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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은 함께 즐기는 문화상품이다 ⑤-1
주민들에게 기쁨 주는 ‘중리행복 벼룩시장’
[1217호] 2017년 09월 29일 (금) 20:06:25 이진수 기자 cynews@daum.net
   
▲ 봄과 가을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중리행복 벼룩시장. 하루 방문객이 6000여 명에 이른다.

벼룩시장은 오래된 물건이나 중고용품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 벼룩시장이라는 용어는 프랑스 파리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세시대 파리에는 시 당국으로부터 허가와 일정한 공간을 배정 받은 ‘정규 벼룩’과 ‘무허가 벼룩’이 각자의 물건을 내놓고 판매했다. 그때 무허가 벼룩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경찰이 사라진 후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 마치 ‘벼룩이 튀는 것 같다’고 해서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벼룩이 들끓을 만큼 내다파는 물건이 오래된 까닭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말도 있다.
한국의 벼룩시장은 유럽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 의미의 벼룩시장은 서울풍물시장이나 황학동(동묘역) 벼룩시장이 유명하다. 또 서초토요벼룩시장은 공연 등 문화와 결합한 곳으로, 제주 서귀포 예술시장은 예술과 결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부산의 지구인벼룩시장, 대구의 수성못벼룩시장 등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래된 물건의 유통과 재사용을 유도, 지구환경을 보존하는 동시에 오래된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문화상품 및 경제상품으로서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
벼룩시장은 ‘오래된 미래’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독특한 마켓이다. 새로운 것, 뛰어난 것, 비싼 것, 유명 브랜드를 선택의 중심에 두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벼룩시장이 갖는 의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벼룩시장은 절약정신, 착한 소비,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

[글싣는 순서]
1. 원주시민 녹색장터 ‘삼삼한 토요일’
2. 절약정신의 출발 ‘황학동 벼룩시장’
3. 예술과 벼룩시장의 만남 ‘서귀포 예술시장’
4.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부산 지구인시장’

5. 지자체가 주최하는 ‘토요벼룩시장’
6. 농촌지역에서 가능한 벼룩시장의 형태

   
▲ 예비 창업청년들의 훈련장이 되기도 하는 벼룩시장.

덩달아 기분 좋은 ‘행복벼룩시장’
나에겐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은 요긴하게 잘 쓸 수 있는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벼룩시장이다. 저렴한 거래를 매개로 한 벼룩시장은 그래서 이웃과의 정감과 소통이 가득하다.
지난 2003년 처음 개장한 이후 해마다 봄과 가을에 열리고 있는 대전시 대덕구 ‘중리행복 벼룩시장’은 매회 6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이 벼룩시장은 중리동 중리남로 구간인 중리동주민센터에서 만남공원까지 200m 길이의 ‘중리행복길’에서 열린다. 시장이 열릴 때면 150개 재활용품 판매부스와 예비창업청년 특별부스, 재미있는 체험, 다양한 문화공연이 어우러져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주변에 명소로 이름난 계족산, 동춘당, 대청호 등이 있어 주민들은 가족나들이 겸 이곳에 들러 자원 재활용과 나눔의 기쁨을 느낀다.
현재까지 모두 16회째 개장됐으며 매출 2억 원을 올렸다. 1회당 평균 1200만 원 정도의 물품이 거래된 셈이다.
중리행복 벼룩시장은 다른 곳에 비해 쇼핑 환경이 쾌적하다. 보행자 중심의 도로 개선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방문객 안내, 판매부스 설치, 행사장 청소 등이 방문객들을 기분 좋게 한다. 
올해 가을 개장은 지난달 2일 시작돼 10월 28일까지 진행된다. 추석 연휴(10월7일)를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릴 예정이다.
벼룩시장 구간 200m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지만, 인근에 저렴한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여건 또한 좋은 편이다.

   
▲ 벼룩시장에는 재능 기부자와 배우는 주민들의 행복한 만남이 있다

철저한 주민중심 벼룩시장 운영
중리행복 벼룩시장에는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팔 물건이 있고 진열할 돗자리, 포장지(비닐봉투, 쇼핑백)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은 개장하는 주의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대덕구청 홈페이지를 통하면 된다.
벼룩시장에 참여한 주민은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을 자율적으로 판매하거나 다른 물품과 교환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를 원칙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수익금의 10%를 기부 받기도 한다.
대덕구청은 이웃돕기 성금을 마련하기 위한 기증품을 접수하기도 한다. 재사용이 가능한 의류나 신발, 책, 소형가전 등 생활용품을 기부하면 나눔장터에서 운영수익금을 모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형태이다. 나눔장터는 상설매장에서 열린다. ‘행복매장’이라는 상호를 가진 상설매장은 대덕구 법2동 동부평생교육문화센터 안에 있으며,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운영은 ‘행복매장 자원봉사회(대전시)’가 담당하고 있다.
중리행복 벼룩시장에서는 초등학생이 부스 사장이 되는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고사리 손으로 물건을 팔고 값을 받으면서 경제에 대한 개념을 미리 배우는 것이다. 일찍부터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하다는 사실과 물건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서 중리행복 벼룩시장은 이번 주말도 북적거릴 것이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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