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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프로젝트-오래된 풍경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 3-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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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프로젝트-오래된 풍경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 3-①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6.07.18 10:18
  • 호수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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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속으로 스며든 주민들의 삶 ‘종로 이화마을’

현 정부 들어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도시재생사업(지역재생사업)이다. 이 사업은 산업구조의 변화 및 신도시·신시가지 위주의 도시 확장 여파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있는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창출함으로써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과거의 부흥기를 되살리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이 사업은 쇠퇴하고 낙후된 구도시를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물리적 정비와 함께 사회적, 경제적 재활성화를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청양군도 지난 2015년부터 사업비 39억 2700만 원이 투입되는 ‘청양읍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2기 균형발전사업 일환으로 구도심 활성화를 도모하는 이 사업은 1970년대 당시의 풍경을 바탕으로 생태하천 복원, 소공원 조성, 도로정비, 주차장 설치 등을 통해 새 관광자원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청양군의 기대대로 새로운 관광자원 및 생활환경 개선의 첨병이 되고 지역의 활기찬 미래를 견인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글 싣는 순서]
1. 청양읍 도시재생사업 추진
2. 도시재생사업의 국외 사례
3. 도시재생사업의 국내 사례
   1)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
   2) 부산시 기장군 대룡마을
   3) 강원도 고성군 왕곡마을
   4) 충남 태안군 대야도마을
4. 청양읍 도시재생사업의 방향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화동 벽화마을은 지난 2006년 탄생했다. ‘아트 인 시티(Art in City) 2006’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된 ‘낙산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에 선을 보였다. 낙산 프로젝트는 문화관광부가 추진한 공공미술 시범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사업 주관은 민간단체 ‘공공미술추진위원회’(아래부토 추진위)가 맡았다. 추진위는 3억5000만 원의 복권기금을 가지고 3개월 동안 화가, 조각가 등 70여 명을 참여시켜 미술작품을 설치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은 시각적 환경개선을 넘어 마을의 역사와 주민의 기억을 모아 작품을 만들었다.

▲ 이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천사의 날개’.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타기 전 이화동은 ‘봉제공장촌’으로 불렸다. 1970년대 동대문 의류시장이 번성하면서 인근 이화동과 창신동에 자연스럽게 의류 제조업자들이 모여든 것이다. 이화동은 달동네였기 때문에 집값이 쌌고 무엇보다 동대문시장과 가깝다는 이점이 있어 한 집 건너 한 집씩 가내 봉제공장이 들어섰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내 의류제조업의 자동화와 저가의 중국 제품에 밀려 사양길을 걸었다.
낙산 프로젝트는 추진 초기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재개발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렵사리 사업추진에 들어간 추진위는 주민참여 방안을 고심했다. 이후 인근 학교 학생들과 경로당 노인 등 주민 수십 명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면서, 주민들과 화가들이 ‘공동작업’으로 동네 계단이나 건물 벽에 그림을 그렸다.
바랜 페인트와 얼룩으로 칙칙했던 건물 외벽과 담장에 ‘재봉틀로 박음질을 하는 미싱공’이나 ‘옷감 원단을 실은 오토바이’ 같이 동네의 역사를 담은 그림을 비롯해 꽃계단, 물고기계단 등이 태어나 마을의 활력소가 됐다.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으로의 변모
이화동 벽화마을은 종로구에 있는 골목길 관광코스 중 11코스에 해당된다. 산책관광의 포인트는 오래된 집들과 비좁은 골목길에서 만나는 70~80년대로의 시간여행이다.
가까운 곳에 문화·예술의 본거지 ‘대학로’가 있고 뒤쪽으로 낙산공원이 있어 ‘서울 경모궁지→ 대한의원→ 구 공업전습소 본관→ 쇳대박물관→ 이화장→ 이화 벽화마을→ 홍덕이 밭 →낙산공원 및 팔각정→ 마로니에 공원 →구 서울대학교 본관’ 코스를 돌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종로구는 ‘골목길 해설’ 프로그램을 도입해 방문객들이 원할 경우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종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주민들이 직접 골목길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역사, 문화, 관광 자원들에 대해 해설을 해주는 종로만의 특화된 정책이다.
종로구는 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종로골목길’을 개발, 관광객들이 편하게 골목길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앱은 자신의 위치를 기반으로 관광코스와 주변 관광지를 지도상에 표시해 실시간으로 관광정보를 제공한다. 스탬프 찍기와 사진 찍기, SNS연동기능을 이용하여 보다 재미있는 관광을 하고 소중한 추억을 더욱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특히 종로구는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도심 속 녹색 공간 확산을 위해 ‘2016 잘 가꾼 집 선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독·다세대·다가구 주택 가운데 주변의 자투리 공간을 꽃, 나무, 화분 등으로 녹색공간이 풍부한 공간으로 잘 가꾸어 놓았거나 종로의 역사성·지역성을 잘 살린 집을 찾아 표창하는 사업이다. 

만들어 놓은 데서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으로 가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화동에 긍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월부터 이화마을의 대표적인 벽화 작품들이 훼손되기 시작한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벽화를 훼손한 용의자들은 모두 이화마을 주민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이 벽화를 훼손한 이유는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시끄럽고, 쓰레기를 버리거나 노상방료까지 하는 등 불편하고 불쾌하다는 것이었다. 일부 주민은 벽화철거를 요구하기도 한다. 또 관광객 때문에 이득을 보는 상인과 나머지 주민들의 갈등과 마찰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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