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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빛’ 새로운 세상을 밝히다 ⑨
거창군 ‘늦깎이 학생들, 문해교육에 푹 빠지다’
[1217호] 2017년 09월 29일 (금) 20:38:36 이순금 기자 ladysk@cynews.co.kr

청양군은 2008년부터 ‘찾아가는 초롱불 성인문해교육’(한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글교육을 통해 한글을 알지 못했던 어른들의 자신감 회복과 소외감을 해소하고, 특히 배움으로 인해 좀 더 활기 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시작된 한글교육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한글교육은 많은 비문해자들을 기쁘게 했고, 새로운 세상 밝은 빛을 선사했다.
이름 석자는 물론 버스도 혼자 타기 꺼려했던 할머니들을 시인으로 만들었고, 백일장·시화전·편지쓰기 등 다양한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올리게도 했다.
이에 청양군은 더 한껏 힘을 내 ‘한글 모르는 사람 없는 청양’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 아래, 2016년부터 ‘문맹률 제로화 해’에 도전, 올해도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청양의 문해교육을 포함 전국의 우수 학습장을 둘러봤다. 문해교육을 통해 새 삶을 얻고, 밝은 눈으로 건강하게 100세를 살아갈 수 있게 됐다는 군내 학습자들과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문해교육사들도 소개했다. 이번 주에는 거창군의 문해교육을 소개한다. 평생학습담당자인 김광선(41) 주무관과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말>

   
▲ ‘할머니는 1학년’ 영화관람 후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학습자들.

2005년부터 문해교육 시작 
2003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거창군의 인구는 약 6만 3000여명. 고령화율도 청양과 비슷하다. 이에 거창에서는 19세 이상 군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약 21%가 초등학력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2005년(군비 800만원)부터 문해교육을 시작했다. 2개 읍면 74명 대상이었다. 2006년부터는 국비 지원까지 받으면서 인원을 계속 늘렸으며, 올해에는 350여명(1억5000만원)이 8개 읍면 27개 교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가장 인원과 예산이 많았던 때가 2015년 38개 학습장 575명, 1억7000만원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몇 년은 이주여성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공부했어요. 2007년도부터 분리됐죠. 함께 공부할 때는 서로 힘들어하기도 했고, 갈등을 겪었던 고부가 서로 이해하기도 했었죠.”
거창군은 문해교육 시작 다음해인 2006년 열린 제1회 거창평생학습축제에 한글백일장 코너를 마련해 학습자들이 한글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도왔다. 또 2008년부터는 학습자들이 한국문해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문해학습자 편지쓰기 대회’, 전국평생학습축제 일환인 ‘한글사랑글솜씨자랑대회’에도 참여해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매년 한글백일장과 편지쓰기 대회 등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계십니다. 특히 군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이제는 이름정도는 쓴단다’, ‘어느 날 내 이름을 알게 되었네’ 등 성과집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어른들이 다양한 이야기가 실리고요.”

   
▲ 어르신학습자, 결혼이주여성, 초등학생들이 함께 운동회를 하고 있다.

초등학력인정반 6곳에서 운영
거창군은 2015년 도립거창대학 평생교육원을 비롯한 4곳에서 초등학력인정반을 운영했다. 보통 초등학력인정반은 3년 과정이지만, 거창은 1년 만인 2016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다른 지역보다 빨리 문해교실을 시작한 결과 학습자들의 실력이 우수했기 때문이었다.
“표준교육과정이 12단계(5년)인데, 보통 6단계까지 하면 대부분 읽고 쓰고 하십니다. 올해는 27개 학습장 중 6곳에서 초등학력인정반이 운영되고 있어요. 27개 학습장 모두 학력인정반 운영이 가능할 만큼 실력이 좋습니다. 하지만 학력인정반은 포기하고 공부만 하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6개 반만 운영하고 있어요. 중학과정도 곧 개설할 예정이에요.”

교육사 위촉은 까다롭게 한다
거창에서는 2007년도부터 2009년까지 총 4회 문해교육사 양성과정을 운영했으며, 이를 통해 250명의 교육사를 배출했다. 이중 현재는 22명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거창은 교육사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선 매년 수업에 앞서 ‘교환 작성 수업’을 시연하게 한 후 교육사를 위촉한다. 이럴 경우 대부분은 기존 교육사들이 위촉되지만, 일부는 신규교육사들로 교체 된단다. 수업시간 및 대회참여, 교환 작성 등 교육사들의 수업자료로 등수도 정하고 상위자들에게는 수업할 곳을 먼저 고르게 하고 있다.
“수업은 하지 않고 노래만 열심히 가르쳤던 분이 계셨어요. 어른들께 즐거움은 드렸겠지만 문해교육 취지와는 안 맞죠. 그래서 탈락되신 경우가 있습니다. 교육사들은 사진이며 그날그날 가르친 내용 등 수업일지를 매일 인터넷에 올려야 합니다.”
김 주무관은 ‘촌지’관련 에피소드도 전했다.
“어른들께서도 촌지를 주신답니다. 김영란법이 나오기 훨씬 전이었는데, 7년차 교육사께서  김치를 한 번도 안담가드셨다더군요. 양념도 사먹지 않고요. 어른들이 가져다 주셔서요. 그래서 보수교육 때 현장에서 먹는 것은 되지만 들고 오면 안된다, 만약 가지고 나오다 적발되면 다음해에 교육사로 선정하지 않겠다고 교육했죠.”

   
▲ 손녀를 등에 엎고 공부를 하고 있는 한 할머니.

군 단위 최초 ‘평생학습박람회’ 개최
거창은 교육도시로 유명하다. 특히 미래인재양성은 물론 군민들이 학교 교육이나 기업 내 교육 이외에 자격증 취득이나 언어 학습 등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경남최초로 평생학습도시 선정(2003) 이후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주민들의 기초교육과 비문해율을 낮추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군 단위 최초로 ‘대한민국 평생학습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배움으로 즐기는, 100세 시대의 행복’을 주제로 했으며, 전국의 평생학습 관련기관과 국민이 참여하는 공유의 장을 만들었었다.
“조사해보니 지난해 말 현재 거창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생학습프로그램이 총 548개에 이르더군요. 또 군이지만 경남도립거창대학과 한국승강기대학 등 두 개의 대학이 있습니다. 문해교육도 평생학습의 일환이죠. 현재 학습자 중에는 101세 어른까지 계세요. 방송에도 소개된 분인데 텔레비전을 보시다 공부하러 오시고 그러십니다. 앞으로도 거창에서는 어른들이 배움을 통해 행복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거창은 2014년에 ‘인문도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것도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기능만 익히면 평생학습도시가 아니라 문학, 철학, 역사 등 인문학을 더 깊게 색깔 입혀서 하자는 내용입니다. 책읽기, 역사교실, 인문백일장, 찾아가는 인문교실을 운영하고 있죠. 군내 120여개의 학습동아리 중 50여개의 우수동아리가 연합회를 만들어 성인문해에 재능기부를 해줍니다. 평생학습 참여자들이 성인문해학습자를 가르치도록 프로그램입니다.”

<이 기획기사는 2017년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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