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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성화·차별화로 전통시장 자생력 키워나가야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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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성화·차별화로 전통시장 자생력 키워나가야 ⑤
  • 박미애 기자
  • 승인 2015.12.14 11:14
  • 호수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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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이야기를 입은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글 싣는 순서]
1. 신기통보로 활기 찾은 시장
2. 시장과 예술이 만난 멋진 하모니
3. 조용했던 시장을 들썩이는 야시장으로 바꿔
4. 온 국민이 단골 되는 매력 넘쳐
5. 전통시장, 이야기를 입다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전국 1500여 개의 전통시장이 시설 낙후와 대형마트 등의 등장으로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시장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충남도에는 2014년 말 기준으로 66개의 전통시장(상설 48곳, 정기 18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년 사이 매출이 31.5%나 급감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청양 또한 다르지 않다. 급감해가는 매출에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고, 시장 상인들은 갈수록 울상을 짓고 있다.

전통시장이 이러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운영해야 간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통시장에 테마를 입히고 특성화 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또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중심으로 글로벌명품시장·문화관광형시장·골목형시장 육성사업 등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을 발굴·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청양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특유의 특성화와 차별화로 자생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전국의 우수한 전통시장 사례를 둘러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전통시장이 지역 경제의 근간으로 더욱 튼튼히 뿌리 내리고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으로 활성화 시켜나갈 수 있도록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번호에서는 먹을거리로 특화된 골목형 시장으로 이목을 사로잡은 ‘충북 청주 서문시장(회장 김상돈)’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신기통보로 활기 찾은 시장
2. 시장과 예술이 만난 멋진 하모니
3. 조용했던 시장을 들썩이는 야시장으로 바꿔
4. 온 국민이 단골 되는 매력 넘쳐
5. 전통시장, 이야기를 입다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6. 전통시장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산다

지금까지 소개한 인천 신기시장, 수원 영동시장, 광주 대인예술시장, 서산 동부전통시장이 문화관광형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전통시장이라면, 이번에 만나볼 청주 서문시장은 골목형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골목형 시장은 시장만의 고유한 개성과 특색이 빛나는 곳으로 살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 등의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시장이다. 현재 총 73곳의 골목형시장이 선정, 저마다의 특성을 자랑하고 있다.
골목형시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청주 서문시장은 ‘삼겹살’이라는 먹을거리로 특화된 시장이다. 이제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는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서문시장상인회 김상돈 회장(충주돌구이 대표)과 삼겹살거리 제안자 김동진 대표(함지락대표)가 있다.

▲ 삼겹살 가게가 밀집해 있는 거리라는 것은 간판만 봐도 알 수 있다.
쇠락했던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되다
서문시장은 지난 1964년 조성된 이래 30년이 넘도록 청주를 대표하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고속버스 터미널이 이전하고 대형마트가 입점하면서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전통시장으로서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100여 곳이 넘던 상점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몇몇 상점들도 소매점이 아닌 도매점으로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때 청주시는 1998년 민선 2기가 출범하면서부터 청주의 대표음식 만들기에 고심했다. 야심차게 식품영양학과 교수들과 시민단체,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청주한정식을 청주 대표음식으로 내놓았는데, 이미 전국적인 선점효과를 확보한 전주 한정식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차별화되지 않은 품목으로는 홍보효과를 볼 수 없는 시장 현실을 무시한 결과였다.

이때 나선 것이 바로 삼겹살거리 제안자 김동진 대표다.
예부터 청주에선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에 소금을 뿌리거나 간장소스에 담갔다가 구워먹는 삼겹살 요리를 즐겨 먹었다. 삼겹살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기 전부터 생고기를 불판에 굽는 음식문화가 청주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를 근거로 김 대표는 민선5기 당시 청주시 시장을 찾아가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으로 삼겹살의 국민적 대중성, 65만여명의 인구에 1천여 곳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청주삼겹살 식당의 지역 경쟁력,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구워먹는 청주특유의 삼겹살 음식문화 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삼겹살 특화거리 조성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도심공동화로 시장 기능을 거의 상실한 서문시장에 삼겹살거리를 조성할 경우 사업비용은 물론 주민 반발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김동진 대표는 “시민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마땅히 지역적이고 대중적이며 개성적인 서민음식을 선호했지만 청주시는 보여주기 위한 음식, 그럴듯한 음식을 개발하려고 했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을 청주 대표음식으로 선정한다면 실패할리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렇게 청주시장은 서문시장을 삼겹살 거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시장 상인회와 접촉했다. 마침 상인들도 어떤 식으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청주시는 도로 정비사업과 간판제작비 지원, 주방기구 구입비 지원 등의 지원책을 통해 상인회를 도왔고 소규모 영세업자들이 입점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지원을 받아 15곳의 업소가 개업을 하면서 서문시장은 2012년 삼겹살 거리로 그 문을 열게 된다.

