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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농업의 미래 젊은 농군 – 운곡면 위라리 최주호·승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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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농업의 미래 젊은 농군 – 운곡면 위라리 최주호·승호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06.20 11:18
  • 호수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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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 이으며 고액연봉도 받는 ‘행복한 형제’

고령의 노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농업 농촌의 현실. 하지만 최근 농촌에 2030세대를 주축으로 한 젊은 농업인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청양 토박이 농군의 자녀들로, 이들은 기존 부모가 일궈온 농작물에 새로운 작목을 더해 농사를 짓고 있다. 청양의 미래농업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을 소개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최주호(31·사진 왼쪽)·승호(30·운곡면 위라리)씨다. 도시로 떠나려 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부모 곁에서 농촌을 지키며 오히려 도시인들을 불러들이겠다는 각오로 일을 하고 있다.  

가업 이어 준 두 아들 ‘고마워’
주호·승호 씨는 형제다. 위라리에서 태어나 9대 째 고향을 지키고 있는 최재용(61·송조농원)씨와 화성이 고향인 김기숙(55)씨의 아들로 모두 운곡초, 청양중·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첫째 주호 씨는 충남도립대학교 토목과에 입학했지만 1년 후 자퇴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였고 곧 도시로 나가 다른 일을 잠시 했었다. 그러다 군 입대 후 미래에 대해 잠시 고민했으며, 부모의 일을 돕자는 결론을 내리고 제대 후 고향으로 들어왔다. 이후 농촌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와 체험객들을 위한 농장투어와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전반적인 관리를 맡아 왔다.

둘째 승호 씨는 고교에서 식품가공학을 공부했고, 홍성 혜전대학 외식경영과에 입학해 공부를 마쳤다. 그리고 제대 후 바로 고향으로 들어왔다. 취업의 기회를 모두 뿌리치고서였다. 이후 어머니와 함께 전공을 살려 새로운 요리 개발 등 먹을거리를 전담해 왔었다. 우리음식연구회와 충남식생활지도자연구회원으로도 활동한다.
“큰 애는 사교적이고 둘째는 아내의 요리 솜씨를 닮았어요. 그래서 일을 나눠서 맡겼었죠. 잘하더군요. 부모의 일을 잇겠다고 결정해 준 아들들에게 고마워요. 무엇보다 일을 즐기며 하는 것 같아 더 기쁩니다.” 아버지의 말이다.

체험 농장관리 업무 분담 확실
부친 최씨가 운영하는 송조농원은 농촌체험형 농장이다. 2004년 12월 문을 열었고, 흑염소·돼지 등을 방목해 키우고 있다. 이를 이용해 음식을 선보이는 것으로 시작, 현재는 농촌체험과 마을 투어형식으로 농원을 운영해 가고 있다.
방문객들은 1박 2일, 2박 3일 머물면서 흑염소·돼지고기 요리와 건강 밥상을 만난다. 가축들이 방목해 생활하는 농장을 둘러보고, 갖은 채소를 수확해 보는 등 체험도 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전국에 제법 소문 난 농촌체험농장이 됐다. 그 가운데 주호·승호 씨가 있다. 

주호 씨는 9년째 농장 일을 해 오고 있다. 주 업무는 대외적인 손님관리와 체험 가이드다. 부친의 일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동생 승호 씨는 농장관리를 맡고 있으며, 어머니와 함께 체험객 음식도 담당하고 있다. 올부터 정육점 허가를 내 직접 초식돈(풀을 먹인 돼지)도 키워 판매하고 있다. 일을 분담해 하는 것이다.
“한동안은 100만원 월급을 받았어요. 그러다 몇 년 후부터 주급으로 받고 있습니다. 매출의 10%정도에 농산물 판매액과 체험객 외 일반 손님들의 식사 분은 제가, 동생도 총 매출의 10%에 가공소득과 정육점 소득 등을 더해서 받습니다.”형의 말이다.

이렇게 계산해 그동안 이들이 최고 많이 받았던 주급은 각각 250만원 정도였단다. 연봉으로 합산하면 대기업 과장 보다 많은 금액이다. 물론 이렇게 많은 주급을 받기 위해서는 눈 코 뜰 사이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새벽부터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야한다는 것. 때문에 정말 힘들지만, 일한 만큼 소득도 오르니 열심히 하게 된단다. 

행복한 농장 함께 만들어요
이들은 각각 꿈이 있다. 우선 주호 씨는 매년 팜스테이 축제를 개최하고 싶단다.
“일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단순히 방문객들에게만 먹을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농장이 아닌, 초청해 농원에 머물면서 농사부터 문화체험까지 다양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개최해 보고 싶어요. 아직 시작은 못했지만, 곧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승호 씨는 돼지뿐 아니라 다양한 가축을 방목해 풀로만 키워보고 싶다고 말한다.
“저희 농장에 있는 돼지는 풀만 먹고 자랐어요. 그럼에도 충분히 살도 찌고 손님들께서 맛있다고 하시죠. 돼지가 풀만 먹고 자랄 수 있을까 걱정 했었어요. 관련 자료도 많이 찾아 공부도 했죠. 이젠 자신 있습니다. 다른 가축도 풀만으로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들은 이렇게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또 이런 과정을 거쳐 먼 훗날 ‘송조랜드’를 조성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처음에 잠시 후회도 했었어요. 하지만 2년 정도 후부터는 생각이 바뀌더군요. 경제적으로 넉넉했고 시간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 좋았죠. 정년도 없고, 또래보다 앞서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도시로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부모님께서 고생을 참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지금의 송조가 있는 것이고, 저희들도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고, 그래서 저희뿐이 아닌 방문객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농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양군4-H연합회원이기도 한 이들은 현재 생활에 100% 만족한단다. 탄탄한 기반 위에 더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또 지금처럼 가족 모두 건강하게, 그리고 하루 빨리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소망이란다. 가업을 이으며 고액 연봉도 받는 행복한 형제 최주호·승호 씨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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