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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목면 화양리 청양송이 정철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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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목면 화양리 청양송이 정철태 대표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8.03.19 11:48
  • 호수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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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도와주며 재밌게 살고 있어요”
▲ 정철태 씨가 하우스에서 잘 자란 양송이버섯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은 목면 화양리에서 양송이버섯 농사를 짓는 정철태(67·청양송이) 대표를 소개한다.
청양군내 양송이 재배 농가는 단 세 곳, 정 대표 농가도 이중 한 곳이다. 그는 특히 농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한 가공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또 귀농 4년차인 그는 지역민과의 화합을 우선으로 하면서, 예비귀농귀촌인 유치를 위해서도 분주하게 뛰고 있다.

양송이의 ‘양’자도 몰랐던 도시인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성인이 된 후에는 국방부에 입사해 1997년 외환위기 직전까지 21년간 근무했었다. 그리고 퇴직 후에는 가산 디지털단지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다 2014년 12월 1일 귀농했다. 부인 유순자(65)씨, 큰 딸 혜란(38)씨와 함께였다.
“처음에는 부여로 가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현재 운영하는 농장을 소개시켜 주더군요. 와서 보니 공기도 좋고 확 트여서 전망도 좋았죠. 그래서 소개 받고 일주일 만에 와서 계약하고, 이틀 만에 이사왔어요. 식당은 내려오기 15일 전까지 운영했고요. 도시생활에 지쳤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드니 식당일도 힘들고요. 이런 것들이 귀농 이유였습니다.”
그에게 청양은 낯선 곳이었다. 그렇지만 ‘공기 좋고 확 트인 전망’을 본 후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청양을 선택해 내려왔다. 또 그는 농사 문외한이었다. 양송이버섯 농사는 더 몰랐다. 하지만 마음에 꼭 드는 곳에 170여 제곱미터 규모의 양송이버섯 재배 시설하우스 4동이 있었고, 그래서 용기를 내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떼돈 벌겠다는 마음은 아니다
정 대표는 귀농 후 처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정산에서 목면까지 오가며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현재는 농장에서 생활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 수시로 하우스를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규모는 처음과 같은 4동이에요. 첫해는 비교적 성적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에 2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어요. 배지를 바꿨는데 버섯이 크질 않아서요. 또 지난해에는 양송이 선진국이라는 네덜란드에서 3배 가격을 주고 배지를 사 키웠는데 버섯 값이 삼분의 일로 폭락해 또 손해를 봤죠. 올해 다시 배지를 바꿔 열심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잘 되겠죠.”
양송이는 보통 1번 입상을 하면 45일 후부터 4주기에 걸쳐 수확을 한다. 1주기에는 보통 2kg짜리 450~500상자, 2주기 300상자, 3주기 150상자, 4주기 80상자 등이다.
“이렇게 4동에서 생산되는 양이 매년 12톤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납품은 대부분 대전 농협공판장에, 그리고 일부는 정산 하나로마트에 납품합니다.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어요. 2kg 한 상자에 2만원 정도였는데, 1만5000원 정도죠. 떼돈을 벌려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손해를 보니 좀 힘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좋아지리라는 희망으로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양송이 이용 ‘나송이 마스크’ 개발 
그는 직거래 후 남는 양송이를 활용하기 위해 백색주름개선 이중기능성 화장품 ‘나송이 마스크(Na Song Yi Mask)’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2016년 10월부터다.
“마스크 팩, 샴푸, 트리트먼트 등을 오이엠 형식으로 만들어 판매했고, 처음에는 인기를 얻었었죠. 그런데 사드문제가 생기면서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리고, 대신에 국내 판매를 위해 홈쇼핑 등에 광고를 하려했는데 비용 부담이 너무 크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좀 어려운 상태입니다. 양송이 음료도 생각했고 샘플까지 만들어봤는데, 화장품에서 생각만큼 큰 소득을 못 얻다보니 가족들이 반대해서 현재는 접은 상태고요. 농·특산물을 생산해 내는 것만으로는 고소득을 올리기는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 계속 고민해보려고요. 청양에서는 단 3농가뿐이지만 전국적으로 대형으로 양송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양송이는 고급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로 판로가 많지 않죠.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접하는 것이 아니어서요. 시작했으니 계속 하기는 할 테지만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 청양군귀농귀촌협의회 목면지회원들의 모습.

귀농귀촌 미화시켜서는 안돼
그는 청양군귀농귀촌협의회 목면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제가 왔을 때 10개 읍면 중 목면만 지회가 없었죠. 그래서 집집마다 다니며 참여해 달라고 독려했고, 2015년 12월에 지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단합이 잘되고 있어요. 바쁠 때는 품앗이로 일손을 거들기도 하고요.” 
그의 농장 한 쪽에는 교육장도 마련돼 있다. 그는 이곳에서 예비귀농자들을 위한 교육이나 상담 등을 진행한다. 그는 자신의 농장을 방문하는 예비 귀농자들에게 농촌 생활을 무조건 아름답다고는 말하지 않는단다. 또 어려운 일도 겪었고 앞으로 또 생길지도 모르지만 귀농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도 말한다. 특히 주민들과의 친목이 우선이라고도 강조한단다.
“귀농 2년차부터는 먹을거리를 위한 지출이 거의 없었어요. 외출했다 돌아오면 문 앞에 온갖 채소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주민들께서 말없이 가져다 놓으셔서죠. 누가 오셨다 가셨나 CCTV를 확인해야 할 정도입니다. 부족하지만 마을을 돌아다니며 일을 도와드리고 마을 행사에 꼭 참석했더니 주민들께서 마음을 열어주신 것 같아요. 차가 빠졌다고 하면 외출했다가도 와서 도와주실 정도랍니다. 지난 12월 16일에 마을 총회를 했는데 저보고 감사를 맡으라고 하시더군요. 앞으로도 서로 도우며 재밌게 살아보겠습니다.”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한 청양에서 마을주민들과 재밌게 또 세 식구 건강하게 농사지으며 잘살고 싶은 소망뿐이라는 정철태 대표. 그는 앞으로도 농촌으로 이사 오고 싶은 도시민들의 안내자로 최선을 다할 계획을 전했다. 또 여느 주민들처럼 자신의 가족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농촌에 잘 적응해 생활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주민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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