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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사진첩…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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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사진첩… 구름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7.09.11 14:32
  • 호수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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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비, 곰, 새, 토끼, 그리고 비 … 구름

어젯밤 달무리가 양털구름들을 빨갛게 물들여 꽃구름을 만들더니 오늘 기어이 비가 옵니다. 
물방울과 얼음결정 뿐만 아니라 매연이나 먼지 등의 입자들이 응결하여 지면에 접해 있으면 안개, 공중에 떠 있으면 구름, 산에 걸려있으면 산안개라 부릅니다.
구름은 모양과 높이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달라집니다. 수직모양이면 적운형이라 부르고, 수평모양이면 층운형, 층구름이라 부릅니다.
상층에 떠 있는 구름은 새털구름, 털층구름, 털쌘구름이라 부르고, 중층에 있는 구름은 높쌘구름과 높층구름이라 부릅니다. 하층에 떠도는 구름은 층쌘구름, 비층구름, 층구름이라 부르며, 상층에서 하층까지 수직으로 길게 움직이는 구름은 쌘비구름, 쌘구름이라 부른답니다. 

처음으로 구름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영국의 루크하워드입니다. 루크하워드는 본래 약사였으나 아름답게 변하는 구름의 모습에 반해 기상학자로 직업을 바꿀 정도로 구름에 폭 빠졌다고 합니다. 
구름은 날씨의 변화를 알려주는 주요 기상요소 중의 하나로 기압이나 기온, 바람 등과는 달리 직접 눈으로 관측할 수 있어 옛사람들은 구름의 모양을 보고 날씨를 예측하였습니다.
비가 올 징조를 보이는 양떼구름이나 새털구름, 날이 맑으며 일몰과 더불어 사라지지만 다음날에도 맑은 날을 예측하는 뭉게구름, 소나기를 뿌리는 흑운, 적란운 등이 대표적입니다.   
고려의 선승들은 흰구름을 뜻하는 ‘백운’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여, 본인의 호로 삼거나 암자명, 시를 지어 읊기도 하였습니다. 형체가 없고 빛깔이 희며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어디론가 떠돌아다니는 구름이 불법의 높은 경지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여겼답니다.  

서로 구별되지 않는 구름과 안개는 희고 몽롱한 자태를 드러내면서 아득아득하고 그윽한 운치가 있어, 조선시대에도 그림이나 시조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특히 산수화에서의 구름은 경치의 한 요소로써 화면 구성을 다채롭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신적 여유와 생각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힘도 지니고 있답니다. 
시조에서 시작하여 현대시까지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구름이지만, 반드시 좋고 아름다운 표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달을 구경하거나 전송하러 나온 시골부인들, 촌유지 마누라떼라고 표현도 했습니다.   
 
가을이면 자주 생기는 양털구름은, 가을하늘만큼이나 높은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이 많아질 때 가을이 온다고 한 어느 수필가의 글이 생각납니다. 구름이 많아질 때, 비행기가 늘어뜨리고 간 비행운이 여기저기 나타날 때 또한 가을은 오고 있습니다. 

한낮엔 아직도 여름이 남아 있지만,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늘을 올려보자는 다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드니, 새파랗고 깊은 하늘과 보드랍지만 짜릿한 햇살과 신선한 바람이 얼굴을 도닥도닥 두드립니다.  
그동안 무엇이든 미뤄두었던 일을 다시 시작하기 좋은 계절, 무엇이라도 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백세공원 건너편의 은행나무들은 어떤 색깔의 잎을 보여주고 있을지, 물레방아 밑의 연꽃은 아직도 피어있는지, 오늘 당장 나가봐야겠습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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