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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학교에서, 꿈은 마을에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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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학교에서, 꿈은 마을에서 키운다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8.06.04 12:53
  • 호수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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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 지역인재 가르치고 내 고장 사랑 심어줘
▲ 청양군과 교육기관이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징검다리 박람회’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교육환경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교육은 큰 틀에서 공교육과 사교육 등 두 가지로 분류됐으나, 이 같은 교육방법에 만족하지 못한 주민들이 늘면서 ‘지역 아이들은 우리가 가르치자’라는 모임이 자발적으로 조직되고 있다.
바로 지역 아이를 주민들이 마을에서 키우는 교육공동체다.
마을교육공동체는 급변하는 사회현실에서 아이들이 바르고 개개인의 주체성을 지닌 창의인재로 자라는 것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으로 지역현실과 특성이 반영되며 고장에 대한 애향심을 기르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교육기관과 지역사회는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단위 교육사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자 이를 확대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하고 있다. 청양도 지자체와 교육기관이 협약을 맺고 인재양성에 나서고 있으나, 마을교육에 필요한 운영재원과 인적자원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교육기관-지자체, 행복교육지구 협약
청양군은 마을교육발전을 위해 충청남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행복교육지구사업은 지역 인재양성에 공교육과 지역사회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마을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충남도교육청과 도내 시·군 지자체 및 지역 교육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3월 충남도교육청, 청양교육지원청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공교육 혁신과 마을교육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공교육 혁신지원, 마을교육 활성화와 생태계조성 등 3개 분야에 대한 협조와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도교육청(5000만 원)과 지자체(5000만 원)가 함께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교육 혁신분야는 청양학교 혁신연구회가 조직돼 교원연수와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 지역교육발전을 위한 협의회가 운영된다. 마을교육 활성화분야는 체험학교, 마을축제 참여, 행복교육지구 전문가 컨설팅이 이뤄지고, 생태계분야는 소규모학교 육성을 위한 공동교육과정, 학생자치능력향상과 토론회, 행복수업축제, 자유학년제 진로체험, 청양교육지원청 역점사업인 ‘푸른 빛 고을학교’가 있다.
또한 협약에는 분야별 지원사업 외에도 지역 인적·물적 자원을 교육활동에 포함시켜 기관 간의 정보교류와 협조를 담았다.

▲ 한결자연학교는 2017년 자유학기제 진로박람회에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체험처가 한자리에 ‘징검다리 박람회’
군은 지난해 12월 군청 대회의실에서 마을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징검다리 교육박람회’를 교육기관과 함께 가졌다. 이 자리에는 농촌체험, 예술, 공예, 사물 등 고장의 15개 분야 전문 단체와 개인이 참여, 각 기관과 단체의 교육사업을 홍보물이나 프로그램을 담아 소개했다.
박람회 현장에는 군내 초·중학교 교육담당이 체험처 관계자로부터 교육방법, 사업내용, 강사비용 등 부가적인 설명을 듣게 돼 교육과정 편성에 참고 기회가 됐다.

청양교육지원청도 마을교육활성화 차원에서 올해 ‘2018 청양 온누리 마을학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온누리 마을학교는 학교교육에 지역인재와 사회자원을 끌어들였고, 학생들은 마을단위 체험처나 교육지원기관을 찾아 실습, 현장체험학습, 프로젝트 수업 등 마을과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을현장교육 참여로 지역 환경을 이해하고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고장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온누리 마을학교는 ‘징검다리 박람회’에 참여한 기관과 단체, 체험처가 지역 아이들의 지도를 맡고 있다.

▲ 문화품앗이 ‘어얼쑤’ 참여자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기에 앞서 수업지도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교육 위해 뭉친 ‘문화품앗이 어얼쑤’
마을교육 발전은 주민들의 관심과 지원, 협조가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노력이 아이들의 재능향상은 물론 바른 성장에 기여하기 때문.
군내에는 다양한 교육단체와 전문가들이 있다. 그중 지난해 지역교육 발전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문화품앗이 어얼쑤(대표 황성은)’는 교육자, 예술분야 전문가, 생태 및 지역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과 공유로 지역 아이들이 행복한 배움 울타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조직됐다. 단체 참여자는 마을의 인적자원과 인프라를 구축, 마을교육을 위한 주민교사 양성과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지자체와 교육기관의 협조로 청소년문화의 집, 백제문화역사체험관, 청양군목재문화 자연사체험장에서 실시되고 있다. 아이들이 마을과 관련된 정보를 알고, 애정을 갖도록 ‘마을 속 학교, 학교 속 마을’이란 생활교육도 펼치고 있다. 마을교육은 심신건강과 고장에 대한 애향심을 높이는데 있다.
교육사업은 아동의 인지발달 능력을 고려해 연령이나 학년별로 프로그램을 편성, 청양의 지리와 문화 등 고장과 관련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또 지역 언어를 사용한 상황극과 주민들과의 소통만남으로 웃어른 공경심과 애향심을 키우고 있다.
황성은 대표는 “문화품앗이 어얼쑤는 아이교육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모인 단체”라며 “정기적으로 모임과 교육을 갖고, 프로그램 개발과 자신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 마을교육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강좌.

대구시 남구 ‘우리마을 교육나눔사업’
마을교육은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지 않고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관련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학력 신장부터 건강, 재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뤄지고, 지역마다 고장 특색이 교육활동에 반영되고 있다.
선진지역 중 대구광역시 남구청 봉덕3동은 ‘우리마을 교육나눔사업’이란 사업으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봉덕 3동은 주민 수가 1만 6554명(4월 말 기준)으로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교육사업에는 지역민과 학교, 경찰서, 복지관, 청소년시설 등 지역 기관 단체가 참여, 소통과 공유를 위한 마을 교육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아이교육에 함께 나선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보호·육성하는 것이 지역사회의 책임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교육사업은 지역 기관과 단체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추진위원회가 별도로 조직돼 체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고장의 역사와 인문학을 배우는 우리마을 보물찾기와 지도그리기, 세대간 통합과 경로효친 정신함양이 목적인 세대통합활동 공감의 하모니, 꿈꾸는 청소년 파티쉐(학생들이 만든 빵은 경로당에 전달), 배움과 나눔의 행복어울림, 청소년 도토리 공방 등 다양하다.
최정선 청양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 팀장은 “지난해에 대구시 마을교육사업에 참여했고, 봉덕 3동은 주민자치센터장, 청소년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지역사회 인사들이 임원을 맡아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대구시 ‘우리마을 교육나눔사업’ 추진위원회의 우리마을 지도만들기 시상식

성공 요인은 지역사회 관심
청양은 지난해 마을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세웠고, 올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기관은 마을교육에 관심을 갖고 인적·물적 지원을 하고 있으나, 사업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기관단체 및 개인의 정보공유와 체계적인 사업진행을 위한 네트워크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또 마을공동체교육과 일선 학교에서 실시되는 방과후학교 활동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분돼야 한다.

주위에서는 마을공동체교육을 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동일하게 보고 있다. 큰 틀에서는 주민들이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방법은 같지만, 강사료와 교육장소 등 세부적인 부분이 다르다. 마을공동체교육은 일반주민과 마을자치기구 등 자발적 모임을 통한 교육방식이어서 방과후학교와 차이가 있다.
여기에 충남도교육청의 ‘행복교육사업’이 공교육의 연장선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주민들 스스로 지역인재양성에 도움을 주는 사업인지? 교육방향이 세워져야 한다.
청양은 도시와 달리 재능기부자나 전문가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마을교육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 주민강사에 대한 처우와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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