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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사진첩… 왕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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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사진첩… 왕새우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7.09.18 12:50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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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을수록, 구울수록 빨개지는 … 왕새우

몸집이 큰 새우라 하여 큰새우, 왕새우, 왕새비라 불리는 대하는 속살이 다 비치는 투명하고 단단한 껍질에 싸여있으며 털이 없습니다.
연한 잿빛, 금방 먹물 속을 헤엄치다 나온 듯한 회색빛 몸통에 몇 가닥 갈라진 꼬리는, 부챗살무늬의 주홍색에 빨강 노랑 파랑 등 무지개 빛깔과 갈색 테를 둘렀습니다.   

다섯 쌍의 발이 달린 종류로 보리새우과의 갑각류인 대하는, 먹이와 산란을 위해 얕은 바닷가와 깊은 바다를 오가며 생활하는 몸집이 큰 대형새우로 수명은 약 1년입니다.
얼마 전 남당항을 지나다 유난히 큰 대하를 보고 있으니, 3년 된 자연산 대하라며 이 가게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대하의 평균 수명이 1년인데 3년씩이나 살았으니 과연 새우들의 세상에서는 모델이 될 만도 하네요. 

수컷보다 몸집이 큰 암컷 대하는 4~6월 사이에 밤을 이용하여 약 육십만 개의 알을 낳습니다. 수온이 점점 오르면서 알이 부화되어 나온 어린 새우는 가을까지 바닷가에서 생활하다가, 겨울철 수온이 낮아지면 깊은 바다로 이동합니다. 따뜻한 바다를 찾아 제주도 아래인 동중국까지 내려가기도 하지만, 이듬해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바닷가로 돌아와 짝짓기를 하고 산란을 합니다. 알을 낳으면 수명이 다해 죽고 맙니다. 
그러고 보니 3년씩 살다 잡혀온 왕새우는 산란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명이 연장된 것이었습니다.

고단백 저지방을 듬뿍 지니고 있는 대하는 성질이 급하여 잡히자마자 죽어버립니다.
살아 팔딱거리는 것들은 거의 양식인 흰다리새우로, 커다란 원형 수조에서 뱅뱅 돌며 뿌연 거품을 일으키고 헤엄치는 큰 새우들입니다.
왕새우 대하는 참을성이 없는 성질로 인해 수조에 담겨질 때까지 견디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방이 몸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몸 밖으로 불순물을 배출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왕새우는, 비타민C와 섬유소가 부족하므로 이를 보충해주는 양배추와 곁들이면 좋습니다.
석쇠 위에 은박지를 깔고 구우면 고소한 맛이, 프라이팬에 소금을 깔고 구우면 다소 퍽퍽하지만 담백한 맛이, 팔딱팔딱 튀며 몸부림을 치는 미끈한 몸의 껍질을 벗기고 날로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찹니다. 또한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 시기가 요즘, 9~10월이라 이때 가장 맛이 좋답니다.
뿌지직 탁탁 소금 타는 소리와
뿌지직 탁탁 새우 익는 소리,
칼슘과 타우린의 고소한 냄새가 다닥다닥 바람결에 묻어옵니다.

안개가 끼는 아침이 많아졌습니다. 안개가 걷힌 콩밭은 옥구슬이라도 뿌려놓은 듯 콩잎마다 조롱조롱 이슬이 맺혔습니다. 햇살이 퍼지면서 이슬방울들이 내는 영롱한 빛은 한 때라도 곁에 머문 것의 존재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가을의 초입입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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