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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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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7.12.18 15:18
  • 호수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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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찬 청양신문명예기자(장평면 화산리)

겨울햇살은 따스하게 비치는데 바람이 간간히 불고 있다.
오가는 사람 없고 엄마 찾는 송아지 울음소리만 들린다.
동네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나가시고 너무 조용하니 적막하기까지 하다.
마루에 걸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유유자적'이란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때론 이런 멋있는 여유(?)를 즐기면서 쉬어 가는 것도 나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닐까?
세상 속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다 이겼다고 오만을 부릴 때 정반대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다.

청와대와 구치소가 멀지 않은 이웃임을 지금 우리는 TV를 통해 보고 있다.
한국 제일의 갑부도 구치소에 갇혀 있다.
그러고 보니 중간도 되지 않는 나지만 내 집에서 잘 살고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자부해 본다.
법정스님을 비롯하여 불가의 유명한 스님들이 주장하는 불교철학이 ‘무소유’이다.
빈 몸으로 왔으니 빈 몸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다.

어느 천주교 신부님이 “죽을 때 딱 500만 원만 남기고 다 쓰고 죽어라”고 강론하는 것을 들었다.
자식에게 남겨 봤자 싸움만 시키고 오히려 자식을 버리는 것이니 어떻게든 벌어놓은 재산은 남기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소외계층을 찾아 봉사하는 좋은 이웃, 고마운 분들도 많다.
작은 것 하나부터 어느 봉사이든 봉사를 하고나면 마음이 뿌듯하다.
폐지를 주워서 모은 돈을 학교나 선행단체에 다 기부하고 세상 떠난 분들을 가끔 언론매체를 통해 보고 있다.
보통의 노력만 했다면 자기가 벌어놓은 것을 다 못쓰고 죽는다고 한다.
정말 쓸 돈이 부족하면 집을 줄이거나 역모기지(주택연금)를 해서라도 쓰라는 것이다.
자칫 과소비나 허랑방탕으로 치우치면 되지 않겠지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감히 투자하라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최근 우리나라도 평균수명이 이웃 일본을 추격하고 있다.
그런데 건강나이는 일본과의 간격을 좁히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일본인들은 평소에 적게 먹으며 건강을 다지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너무 무리하게 몸을 굴린 나머지 노년의 대부분을 병마와 싸우면서 쓸쓸하게 보낸다고 한다.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송년회 등 많은 모임으로 식당가는 벌써부터 분주하고 사전예약은 필수다.
이러한 때 ‘소식을 습관화 하자’고 다짐해 본다. ‘9988234’라는 슬로건이 있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4일째 간다면 최고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노후는 불행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곁에서 부양하는 가족에게도 큰 짐이다.
아직은 괜찮은 편이나 그동안 운동도 많이 하고 술, 담배 등을 멀리 하고 있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가 보다.
퇴직한 지 2년이 다가오고 젊었을 적 모습을 떠올릴 수는 있으나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는 질병을 친구로 삼으라는 말이 있다.
생로병사의 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으니 기왕 가는 길이라면 웃으면서 친구처럼 함께 가라는 말일 것이다.

모처럼 처마 및 마루에 홀로 앉아 있자니 오만 생각이 다 든다.
아마도 세월이 흘렀다는 증거인가보다. 내가 오늘 인생의 참맛을 느끼는 것 같다.
잠시 왔다가는 인생, 너무 재미없게 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살자.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누리는 이 소소한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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