▲ 지난해 대통령이 방문, 대통령 마케팅으로 하루 매출이 40%나 올랐다는 서문시장.
대통령 마케팅으로 홍보효과 톡톡
이렇게 탄생한 청주 삼겹살 거리는 초기부터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전통시장을 음식 특화거리로 재탄생시켰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청주지역만의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전국에서 방문이 줄을 이었다.
상인회에서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3월3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실시되는 ‘삼삼데이’ 이벤트와 맞물려 대규모 홍보행사를 기획, 삼겹살거리를 홍보했고 1만여 명의 손님들이 찾는 등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매월 3일 ‘삽겹살데이’ 할인행사를 치러 지속적으로 홍보를 했다. 삼겹살 상인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대외 봉사활동과 홍보활동 또한 시작했다.
김상돈 상인회장은 “매달 3일 삼겹살데이가 되면 삼겹살을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 한다”며 “덕분에 청주에서는 계모임 날짜가 매달 3일로 바뀌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특히 삼겹살 거리에서는 수입돼지고기나 냉동육이 없다. 14개 점포 모두가 청주산 생고기만 사용 한다”며 삼겹살 거리만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상인회의 꾸준한 활동과 청주시의 지속적인 지원, 시민들의 애정 어린 방문에 힘입어 청주 삼겹살 거리는 이제 대한민국 내에서 삼겹살에 관한 한 압도적인 선점효과를 누리게 됐다.
특히 지난해 7월1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으로 삼겹살거리는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전국적인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그 덕분인지 최근 들어 주말에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늘고 있고, 단체 관광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서문시장은 삼겹살 거리에 이어 풍물야시장으로 또 다른 이색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서문풍물야시장으로 이목집중
김상돈 회장을 비롯한 상인회원들은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월 8일에는 서문 풍물야시장을 개장했다.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아케이드 내 150m 구간에서 운영하는 서문 풍물야시장은 서문시장상인회(서문풍물야시장사업단)에서 주최하고 청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후원하고 있다.

풍물야시장 운영을 위해 설치된 이동식 점포는 모두 26곳. 청년창업자, 다문화가정, 한 부모 가정 및 저소득층 등 다양한 계층이 사장님이다. 이 곳에서는 청주를 대표하는 직지 빵부터 왕스테이크, 문어꼬치, 우즈베키스탄 밥상, 짜조 국수 등 이색 먹거리를 몇천 원에 맛볼 수 있고 공예 관련 물품, 의류, 액세서리도 살 수 있다. 연중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이동식 점포가 줄 수 있는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먹을거리의 안전성 확보와 위생적 관리를 위해 ‘이동판매대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시설기준 적용 특례 운영규정’ 훈령을 제정, 적법한 야시장 운영을 위한 기틀도 마련했다.
이 때문에 이색 먹을거리를 찾는 젊은 층과 화려했던 옛 풍물야시장을 기억하는 중잔년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덕분에 주변 상가들 또한 매출이 오르며 풍물야시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또 유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로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길거리 공연(버스킹), 마술쇼, 기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상돈 회장은 “내리막을 걷던 서문시장의 부활을 위해 삼겹살거리를 개장했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결과 지금은 청주지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점포수가 당초 목표보다는 적지만 건물주들을 상대로 1시장 1특화사업의 장점을 알리고 설득해 더 많은 가게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삼겹살 거리를 더욱 키우겠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풍물야시장 또한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유동인구가 늘면서 침체됐던 시장과 주변 상권의 활력이 증진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노력하고 발전해나가는 서문시장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애정 어린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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