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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보건지소 이영호 공중보건의 주민칭찬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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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보건지소 이영호 공중보건의 주민칭찬 자자
  • 이동연 기자
  • 승인 2017.08.07 16:03
  • 호수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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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은 몸과 마음 다 고치는 의사예요”

운곡면에 친절하고 자상한 청년 의사가 있다는 소문이다. 바로 운곡보건지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영호(32) 공중보건의, 그는 ‘운곡면의 주치의’로 통한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3년 전 청양으로 발령을 받아 운곡면으로 배치를 받았다. 보통 1년이 지나면 다른 지소로 지원해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운곡면에서만 3년째이다. 여러 곳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한 곳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깊이 있게 돌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대화도 중요한 치료 과정
그의 하루 일과는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주민들과의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한다.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소상히 아는 것이 의사로서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게 ‘상담사’라는 별명도 생겼다. 어르신들이 그를 손자처럼 생각하며 두텁고 끈끈한 정을 쌓은 것도 알고 보면 이런 과정의 축적이다.
그는 “운곡면에 오래 있으면서 어르신들과 친해지면서 알아가는 시간이 정말 좋다”며 “이제 진료 받으러 오시는 분 얼굴만 봐도 어디 사는 누구인지 알 정도로 많이 가까워졌다”고 한다.

또 그는 매주 셋째 주 수요일에 보건지소로 나오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신대2리로 직접 출장을 나가기도 한다. 그가 신대2리를 방문하는 날이면 어르신들이 손주처럼 대해 주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통에 “진료해 드리러 갔다가 오히려 받기만 하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한다.
인터뷰 도중 찾아온 한 어르신은 “의사가 우리 얘기도 잘 들어주고 항상 밝고 친절한 모습에 손자 하나 얻은 것 같다”며 칭찬을 한다.
박명숙 보건주사는 “이영호 공중보건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성실한 청년”이라며 “모든 일에 빈틈이 없고 겸손하며 웃음과 친절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1년에 150권 넘게 읽는 ‘독서광’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퇴근 후 주로 청양도서관에 들러 독서를 하는 편이다. 책을 많이 읽은 그는 지난 4월 ‘모범 독서인상’을 받았다. 1년 동안 152권을 읽은 그는 수상자들 중에서도 맨 앞자리에 섰다.
그는 또 방송통신대학에서 법학 공부를 따로 할 만큼 다양한 학문에 대해 호기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 어느 날은 김영창 할아버지께서 진료 받으러 오셨다가 그걸 알게 된 후 ‘내가 아직 팔지 못한 땅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땅 매매절차를 물어오기도 했단다. 이후 할아버지가 손수 만들어 중요한 사람한테만 준다는 ‘대한민국헌법 전문’ 코팅본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진료실 한쪽 벽에 붙여놓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밝았던 그에게도 힘든 점이 있다고 한다. 어른들 걱정 때문이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병이 커지기 전에 큰 병원에 가보셔야 된다”고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만만치 않은 비용과 거리 때문에 어르신들이 큰 병원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왜 그러는지 이해는 하지만 건강을 위해 꼭 방문하셨으면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없는 생각에 속상하기도 하단다.
그는 “운곡에 오래 있다 보니 어르신들이 제 할머니 할아버지 같다”며 “그분들이 아무 탈 없이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감염병 연구로 많은 목숨 구하길
그는 내년 4월이면 제대를 하고 운곡면에서의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친다. 이후 병원에 지원해 내과에서 그의 꿈을 펼칠 생각이다.
그는 감염병(전염병)에 특히 관심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을 많이 접했는데 그 속에서 수없는 사람들이 전염병 때문에 죽어간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복무 후 감염병 연구에 매진해 전문의로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꿈을 갖고 있다.

수줍게 웃으며 말을 꺼낸 이영호 공중보건의는 “부족하지 않게 진료한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저의 노력과 진심이 어르신들께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남은 근무기간 동안 더욱 더 성심껏 보살펴 드리겠다. 아프지 말고 모두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의 의사 생활에서 운곡에서의 생활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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