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7 17:12 (수)
유목민의 나라 몽골 여행기 ②
상태바
유목민의 나라 몽골 여행기 ②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7.08.28 11:40
  • 호수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어야 진정한 강국
▲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일행들.

과거 몽골제국의 영화는 어디에?
몽골은 13세기 중국과 세계를 점령할 만큼 강대했다. 칭기즈칸을 중심으로 기마민족의 빠름과 용맹성으로 대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현재 박물관인 ‘북트칸 궁전’과 몽골 역사박물관에서 바라본 유물 전시는 우리 고대부족국가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유목민족 특성상 정착된 문화가 성하지 못하다 보니 대제국의 영화를 보존하지 못한 것이다.
그들의 쇠락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이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잇는 역사와 문화를 남겼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역사와 문화유산은 대한민국 후손들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무력에 의한 몽골제국의 세계 패권은 큰 교훈을 남겼다. 그것은 역사와 전통문화가 없는 나라는 하루아침에도 국가 정체성 상실과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 현대적인 건축미가 인상적인 울란바토르 중심가.

자원부국 몽골의 경제발전 기지개
몽골 여행 사흘째 울란바토르에 재입성하는 길, 버스 안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몽골은 광활한 영토에 고지대 초원, 준사막, 사막, 침엽수림, 호수 등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몽골의 자연은 사람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신은 공평하여 몽골에게 다양한 자원을 부여했다.
국토의 80%를 차지하는 초지는 몽골 목축업의 근간이 되고 나머지 지역은 삼림과 사막이다. 지형이 다양한 만큼 광물자원이 풍부해 세계 10대 자원부국으로 불린다. 구리 생산량은 세계 2위이고 석탄 생산량은 세계 4위이다. 이밖에 형석, 금, 철, 석유 등을 다량 보유해 1조3000억 달러의 자원가치를 가졌다고 한다. 미래 경제대국의 꿈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지하에서 꿈틀대고 있는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지표도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거쳐야 할 과정이 많이 남았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몽골 특산품을 구입하기 위해 달러와 징기즈칸 초상화가 인쇄된 몽골 화폐 투그릭(MNT) 고액권을 환전해 갔지만 허사였다. 외국 화폐를 자유롭게 쓸 수 없었고 특산품 종류도 제한적이었다. 그만큼 몽골의 관광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었다.

▲ 현대식 주거공간 아파트와 전통 주거공간 게르의 조화.

테를지 국립공원과 초원의 승마체험
울란바토르에서 다시 녹색 지평선을 2시간 달려 칭기즈칸의 대형 기마동상을 보러 갔다. 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위에서 광활한 평원을 제압한 몽골의 옛 영화를 상상해 보았다. 칭기즈칸 동상은 오늘날 몽골 국민들에게 마음의 위안과 자부심을 주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으로 조성됐다고 한다.
대평원 입구에 개선문을 설치하고 언덕엔 광야를 호령하던 기마병 대열을 배치해 놓았다. 그리고 언덕 한가운데 20m 높이의 건물 위에 40m 높이로 칭기즈칸의 기마동상을 세웠다. 그 위용은 말 그대로 압권이었다. 전시장에는 말 120마리 분량의 가죽으로 만든 장화가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는데, 칭기즈칸의 위업을 기리기 위한 몽골 정부의 배려라 생각되었다.
테를지 국립공원에 들어서니 곧게 뻗은 침엽수와 삼라만상을 닮은 바위들이 눈앞에 가득 나타났다. 자연의 위대함에 연달아 감탄하며 산기슭에 마련된 게르 민박촌에 여장을 풀었다.
이어 우리 일행은 승마 체험에 나섰다. 승마 체험장은 국립공원 입구에 있었다.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1시간가량 초원을 누볐다. 말을 타고 곳곳에 있는 작은 실개천을 건너는 묘미는 자동차 여행보다 훨씬 리드미컬했다. 승마 체험은 특히 말과의 친화성을 느껴볼 수 있었던 경이 그 자체였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몽골의 나이어린 기수들이었다. 적게는 8살에서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이었지만 승마기술의 노련함은 기마민족의 유전자를 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석양이 질 무렵 우리 일행은 전통음식인 ‘허르헉’과 샐러드, 과일이 제공되는 만찬을 즐기며 내일의 에너지를 충전하였다.

전통공연 관람과 몽골 발전 기원
여행 4일째 다시 울란바토르 시내로 향했다. 캐시미어 직판장에 들르기 위해서였다. 실제 생산품을 보니 제품의 질에 비하여 디자인과 색상은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관광객들의 다양한 기호를 따라잡지 못했고 판매량 또한 저조하다고 했다. 몽골 의류산업의 고급화와 브랜드 전략 등 발전시스템 수립이 시급해 보였다.
정부 청사의 위엄과 중심부에 설치된 징기즈칸의 좌상에서 몽골 사람들의 내면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었고, 청사 주변에서는 현대적으로 디자인된 고층빌딩의 건축미를 감상했다. 얼핏 중국의 천안문광장과 유사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마지막 여정은 몽골 전통공연 관람이었다. 소형 국립극장에서 만난 몽골 전통의상의 특징과 디자인, 거기에 다채로운 춤사위와 특이한 악기(마두금), 독특하고 신비로운 흐미 발성이 한데 어우러진 공연은 우리 일행을 순식간에 다른 세계로 안내했다.
거기엔 몽골의 역사와 문화, 전통공연의 예술성과 내재적 가치가 가득했다. 유목민 문화의 축적과 문화재급 연출력이 특히 돋보였다.

신비로운 유목민의 나라. 아시아와 유럽 전역에 위용을 날리며 대원제국을 건설한 몽골 민족. 역사의 뒤안길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지배로 현재는 개발도상국이 되어 있는 나라. 하지만, 자원부국의 힘으로 경제성장률 상위권을 자랑하며 도약의 기지개를 펴는 몽골의 미래가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끝>

김구원 청양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