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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신고까지 한 형님이 나를 찾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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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신고까지 한 형님이 나를 찾다니…”
  • 청양신문
  • 승인 2000.10.08 00:00
  • 호수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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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북한에 살아있다는 소식 들은 운곡면 위라2리 김종갑씨
형님이 북한에 살아있다는 소식 들은 운곡면 위라2리 김종갑씨

【운곡】 “이봐 친구, 죽었다던 자네 형님 살았어. 시방 테레비에 자네를 찾는다고 이름이 나왔어. 얼릉 확인해 봐!”
지난 2일날 아침 운곡면 위라2리 사는 김종갑(66. 사진)씨는 같은 동네 사는 동갑네 이우상씨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동갑네가 텔레비젼에서 북한 적십자회가 우리나라에 보내온 생사확인의뢰자 100명의 명단이 공개되는 방송을 보다가 충남 청양군 운곡면 위라리가 고향으로 부모님이 김순배·김계례(종헌씨는 삼례로 잘못 알고 있음)씨인 북한의 김종헌씨가 남한의 동생 김종갑씨와 사촌동생 김종성(61)씨를 찾는다는 보도를 보다 전화를 한 것이다.
6·25 때 의용군으로 끌렸갔던 형님 종헌(69)씨가 살아있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함께 의용군에 갔던 사람들이 그당시 살아 돌아와 폭격맞아 죽었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어 기다리고, 기다리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8년전에 더는 기다리기가 가슴 아파 사망신고까지 했는데 더욱이 김해김씨 종손인 형님이 살아있다니 믿기가 어려웠다는 김종갑씨.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을 가다듬고 그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다 5일날 아침 서울적십자사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했다고 한다.
“만나게 된다면 제일 먼저 아버님, 어머님 제사날과 산소 위치를 일러주고 싶고 산소에다 석물도 해 놨다고 말하고 싶어요. 또 제일 궁금한 것은 조카는 몇명이나 두었는지 우리 형님을 모시고 산 형수님은 어떤 분인지도 묻고 싶구요”
김종갑씨는 종손인 형님이 돌아가신 줄 알고 본의아니게 종손 노릇하며 집안 일을 이끌어온 사람답게 집안 내력부터 형님께 일러주고 싶다고 했다.
종갑씨가 16세때 몸체는 컸지만 얼굴이 이쁘고 성격이 온순했던 형님 종헌씨는 19살로 의용군으로 끌려갔는데 같이 갔던 사람들 중 살아서 온 이가 전한 말에 의하면 수원 무슨 초등학교가 폭격을 맞았는데 그때 거기 있었다고 전해 죽은줄로 알고 살았다고 한다.
종갑씨의 부친 김순배옹(14년전 사망)은 기미년에 운곡 만세운동에 가담해 일본헌병대에서 태형을 당했던 분인데 돌아가실 때까지 형님을 잊지 못해 가슴앓이를 했고 8년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도 역시 마찬가지 였다고.
종갑씨와 결혼해 집안살림을 이끌어온 부인 김정현(63)씨는 남편이 독신아들인줄 알고 살아왔다고 하는데 부모님을 잘 봉양해 효부상을 받기도 했다.
북의 종헌씨가 찾는 사촌동생 종성씨는 현재 예산에 살고 있으며 사촌들은 아버지 형제가 4형제로 다 돌아가시긴 했지만 세분의 작은아버님 아들들이 종성씨를 비롯 7명이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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