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청양농업의 미래 젊은 농군 – 정산면 용두리 김서겸씨
상태바
청양농업의 미래 젊은 농군 – 정산면 용두리 김서겸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06.07 10:36
  • 호수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축 전공한 요리사에서 전문 농사꾼으로

고령의 노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농업 농촌의 현실. 하지만 최근 농촌에 2030세대를 주축으로 한 젊은 농업인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청양 토박이 농군의 자녀들로, 이들은 기존 부모가 일궈온 농작물에 새로운 작목을 더해 농사를 짓고 있다. 청양의 미래농업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을 소개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김서겸(33·정산면 용두리) 씨다. 

한·중·양식 조리사 자격 취득
김서겸 씨는 정산면 용두리가 고향으로 김영국(62) 씨와 대치면 수석리가 고향인 김기희(62)씨의 3형제 중 둘째다.
정산초·중학교를 거쳐 천안공고와 두원공과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한 그는 건축 캐드와 도장 기능사 자격 취득 후 관련 회사에 입사했었다. 하지만 오래 근무하지 않았다. 
“부모님 권유였어요. 남자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하셔서 건축을 전공했죠. 하지만 졸업 후 일을 시작했는데 재미가 없더군요. 적성도 안 맞고요. 그래서 과감히 그만 뒀습니다.”

▲ 김서겸씨가 브로콜리 모종을 소개하고 있다. 브로콜리는 얼마 전 암 수술을 한 아버지를 위해 키우기 시작했단다.
이후 그는 곧바로 다른 일을 시작했다. 전혀 다른 분야인 퓨전 레스토랑 요리사였다.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부모의 권유로 잠시 접었던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이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 졸업 후 양식·한식·중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었어요. 덕분에 요리사로 바로 일할 수 있었고, 대전 퓨전식당서 1년, 양식전문식당서 3년 근무했습니다.”
그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4년 여 계속하다 보니 몸 곳곳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단다. 힘든 만큼 보상도 충분하지 못했다.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건강도 회복할 겸 고향으로 내려와 눌러 앉게 됐다고 말한다.

“고향으로 온다고 하니 특히 어머니께서 싫어하시더군요. 하지만 강행했고, 벌써 3년이 됐네요. 시골로 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요리를 좋아하고 미련도 있지만 직원으로는 더 이상 못할 것 같아요. 직접 경영하는 방법도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부담도 크고요.”

일한만큼 소득 마음도 편해
그는 이렇게 고향으로 온 후 건강을 챙기면서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지었다.
“부모님께서 220여 마지기에 벼농사를 지으셨고, 10마지기에 고추·깨·배추 등을 심으셨어요. 논두렁에 서리태도 심어 1년에 약 1800kg 정도 수확했죠. 2중 하우스에서 고추모, 토마토, 수박, 참외, 오이 등 모종을 키우고 있어요. 올부터는 브로콜리도 시작했고요. 이외에도 많이 하셨고, 연 1억 이상 소득을 올렸습니다. 그 일을 도와드렸어요.”

그는 어릴 때부터 농사를 접했다. 천안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주말에 집으로 와 일을 도왔다. 때문에 어지간한 농사는 물론 농기계도 다룬다.
“농사에 취미가 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건강 회복 후 도시로 다시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농사를 짓다보니 마음도 편하고 건강해지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정착하자 마음먹었죠. 직장인들처럼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돼 좋아요. 일한 만큼 소득도 늘고요. ”
그는 벼와 밭작물 위주의 농사여서 겨울이면 쉴 수 있어 좋다고도 말했다. 덕분에 도시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헬스, 배구 등 취미활동도 시작했단다.

▲ 볍씨작업을 하고 있는 김서겸 씨.
‘적성에 맞고 고소득 자신도’
올해로 세 번째 농사를 직접 짓는 그. 그를 만나러 간 날도 한 참 농사 준비로 바빴고, 이웃 주민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다.
“부모님께서 하시던 것 외에 특수작물 하나 더 해보고 싶어요. 농번기와 겹치지 않는 작물로요. 요즘 고민 중입니다. 고향으로 와 2014년에 4-H 연합회에 가입했고 회원들에게 큰 도움 받고 있습니다. 이장님도 많이 도와주시고요. 적성도 맞고 고소득도 자신 있습니다.”

그는 요즘 농사 준비에 더해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겼다. 지난 3월 췌장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는 부친의 건강이다.
“10년 전 위암 수술 후 건강하셨는데 지난 2월 췌장암 판정을 또 받으셔서 수술하셨어요. 7남매 중 셋째로 아버지께서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어머니도요. 그런데 이렇게 아프시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요 쾌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언제나 최선
그는 긍정적이다. 농사도 같은 마음으로 짓고 있다. 아직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그는 쓸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부모에게서 용돈처럼 타서 쓴단다.
“부모님께서 제 이름으로 땅을 사주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좋다고 말씀드렸죠. 농사꾼에게 땅은 농사발판이잖아요. 농사만 짓다보니 딱히 돈을 쓸 일도 없고요. 거의 나갈 일이 없으니까요.”
건축을 전공한 요리사에서 전문 농사꾼이 된 그는 부모를 도와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다. 또 할머니 명을례 씨를 도와 채소 모종도 열심히 키우고 있다.

“할머니께서 92세 신데도 직접 모종을 키우세요. 또 정산 장날이면 챙겨 가 판매를 하시죠.  장에 가서 사람들 구경하고 돈도 벌 수 있어 좋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말리지 않고 장에 모셔다 드립니다. 할머니, 부모님, 저도 모두 건강하게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라는 김서겸씨는 마지막으로 농산물 값이 안정 돼 농부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