 더해져 농수산대학교 축산학과에 입학한 최씨. 등 떠밀려 간 대학이었지만 농촌에서 자란 덕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만나는 친구들도 농사이야기 뿐이니 자연스레 그는 농업에, 그리고 양돈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 농장은 아버지가 일구신 거잖아요. 제가 앞으로 이 농장을 어떻게 운영해야하나? 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외양적으로 농장의 규모를 넓히기 보다는 좀 더 내실 있는 농장으로 키워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봤어요.”

농촌을 새로운 터전으로 선택한 여느 귀농인들과 달리 축산가로서의 시작은 팍팍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가업을 이어받은 2세들이 그러하듯, 아버지 세대가 닦아온 터를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는 숙제가 그의 앞에 놓이게 됐다. 
그는 농장 운영 컨설팅을 통한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도입 등 생산성 향상에 도전하며, 대대로 축산업을 해나가야 하는 이유를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독일의 선진 축산 농가에서 실습
2세 축산가로서 그는 ‘유럽형 가족 농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구체화한 것은 대학 2년 때, 독일로 실습을 가면서부터다. 1년 동안 독일 연구소와 축산 농가에서의 현장 교육을 통해 유럽이 축산업의 선진지역이 된 이유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유럽의 축산 농가는 그 가치를 스스로 높게 평가합니다.  농축산업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커요. 하루아침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지요. 1대에 이어 2~3세로 이어지면서 쌓인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도 가업을 이어 받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면 그 미래가 밝다고 봅니다.”
그는 미국처럼 대규모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 보다는 가족들의 일손으로 내실 있게 운영되는 독일 농장에 더 마음이 갔다. 자신의 농장도 그렇게 만들고 싶은 꿈이 시작됐다.

그가 실습했던 연구소는 독일에서도 그 역사가 길고, 기술 개발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최신 기술은 각 축산농가로 빠르게 전파돼 적용되고 있었다.
“농장에 가보니 축사가 너무 깨끗하고 시설도 좋더군요. 농장 운영도 모두 자동화 돼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었고,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그가 독일에 있을 당시, 축산 농가는 이미 정보통신기술을 축사에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가축의 생육 환경을 관리하고 있었다.

시설이면 시설, 운영이면 운영 등 뭐 하나 빠짐없이 최신 기술이 접목된 농장을 견학하면서 축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됐다는 최씨. 그는 2세 축산가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조금씩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다 잘 안되면 ‘그럼 소나 키우지 뭐’ 이런 이야기 하는데 이런 말을 너무 쉽게 했구나 반성했어요. 농축산업도 전문성이 없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어요.”

   
▲ 환기와 사료 급여가 자동화된 무창돈사.

군내 처음 자동화프로그램 적용
최씨는 학교 졸업 후 고향에 내려와 아버지 농장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시작했다. 청양에서 처음으로 농장에 ICT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돼지에게 최적의 생육 환경을 만들어주면 품질과 생산성이 향상돼요. 경쟁력과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죠. 정확하고 효율적인 농장 운영을 위해서는 ICT를 잘 부합해야 합니다.” 
현재 ICT 도입으로 사료 급여가 자동화 됐다. 이를 통해 각 개체별 정밀 급여 관리와 균일한 개체 관리가 가능해졌다. 또 사료 소실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였다.
“어떤 돼지가 사료를 더 먹고, 덜 먹었는지 알 수 있어 사료 공급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전과 사료 소실분도 10% 정도 절감됐어요.”

최씨가 생육 환경 개선을 위해 또 하나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축사 환기 문제다. 고향에 내려와 시설과 농장 경영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환기 방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축사 설계를 직접 했다. 축분 냄새를 줄이고, 돼지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축사는 창문이 없는 ‘무창돈사’다. 초기 건축 비용은 기중기로 창문을 올려 환기하는 윈지돈사보다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농장 운영에 효율적이라는 판단으로 무창돈사를 지었다.
“돼지도 생명체이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줘야 합니다. 돼지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지요.”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등 공기 순환을 위한 자동화된 환기 프로그램 운영으로 축사 환경을 개선했다. 또 계절에 따라 냉·난방을 돼지 생육에 맞게 자동으로 조절하고 있다. 

그는 돼지가 사는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3.3제곱미터 당 3마리가 평균이라면 최씨는 현재 2.5마리로 밀도를 낮춰 사육하고 있다.
그는 돼지의 생육 환경 조성을 ‘돼지 복지’라고 표현한다. 돼지도 생명체이니만큼 살 만한 환경을 만들어 줄 때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면역력도 좋아졌다. 매년 질병 등 양돈 농가 피해가 발생했지만 최씨네 농장은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돼지 생육 환경이 좋아져 위생은 물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 임신축사에서 돼지를 살피고 있는 최동석 씨.

MSY, 육질 등급 등 생산성 향상
7년 여 동안 매뉴얼에 맞게 농장을 운영한 결과, 현재 최씨네 농장의 어미돼지 한 마리당 연간 새끼돼지 출하마릿수(MSY·Marketted-pigs per Sow per Year)는 20마리. 전국 평균보다 2마리 가량 많다. 최씨 농가는 연간 7000여 마리를 대전·충남양돈농협의 ‘포크빌’ 브랜드로 출하하고 있는데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은 78%에 달하고 있다. 소득적인 면에서도 약 20% 정도 향상됐다.
“청양에서 처음으로 자동화 프로그램을 시도했지만 보완해야할 사안이 많아요. 돼지만 잘 키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요. 농장 관리에 대해 노력할 부분이 많아요.”

그는 생산성을 높이는데 치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 많이 키우기 보다는 원가 최적화를 통해 적정 투자 수익률을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농으로 자급자족하면서 품질의 특산화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농장을 이끌어가는 방향이다.
최씨는 2세 축산가들과 만남을 통해 최신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청양과 인근에서 저처럼 대를 이어 축산업을 하고 있는 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어요. 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동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죠. 나이도 젊고 비슷한 처지라서 공감대가 잘 형성되요. 서로 경험한 것을 털어놓으면서 정보도 얻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자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는 분야가 또 하나 생겼다. 가축분뇨처리 사업이다. 
“양돈 농가의 또 하나의 고민은 분뇨 처리문제였어요. 해양 배출이 금지됐고, 냄새로 인한 민원이 많으니까요. 아버지는 오랫동안 분뇨 처리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셨어요.”
최씨네 농장 입구에는 바이오플랜트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13년 전 지정됐다. 가축분뇨를 미생물로 분해해 농업현장에 유용한 액비와 퇴비로 변환하는 순환농법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는 가축분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기물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골치덩어리 축분을 활용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어요. 현재 청양에서 하루 동안 배출되는 돼지 축분을 활용하면 1일 동안 청양의 110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됩니다. 축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 중의 하나였던 환경 문제도 해결되고, 그것을 이용하여 전기도 생산할 수 있는 진정한 유기농법이지요.”

그는 “독일 농가들은 바이오가스 설비를 갖춰 전력을 자체 생산한다. 현재 발효 기술도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가축 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데 관심이 많다. 관련 일을 함께 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돈업 경력 7년의 최씨, 아버지의 경험이 더해져 앞으로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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