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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성화·차별화로 전통시장 자생력 키워나가야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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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성화·차별화로 전통시장 자생력 키워나가야 ③
  • 박미애 기자
  • 승인 2015.11.30 10:11
  • 호수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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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들썩이는 야시장 ‘광주 대인예술시장’
             [글 싣는 순서]
1. 신기통보(엽전)로 활기 찾은 인천 신기시장
2. 시장과 예술이 만난 멋진 하모니 수원 영동시장
3. 들썩이는 야시장 ‘광주 대인예술시장’

전국 1500여개의 전통시장이 시설낙후와 대형마트 등의 등장으로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시장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충남도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6개의 전통시장(상설 48곳, 정기 18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년 사이 매출이 31.5% 급감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청양 또한 다르지 않다. 급감해가는 매출에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고, 시장 상인들은 갈수록 울상을 짓고 있다.
전통시장이 이러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운영해야 간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통시장에 테마를 입히고 특성화 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또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중심으로 글로벌명품시장·문화관광형시장·골목형시장 육성사업 등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을 발굴·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청양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특유의 특성화와 차별화로 자생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전국의 우수한 전통시장 사례를 둘러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전통시장이 지역 경제의 근간으로 더욱 튼튼히 뿌리 내리고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으로 활성화 시켜나갈 수 있도록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번호에서는 야시장을 통해 활성화를 도모해가고 있는 ‘광주 대인예술시장(회장 홍정희·광주 동구 대인동 소재)’을 소개한다.

             [글 싣는 순서]
1. 신기통보(엽전)로 활기 찾은 인천 신기시장
2. 시장과 예술이 만난 멋진 하모니 수원 영동시장
3. 들썩이는 야시장 ‘광주 대인예술시장’
4. 온 국민이 단골 되는 매력 넘치는 시장
5. 전통시장, 이야기를 입다 
6. 전통시장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산다

광주 대인시장은 원래 6.25전쟁 후 광주역 인근 공터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생긴 난전 시장으로, 약 6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광주 최초의 재래시장으로 시장 생성 초기만 하더라도 근처는 역과 시외버스터미널, 시청, 은행 등이 존재하는 광주 제1의 번화가였다. 덕분에 시장은 항상 북새통을 이뤘고,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서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팔 물건이 없어서 걱정할 정도였다.

광주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손꼽혔던 대인시장이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한건 80년대 후반. 역과 터미널 등이 이전하고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등이 인근에 들어서면서부터다.
2000년대에는 많은 상인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밖으로 빠져나갔다. 350개 점포가 존재하던 시장이었는데 과반수의 상인들이 다 떠나고 더 이상 오갈 데 없는 상인들만 남아 겨우겨우 버텨나가고 있었다.

▲ 대인시장에서는 매일 1~2시간씩 라디오 방송이 진행된다. 사진은 행복라디오 방송국 일일 DJ로 나선 홍성희 회장의 모습.

홍정희 상인회장은 “과거 아이들과 자주 시장을 방문했었는데 시장만 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사람에 치여 장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다녀야 할 만큼 북새통을 이루던 시장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홍 회장은 “그런데 귀농해(2003년) 다시 마주하게 된 시장은 예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며 “오가는 사람은 없고 빈 점포는 수두룩하며 상인들은 생기를 잃어 정말 혼이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그런 상인들의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며 당시의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자꾸만 생기를 잃어가던 대인시장, 비록 과거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시장 상인들의 얼굴에 미소라도 되찾아 주고 싶어 상인회장으로 나섰다는 홍 회장. 홍 회장은 그때부터 시장 살리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 상인이 즐거워야 시장이 살아난다는 취지 아래 시장상인들을 위한 각종 여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상인앞치마공연단팀은 노래연습에 한창이다.

