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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둥지를 튼 사람들 - 비봉면 양사리 석두환·박희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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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둥지를 튼 사람들 - 비봉면 양사리 석두환·박희순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10.24 11:05
  • 호수 11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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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농원 조성 꿈꾸며 행복하게 살아요

오늘은 석두환(58)·박희순(56·비봉면 양사리) 씨 부부를 소개한다. 이들은 각각 평범한 직장인으로, 주부로 생활하다 청양으로 귀농해 ‘하니수니블루베리농장’을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농촌에서 흙 만지며 살고 싶었다  
석씨는 대전이 고향으로 대학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후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에서 일하다, 다시 KT에 입사해 중국전자모바일 기술부사장까지 역임한 후 2014년 4월 퇴직했다. 그리고 그해 6월 30일 아내와 함께 청양으로 귀농해 생활하고 있다.
석씨는 퇴직 7년여 전부터 아내와 함께 주말농장을 조성해 가꿨었다. 5평으로 시작해 25평까지 늘렸었고, 30여 가지 채소를 심어 먹고 이웃과 나누곤 했다. 그때 만지던 흙의 느낌이 너무 좋았고, 어쩌면 그것이 귀농의 초석이 된 것인지도 모른단다. 
“퇴직 후 무얼 할까 고민 많이 했지만 섣불리 손 댈 수 없었죠. 그러던 중 여주 기술센터 농업경영전문학교 원예과정과 농협대 특용작물과 입학해 배우게 되면서 귀농을 생각한 것입니다. 퇴직할 때 청양군귀농귀촌학교가 개강된 것도 기회가 됐고, 귀농선배들이 빈집 등을 소개해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귀농 당시 아이들도 외국에 있어서 편히 올 수 있었고요.”
이렇게 귀농 후 이들은 가장 먼저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초청해 집들이를 했다. 주민이 되고자하는 의지였고, 환영을 받았다. 또 주민들은 부부에게 양사2리 5반 반장과 부녀회장을 맡겨 지금까지 그 소임을 다하고 있다.

블루베리 왕대추 등에 도전
이들은 농장을 얻어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했다. 4300여 제곱미터 규모다. 그리고 곧 1만3000여 제곱미터로 늘렸다. 현재 하우스 10동과 노지에 농사를 짓고 있다.
“4300여 제곱미터로는 둘이 하면 벅차고 일꾼을 사자니 애매하더군요. 그런 중에 주변 산이 나와서 구입해 집과 하우스를 지었어요. 확장할 땅은 주민들께서 알아봐 주셨죠.”
이렇게 블루베리를 시작한 이들은 첫해 400kg, 2년째 1500kg, 3년차인 올해도 1500kg을 수확했다. 확장 2년 차인 내년부터는 10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왕대추(990여 제곱미터)도 시작했고, 올 봄에는 눈개승마도 1만5000주 심었다. 운곡 더덕작목반과 함께 더덕(660여 제곱미터)도 공동재배하고 있다.
“주 작목은 블루베리이고 이외에 서 너 가지 더 합니다. 집 주변 농장은 체험위주로, 처음 구입한 농장은 수확 위주고요. 앞으로 농촌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도 만들어 보려합니다. 직거래에 더해 경매와 가공도 신경 써 보고요. 물건만 잘 만들면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받고, 직거래 고객으로도 이어지거든요.”
손익분기점에 오르려면 몇 년은 더 지나야 할 것 같다는 석씨.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귀농을 생각하면서 준비한 기본자금이 도움이 된단다. 귀농 전 혹시 사용할 일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취득한 굴삭기와 지게차 운전 자격증도 농사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단다.

‘시골 사는 이야기’ 전하는 강사
석씨는 강사로도 바쁘다. 자신이 교육받았던 자리에 앉은 또 다른 예비 귀농인들을 대상으로 ‘석이요가 시골 사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에서 그는 블루베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땅은 먼저 구입하지 말 것, 초기 자금 준비할 것, 다재다능한 일꾼이 될 것, 교육에 가능한 참여할 것 등 시골 생활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주민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마을잔치로 인사도 드렸죠. 처음에 살았던 농장이 길가에 있어서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만났고, 하우스 안에 정수기와 커피 등을 가져다 놔 누구나 드실 수 있도록 했죠. 그러다보니 친해지고, 안부도 묻게 되더군요. 귀농귀촌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중점적으로 해 드립니다. 올해 체험농장 한쪽에 교육장도 갖췄고, 이곳에서 귀농귀촌인을 위한 현장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힐링 농원 조성이 꿈이다. 모두에게 농업 체험에 더해 휴식 장소를 제공하고 싶기 때문이다. 가공시설도 만들어 주민들과 함께 행복하게 일하고 싶단다.
“일도 열심히 하고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농장도 조성 해보려고 합니다. 아내가 꽃을 잘 가꾸니 농장 주변에 예쁜 꽃길도 만들고요. 청양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문화생활은 접은 지 오래고 날마다 특근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는 석두환·박희순 씨는 지향(31)·진호(28)씨 남매를 뒀으며, 이들 역시 열심히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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