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7 17:12 (수)
청양 농업의 미래 젊은 농군 – 청남면 왕진리 김준섭·유나래 씨
상태바
청양 농업의 미래 젊은 농군 – 청남면 왕진리 김준섭·유나래 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07.18 10:20
  • 호수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사요? 만만치 않지만 도전할 가치 충분!”

청양의 미래농업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을 소개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김준섭(36·힐링농원)·유나래(32·청남면 왕진리) 씨 부부다.

▲ 방울토마토를 걷어내고 이곳에 멜론을 심었다는 김준섭·유나래 씨. 하지만 얼마 전 내린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부모 대신 농사지으려 귀촌
이들 부부는 청남 왕진리와 서울이 고향으로, 각각 25살과 21살 때 결혼했다. 비교적 어린나이였고 둘 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닐 때였다. 하지만 이들은 결혼 2년여 만에 귀촌을 결심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부친을 대신해 농사를 짓기 위해서다.
그렇게 내려와 10년, 이들은 이제 어엿한 농사꾼이 됐다. 특히 시골에서는 보기 드문 젊은 부부로 주민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 하면서, 미래의 농촌을 이끌 주역으로 생활하고 있다.

“전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부 매니저로 남편은 안산 시화공단 내 전자회사에서 일하다 만나 결혼했습니다. 이후 큰딸 돌 때 제가 먼저 시댁으로 왔고, 남편은 1년 후 서울 직장을 마무리 짓고 왔죠. 시부모님께서 완숙토마토와 논농사도 60여마지기 짓고 계셨는데, 시아버지께서 갑자기 쓰러지시니 시어머님 혼자 농사와 간병을 하실 수 없으셨기 때문이었죠. 그동안 정말 바쁘게 산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어느덧 10년이 지났고요.”유씨의 말이다.

김씨는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안산 시화공단 내 전자부품회사에 입사해 일을 했었다. 그렇다보니 농사는 문외한이었다. 물론 유씨도 서울 토박이어서 농사를 모르기는 매 한가지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농촌 행을 걱정했다. 잘 견딜 수 있을까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이들은 잘 해 나갔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3년 연속 적자 서울로 가고 싶었다
23살 어린 나이에 돌을 갓 지난 딸과 함께 시가로 온 유씨는 시부모를 봉양하면서 농사일도 도우며 생활했다. 그리고 1년 후 고향으로 온 남편 김씨는 먼저 온 아내와 함께 하우스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이들이 처음 시작한 작목은 부모의 뒤를 이은 완숙토마토였다. 귀촌 첫 해 겨울 하우스 6동 4000여 제곱미터에 완숙토마토를 심은 것이다. 하지만 수확은 형편없었다. 장마로 인근 논둑이 터져 물이 하우스를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 다음 수박을 심었지만, 이번에는 사기를 당했다. 장사꾼 말에 속아 너무 싼 가격에 수박을 넘긴 것이다. 그리고 다음해 여름 방울토마토를 심었지만, 이번에는 가격이 너무 떨어졌고 이렇게 3년 연속 적자를 봤다.

“3년 계속 적자다 보니 생활도 어렵고 정말 서울로 다시 가고 싶더군요. 그러다 4년째 겨울 작기 방식으로 방울토마토를 심어 이때부터 복구되면서 마음을 다잡았죠. 이후 수박, 방울토마토, 멜론 농사를 계절에 맞게 심고 수확해 출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6동으로 시작해 2014년에 5동 더 늘려 현재는 11동에 농사를 짓고 있어요.” 부부의 말이다. 

▲ 큰딸 민정 양이 방울토마토 홍보 대사로 나섰다. 그 모습이 참 대견하고 예뻐 보인다.
고소득 목표로 언제나 최선
이들이 적자를 면한 것은 4년째부터. 그리고 이제는 연 8000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쉼 없이 일해야 한다. 
“하우스는 1년 주기로 계속 돌아갑니다. 한 작목을 심어 수확하면 그곳에 또 다른 작목을 심고 그런 식으로 몇 가지를 하죠. 그렇다보니 저희들도 365일 거의 쉬는 날이 없어요. 그래도 요즘은 즐겁게 일합니다. 매년 소득이 오르고 있으니까요. 토마토, 수박, 멜론 등 맛보신분들은 계속 주문도 해 주시고요. 고소득을 목표로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김씨의 말이다.

이들이 이처럼 열심히 농사지은 농산물은 가락동 농산물 시장과 블로그(네이버 블로그 별명·아이디: yoona3742(힐링농원), 직거래를 통해 판매된다. 특히 방울토마토는 무농약 인증을 받은 5명이 함께 ‘청양 꿈의 토마토’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들은 귀촌초 참 많이 싸웠다. 계속되는 적자로 생활이 어려워지니 옥신각신 할 수밖에 없더란다. 하지만 고비를 잘 넘기고 농촌에 적응하면서 살다보니 현재에 이르더라고 전한다. 
“서울로 다시 가서 직장 생활하자 하면서 싸운 것 같아요.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싸우지 않아요. 바빠서 싸울 시간도 없고요.”

새벽 5시 30분이면 일어나 바쁘게 움직인다는 이들. 그렇다보니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고,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전한다.
“언젠가 아이들이 ‘우리는 왜 날마다 집에만 있어’라고 묻더군요.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아팠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리고 주변도 돌아보면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김씨와 유씨는 각각 청남방범대와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3년 전부터 칠갑산 시설원예 영농조합법인 대표도 맡고 있다. 이곳에서는 토마토 수정벌과 친환경 자재 등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시부모를 봉양하면서 민정(10)·나림(7)·혜령(4) 양 등 3명의 공주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논농사 규모를 조금 더 늘리고 싶단다. 축사도 크게 지어 한우를 키워보려고 계획 중이기도 하다. 노후 대비차원이다. 

이들은 또 7월 초 내린 폭우로 빗물을 빼느라 고생했다며, 매년 비가 오면 이처럼 피해를 입는다. 본질적인 문제들이 해결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김준섭·유나래 씨와의 만남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