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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목면 대평1리 배상옥 이장
봉사는 삶의 활력이자 가장 큰 행복
[1250호] 2018년 06월 04일 (월) 11:53:10 이동연 기자 leedy@cynews.co.kr
   
▲ 목면 대평1리 행복경로당에서 만난 배상옥 이장.

“목면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제일 행복합니다. 이 마을로 귀촌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저를 믿어주시고 뭐든지 맡겨 주시는 어르신들께 감사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마을 일을 잘 꾸려 나가겠습니다.”
오늘은 어른들을 좋아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며, 귀촌 6년 차에 목면 대평1리 이장을 맡은 귀촌인 배상옥(62)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대평리 마을과의 인연, 귀촌
그는 남편 김경호(67) 씨와 함께 고양시 일산에서 일평생을 보냈다. 두 아들을 키우고 혼인도 시켰다. 그러다 남편이 정년퇴직 하면서 귀촌을 제안했고 그는 두말없이 따라나섰다.
“생각지도 않게 남편이 먼저 귀촌을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산하고 여유로운 시골생활을 꿈꿨거든요. 제가 원래 어르신들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배 씨는 인터넷으로 귀촌할 지역을 찾다가 천안시에 대평리 마을이 마음에 들어 남편과 집을 보러 갔다. “인터넷에서 봤던 집을 찾아와보니 청양군 목면이었어요. 이상한 일이죠”라며 청양군 목면 대평리와의 인연이 신기하다고 그는 말했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내 집이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여기 우리 집이네’라고 말했었어요. 부동산에 전화해 당장 집을 계약하겠다고 했죠. 지금은 저희 부부가 살고 있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보금자리가 됐어요.”
그는 남편과 주변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부만 고쳐서 살기로 결정했고, 2012년 대평리로 이사 온 뒤 남편은 손수 돌담을 쌓고 나무도 심고 밭도 일궜다. 지금은 도시 지인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멋진 집을 갖게 됐다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시골정착, 부딪치는 게 답이다
그는 귀촌을 결심했을 때 남편이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정작 적응을 못 하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었던 것. 지인들은 배씨에게 시골생활 못 견디고 3년 지나면 다시 도시로 돌아올 것이라 단언하기도 했단다.
“처음에 적응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막상 와보니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부딪쳐보자 생각했죠. 어르신들을 내가 먼저 찾아가야 한다고요”
배 씨는 가장 먼저 마을회관으로 출퇴근하다시피 했다. 덕분에 대평리 주민들이 그를 외부인이 아닌 마을 주민으로 인정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계속 마을 회관을 찾아 인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정겨운 이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사 후 6년 동안 그에 대한 신뢰가 쌓이자 어른들 사이에서 이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올 3월 목면 대평1리 신임이장으로 선출돼 마을 안주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장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어요. 이장이 하는 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덤으로 어르신들께 농사법을 배워서 텃밭도 가꾸며 즐겁게 살고 있어요.”
‘시골정착에는 정답이 없다. 주민들과 자주 보고 부딪치고 어울리는 것이 답이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경험담이다.

   
▲ 배상옥 이장이 마을 어르신들과 살아가는 모습.

내 일이 있어 행복해요
그는 이사 한 뒤 몸이 아팠다. 이사 오기 전 일산에서 자원봉사센터에서 활발한 활동했던 그가 시골로 이사를 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몸을 움직이던 사람이 아무것도 안하면 병이 생기잖아요. 정말 힘들어서 일산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청양에서도 자원봉사 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
배씨는 자원봉사라는 말이 너무 좋단다. 어른들과 생활하고 봉사를 하면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한다.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대평1리 이장, 목면자원봉사거점센터 센터지기, 목면여성자원봉사회(회장 차순옥) 총무, 목면 주민자치위원 등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다양한 책무를 맡고 있다.
이 가운데 거점센터와 여성자원봉사회는 그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봉사단체이다. 차 회장과는 마을회관을 방문해 노인들을 위한 봉사에 주력하면서 신뢰를 쌓게 됐다. 월 2회 이상 시간을 내 면내 홀몸노인 가구, 마을회관, 각종 행사 등에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다. 또 염색봉사, 삼베주머니와 털모자 만들기 등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내조의 여왕, 외조의 여왕
배씨는 어른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가끔 어른들과 간식이나 도시락을 준비해 장곡사에서 출렁다리까지 3시간 정도 소풍을 다닌다.
“어르신들이 날마다 나와 봉사하고 다니면 집안은 어떻게 돌보냐고 물어요. 제가 밖에서 활동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이유는 남편이 제 일을 인정해주고 이해해주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죠.”
남편은 텃밭 가꾸기, 돌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는 새기는 등 본인만의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한동안은 코엑스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요즘에는 조롱박 공예에 빠져 지내고 있다.
배 씨도 마을 업무와 봉사활동으로 바쁘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의 영역을 인정해주면서 할 일은 똑 부러지게, 배려와 사랑으로 똘똘 뭉친 부부다.

배씨는 한 번도 남편의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단다. 손수 식단을 만들어 가능한 다양한 요리를 해주고 있다. 그의 요리 솜씨는 행복경로당인 대평1리 마을회관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일주일에 2번 식사를 챙겨드리는데 직접 식단도 만들고 장을 보러 다닌다. 그 옆에는 남편도 함께한다.
“저희 부부는 항상 말해요. 노년에 이정도면 잘 살았다. 저 바랄 것도 없다.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목면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고요”
이들 부부는 내조와 외조의 적절한 균형으로 목면에서 살아가고 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그는 ‘뭐든지 시작하면 최선을 다하자, 자기 분야에서 충실하자’는 신념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이에 귀농 전 도시에서의 봉사활동 경험을 살려 자원봉사단체가 정착하고 모범단체로 변모하기까지 큰 역할을 담당해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또 그가 말하는 귀촌 성공법은 머뭇거리지 말고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찾아가는 것이다. 주민들과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귀농귀촌인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 온전히 마을 주민을 위한 봉사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저희 부부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귀촌을 했지 각종 모임에 참여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뭐든 책임진 일을 열심히 하는 제 성격 탓인지 어느 모임에서든 무엇이든 맡기려고 해서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마을과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일만 하기로 마음을 굳혔어요.”
배 씨는 앞으로도 봉사와 관련된 일이면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한다. 봉사는 그에게 삶의 활력이자 살아가는 데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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