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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배움의 빛’ 새로운 세상을 밝히다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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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배움의 빛’ 새로운 세상을 밝히다 ⑩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7.10.16 11:22
  • 호수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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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의 마을학교 모습. 학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우수 학습자에게 선물이 전달되고 있다.

청양군은 2008년부터 ‘찾아가는 초롱불 성인문해교육’(한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글교육을 통해 한글을 알지 못했던 어른들의 자신감 회복과 소외감을 해소하고, 특히 배움으로 인해 좀 더 활기 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시작된 한글교육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한글교육은 많은 비문해자들을 기쁘게 했고, 새로운 세상 밝은 빛을 선사했다.
이름 석 자는 물론 버스도 혼자 타기 꺼려했던 할머니들을 시인으로 만들었고, 백일장·시화전·편지쓰기 등 다양한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올리게도 했다.
이에 청양군은 더 한껏 힘을 내 ‘한글 모르는 사람 없는 청양’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 아래, 2016년부터 ‘문맹률 제로화 해’에 도전, 올해도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청양의 문해교육을 포함 전국의 우수 학습장을 둘러봤다. 문해교육을 통해 새 삶을 얻고, 밝은 눈으로 건강하게 100세를 살아갈 수 있게 됐다는 군내 학습자들과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문해교육사들도 소개했다. 이번 주에는 서산시와 논산시의 문해교육이다.   <편집자 말>

▲ 논산시 채운화정2리 학습장 전경이다. 학습자들의 모습이 모두 밝다.

서산시, 2006년부터 ‘마을학교’시작
서산시는 2006년부터 성인문해교육을 시작했다. ‘마을학교’라는 이름이었으며, 경제 및 생활환경 등으로 교육을 받지 못한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했다.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비문해자들에게 평생교육 및 초등학력인정 기회 제공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서산시도 찾아가는 문해교육을 진행합니다. 마을회관 또는 경로당 등 다수의 비문해자가 모이는 장소를 활용해 교육하고 있죠. 2006년 10월 2개 마을 31명으로 시작했습니다.” 마을학교 담당 서산시 자치행정국 평생교육과 김미경 주무관의 말이다.

서산시는 마을학교 시작 후 3년 만인 2009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7개 마을에서 교육받던 89명이었다. 이어 올초까지 총 79개 교실에서 공부하던 932명의 비문해자들이 영광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조기수료자도 5개교 67명에 달할 정도로 학업에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김 주무관의 설명이다.
“초등학력인정 과정도 운영했고 2014년 8월 30명(3개교), 2015년 3월과 8월 38명(3개교) 등 3회까지 68명이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2014년부터 예비중학과정도 운영하고 있어요.”

20세 이상 인구 중 비문해자 6%
서산시는 매년 마을학교 운영에 앞서 대상지와 수요자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신규 개강을 확대하거나 줄이고 있다. 올해도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20세 이상 인구 13만9260명 대상이었다. 그 결과 비문해자는 약 6% 8240여명으로 조사됐으며, 시는 이들이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성인문해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읍면동에서 사업신청서를 제출하면 평생교육과에서 현지 확인 후 교구를 배치해 드립니다. 그리고 개강식을 갖죠. 예산은 지난해까지는 약 3억 4000여 만원 정도로 매년 같은 수준이었고, 올해는 조금 늘었습니다.”
서산시가 올해 성인문해교육에 배정한 예산은 약 4억여 원. 이를 이용해 34개 마을회관 및 경로당에서 489명에게 초등과정을, 4개소에서 80명에게 초등학력인정과정을, 4개소 63명에게 예비중학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산시는 초등학력인정과정과 예비중학과정 수업은 평생학습센터와 사회복지관 등을 이용해 운영하고 있다.

서산시는 마을학교 운영 다음해부터 매년 학습발표회 및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 8월에는 문해백일장, 9월에는 문해대향연도 연다. 11월에는 문해강사 워크숍을 진행하고, 12월에는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운영 평가 및 성과집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비문해 어른들이 한글은 물론 수학과 생활상식까지 배우실 수 있도록 기초학문 학습기회 제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감도 회복하시고 사회적응 능력도 높이실 수 있도록요.” 김 주무관의 말이다.

▲ 논산시 최고령 학습자인 할머니가 입학식에 참여해 황명선 시장과 이상용 씨의 소개를 받고 있다.

논산시, ‘찾아가는 한글대학’ 운영
논산시 인구는 12만 5000여명, 이중 65세 이상은 30%에 육박한다. 도농복합도시이며, 농촌으로 갈수록 홀몸노인들도 많다. 그래서 논산시는 배움을 통한 행복공동체 구현을 목표로 ‘동고동락’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그 속에 성인문해교육 ‘한글대학’을 포함시켜 운영 중이다. 2016년 6월부터다.
타 시군과 비교하면 논산의 한글교육 시작은 늦다. 하지만 적극성 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앞서 교육청 지정을 받은 강경 황산초와 충남도 남부평생학습관에서는 오래전부터 한글교육을 진행해왔어요. 주민센터에서도 야학 형식으로 운영했고요. 그러다 시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늦었지만 참여도가 높아요. 지난해 22개 마을 경로당에서 280명이 공부해 수료증을 받았고, 올해는 대폭 확대돼 109개 마을에서 1300여명이 공부하고 계세요. 내년 수요조사도 끝냈는데 270개소 약 2500여명이 될 것 같습니다.” 논산시 100세 행복과 행복배움팀 안정준 주무관의 설명이다.

논산시의 ‘동고동락’ 프로젝트에는 한글대학 외에도 경로당 홀몸노인 공동생활·작은도서관 운영도 포함 돼 있다. 작은도서관은 경로당에 책을 비치해 주는 사업으로, 시는 독서지도사도 마을에 파견해 책읽기를 지도하고 있다. 지도사 파견은 올 시범사업이다.
“의사와 영양사 등을 한팀으로 해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건강도 챙겨드려요. 하루에 4곳씩 돌아봅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동고동락에 포함되고, 업무 추진을 위해 올해 ‘100세 행복과’가 신설됐어요. 그속에 행복배움팀 부서에서 한글대학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 한 학습자가 수료식 후 논산시장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감사함을 표하고 있다.

시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지원
논산시는 한글대학 운영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운영된 한글대학에는 1억6000만원, 올해는 대폭 인상된 5억6000만원이 책정됐다. 내년에는 13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안 주무관은 전했다. 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한글대학에 부정적이었어요. 하지만 한글뿐 아니라 율동이나 종이접기 등 재량수업도 함께 진행하다보니 재미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인원이 대폭 늘었어요. 시민들 특히 어른들이 적극적이고 행복해 하시니까 집행부와 의회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 주시고요.”

안 주무관은 어른들을 섬기는 일에 적극적인 황명선 시장과 시의원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어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그동안 경로당에 가면 티비를 보던가 화투를 치는 모습이 흔했죠. 한글대학하면서 그 모습은 사라졌어요. 한명이라도 수업에 안보이면 서로 챙겨주고 그러시더군요. 어른들 고독사가 심각하잖아요. 한글대학이 고독사 예방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도 창피하다고 나오지 않는 분도 계세요. 그분들이 나오시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획기사는 2017년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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