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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청남면 아산리 서당골 이계봉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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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청남면 아산리 서당골 이계봉 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7.01.17 14:50
  • 호수 11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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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 피는 서당골에서 건강하게 살아요”
▲ 이계봉 할머니와 장상훈 할아버지(사진 중앙), 경로당 회원들의 모습.

오늘은 이계봉(83·청남면 아산리 3구) 할머니를 소개한다. 할머니 덕분에 즐겁게 생활한다는 마을 어른들도 경로당에서 함께 만났다.  

‘우리 마을 노래 소개합니다’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서당골경로당을 찾았다. 그곳에는 10여명이 넘는 어른들이 박수까지 치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고향의 봄’이었다. 하지만 한참 듣다보니 가사가 낯설었다. 익숙한 ‘고향의 봄’에 ‘우리 부락 단가’라는 제목의 노랫말을 붙여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 노랫말을 쓴 주인공이 오늘 소개할 이씨 할머니다.

서당골경로당은 지난해 10월 모범경로당 표창과 함께 포상금을 받았다. 이를 이용해 어른들은 잔치를 열고 안마기도 구입했다. 이후 예전보다 더 즐겁게 건강까지 챙기며 경로당을 이용했고, 그 모습을 본 이씨가 ‘고향의 봄’에 가사를 붙여 부르고 있는 것이다.
“즐거워 보였어요. 그래서 그 모습이 좋아, 또 앞으로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죠. 이후부터 모이면 수시로 부릅니다.”이씨의 말이다.

서당골에는 16호 30여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중 65세부터 최고 92세 김행자 할머니까지 15명이 경로당을 이용한다. 이외의 주민들도 수시로 경로당을 찾아, 어른들 건강을 챙기고 마을 노래도 함께 부르다보니 가사를 모두 외울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할머니 부군이신 장상훈 씨가 경로당 회장 겸 3구 동계 회장을 맡아 화목한 마을을 만들고 있어요. 겨울에는 새벽에 나와 경로당 보일러를 올려놓죠. 덕분에 저희가 따뜻하게 생활합니다. 이곳은 빌 때가 없어요.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매일 점심을 준비해줍니다. 노래도 부르고, 정말 화목한 곳이에요.” 김춘순(88)할머니 등 경로당 이용 어른들의 한 목소리다.

보고 느끼는 대로 쓰면 되지
이제부터는 이씨 할머니 이야기다. 그는 부여가 고향으로 21살에 서당골이 고향이면서 부여군 공무원이었던 장상훈(86)씨와 결혼해 3남을 두고 생활하고 있다. 3남도 모두 결혼 해 각자의 위치에서 존경받으며, 또 매주 부모 집을 찾는 내로라하는 효자효부다.
이씨는 어릴 때부터 글쓰기 실력이 좋았단다. 이후 바쁘게 생활하느라 글 쓰는 것을 잊었다가 다시 시작했다. 집을 지어준 자녀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모심’, 자녀 키우는 법, 노인대학 강의 교본도 정리·배포하기도 했다. 노인대학 교본은 일본에도 소개됐다.  자서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 서당골 경로당 회원들이 ‘우리 부락 단가’를 흥겹게 부르고 있다.
노인대학회장을 맡을 정도로 활동적이었던 그는 봉사에도 앞장섰고, 덕분에 충청남도 인물 중 한 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언변이 좋아 학교, 교육연수원 등에서 강의도 했었다.
“남편이 부여군 공무원이어서 그곳에서 25년 살았어요. 퇴임 후 고향으로 왔죠. 그래서 부여에서 활동을 많이 했죠. 이젠 나이도 있어 줄이고 마을 어른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보고 느낀 대로 쓰니 어렵지도 않고요.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야죠.”  

남편인 정 회장도 서당골은 옛날 산동 4개면 사람들이 와서 글을 읽고 배우던 서당이 있던 곳이라고 전한다. 귀족 배움터인 성사봉, 글을 읽던 태자봉, 놀이터인 왕자봉이 자리한 곳으로 부지런하고 인심 좋은, 착한 사람들이 살고 있단다. 
‘날마다 모이는 곳 우리 부락 경노당/ 사랑으로 뭉쳐진 빛나는 모임/ 변치말자 굳은 약속 맹세하면서/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 사랑하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생각을 하네/ 아~아 정다워라 서당골 경노당.’ 이씨 할머니가 지은 ‘우리 부락 단가’의 1절 가사다. 서당골 경로당 회원들은 오늘도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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