2008년 비엔날레에서 재기 가능성
상인들의 절박한 심정과 홍 회장의 바람 덕분이었을까 2008년부터 대인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7회째를 맞는 광주비엔날레(국제미술전람회) 행사 장소로 대인시장이 물망에 선택 된 것이다.
당시 광주비엔날레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내에 빈 가게들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복덕방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비어있던 점포를 5명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작업·전시공간으로 임대해준 것이다. 그 결과 시장 안에 예술품 전시공간이 마련되는 특이한 모습이 연출됐고 시장상인들과 예술가들의 만남이 이뤄졌다.

당시 예술가들은 시장에 머물며 시장 곳곳에 벽화를 그려 넣었고, 비엔날레 기간 내내 방문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비엔날레를 보러온 관광객들이 벽화를 보러 일부러 시장을 방문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홍 회장은 “비엔날레로 인해 시장 상인들이 돈을 번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상인들이 그렇게 방문객들을 반기더라고요. 사람 하나 오가지 않던 곳에 사람이 오가니 그것만도 너무 즐겁다는 거예요”라고 전했다. 

그렇게 전통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한 홍 회장은 광주시의 협조를 얻어 즉각 대인시장 살리기에 돌입했다. 2009년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기존 상품에 예술가들의 작품을 함께 팔도록 주선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또 일부 작가들은 비엔날레가 끝난 뒤에도 점포를 임대해 작품 활동을 계속했고 그렇게 지금의 대인예술시장을 만들어냈다.
예술장터가 거듭될수록 기존 상인들은 물론이고 예술가나 시민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며 오랜만에 시장에 활기가 돌게 됐다.

예술과 시장의 결합 별장 야시장
탄력을 받아 지난 2011년에는 ‘별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별장은 별별 장터의 줄임말로 별의별것이 다 있는 장터라는 뜻으로 전통시장에 예술을 접목한 특화시장이다.
별장에서는 밤이 되면 음악공연이 펼쳐지고 예술가들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야시장으로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별장을 열기 전까지 350여 곳의 점포 중 과반수가 문을 닫을 정도로 얼어붙어있던 상권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빈 점포들이 하나 둘 채워지기 시작했고 시장이 활기를 얻었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별장 야시장은 원래 6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둘째주 금·토요일에 열던 것을 올해는 1월부터 시작했다. 매회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도심 속의 명소로 거듭난 만큼 광주시와 대인시장이 야시장 개장 횟수를 늘린 것이다.

별장 야시장의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 대인예술시장에서는 40여 명의 예술 작가들과 청년 상인들이 점포를 빌려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별장이 열리는 동안 자신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과 음식들을 내놓는다. 상인들의 점포 사이사이에 예술가들과 청년상인들이 좌판이나 무대를 꾸미는 형태다. 판매품들도 유화부터 드로잉·소품 등 다양하다. 손님들의 초상화나 캐리커처를 그려주거나 공예·조각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작가들도 많다. 야시장은 먹을거리가 풍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인들의 협조를 얻어 각종 먹을거리를 즐비하다. 예전부터 음식솜씨 좋기로 유명했던 대인시장이었기에 걱정이 없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시장 상인과 젊은이들의 합작
물론 처음부터 상인들이 별장 야시장을 반긴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무슨 예술이냐며 시큰둥했고, 야시장이 되겠느냐며 협조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1년여의 설득과 실제로 야시장에 참여한 상인들의 넉넉해져가는 주머니 사정을 체감하게 되면서 이제는 너도나도 앞 다투어 참여하고 있다고.

청년 작가와 상인들의 유입, 시장 상인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야시장의 성공 원동력으로 꼽는 홍 회장. 그는 “젊은이들은 창조적인 생각도 뛰어나고 고객의 취향을 빠르게 반영하는 등 변화에 앞서나간다. 앞으로 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젊은이들의 유입이 아닐까 생각 된다”며 “더불어 시장 상인 한명 한명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가 시장의 성패를 판가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많은 시장상인들이 실패주위에 물들어 있다. 그것을 탈피해야한다”며 “특히 상인들이 대형마트 때문에 어렵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대인시장도 문화와 예술을 접목시키고 야시장을 통해 살아났다. 대형마트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시장에서 하면 된다.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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