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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벼룩시장은 함께 즐기는 문화상품이다 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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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벼룩시장은 함께 즐기는 문화상품이다 ⑤-2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7.10.16 10:56
  • 호수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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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참여 돋보이는 ‘서초토요문화벼룩시장’

벼룩시장은 오래된 물건이나 중고용품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 벼룩시장이라는 용어는 프랑스 파리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세시대 파리에는 시 당국으로부터 허가와 일정한 공간을 배정 받은 ‘정규 벼룩’과 ‘무허가 벼룩’이 각자의 물건을 내놓고 판매했다. 그때 무허가 벼룩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경찰이 사라진 후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 마치 ‘벼룩이 튀는 것 같다’고 해서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벼룩이 들끓을 만큼 내다파는 물건이 오래된 까닭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말도 있다.
한국의 벼룩시장은 유럽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 의미의 벼룩시장은 서울풍물시장이나 황학동(동묘역) 벼룩시장이 유명하다. 또 서초토요벼룩시장은 공연 등 문화와 결합한 곳으로, 제주 서귀포 예술시장은 예술과 결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부산의 지구인벼룩시장, 대구의 수성못벼룩시장 등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래된 물건의 유통과 재사용을 유도, 지구환경을 보존하는 동시에 오래된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문화상품 및 경제상품으로서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
벼룩시장은 ‘오래된 미래’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독특한 마켓이다. 새로운 것, 뛰어난 것, 비싼 것, 유명 브랜드를 선택의 중심에 두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벼룩시장이 갖는 의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벼룩시장은 절약정신, 착한 소비,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

[글싣는 순서]
1. 원주시민 녹색장터 ‘삼삼한 토요일’
2. 절약정신의 출발 ‘황학동 벼룩시장’
3. 예술과 벼룩시장의 만남 ‘서귀포 예술시장’
4.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부산 지구인시장’
5. 지자체가 주최하는 ‘토요벼룩시장’
6. 농촌지역에서 가능한 벼룩시장의 형태

▲ 수익금 전액기부를 위한 관내 기업의 판매 부스.

권역별로 열리는 문화벼룩시장
서울시 서초구청이 주관하는 서초토요문화벼룩시장은 1997년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아나바다 운동’ 차원으로 기획됐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벼룩시장은 2016년 기준 누적 개최 횟수 856회, 참여인원 44만 3000여 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봐도 최장수 아나바다 운동 중 하나이다.
서초벼룩시장은 중고 재활용품 판매 외에 사회적 경제마켓, 그린마켓, 휴카페 등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주민들에게 더 가깝고, 순수한 자원재활용과 나눔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4개 권역별로 열리고 있다.

매월 첫째 주에는 서초권역 용허리공원, 둘째 주에는 반포권역 반포종합운동장, 셋째 주에는 방배권역 방배동 복개도로, 넷째 주에는 양재·내곡권역 서초문화예술공원(10월부터는 양재근린공원)에서 장이 선다. 개장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이다.
서초구는 벼룩시장 참여 희망자가 많은 탓에 개최일 3주 전부터 신청을 받는다. 참여 기회를 얻은 사람들은 다양한 사연이 담긴 쓸모 있는 물건을 팔고 수익금 일부를 자율적으로 기부한다.
참여자들의 기부금은 1회에 50여만 원 정도이며, 지난해에는 1700여만 원이 모였다. 이 기부금은 서초구에 사는 홀몸노인들을 위해 쓰인다.
2017년 하반기 서초벼룩시장은 일반 판매부스와 함께 공유경제 연합학교, 친환경부스, 푸드트럭, 자매도시의 특산품 판매, 전액기부코너 등으로 꾸려지고, 팔다 남은 헌옷을 수거하는 ‘이동 옷체통’도 운영되고 있다.

▲ 서초벼룩시장에 나온 다양한 물건들.

어린이·청소년 참여로 활력 충전 
서초벼룩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높다는 점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야무지게 물건을 흥정하며 판매하는 모습은 벼룩시장에 큰 활기를 준다. 물건을 사고팔면서 공유경제의 귀중함을 배우는 학생들의 눈빛은 맑고 밝다.
또 서초벼룩시장은 대금, 해금, 민요, 동요 메들리, 왈츠 공연 등 청소년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볼거리가 구매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초벼룩시장에 참여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의류, 모자, 장난감, 학용품, 책 등 3000여 점의 중고 물품을 가지고 나온다. 이들은 판매 수익금의 50% 이상을 자발적으로 기부해 지역 내 저소득 청소년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기부금은 저소득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교육과 학습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참여자들은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식과 교양을 쌓을 기회를 놓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특히 행사 후에는 참여자들이 조별로 모여 수익금 기부 등 나눔에 대한 의견과 자원 재활용 등 경제활동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 의미를 더한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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