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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농·식품 6차 산업으로 억대 연봉 올리자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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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농·식품 6차 산업으로 억대 연봉 올리자 ⑪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5.11.02 15:16
  • 호수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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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우수사례…전통 장맛 재현하는 ‘뒤웅박 고을’

충남도 곳곳에서 6차 산업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례를 둘러본다. 이를 통해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잘사는 농촌의 미래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떤 어려움을 겪어내야 했는지도 알아본다. 이번 호에는 6차 산업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뒤웅박고을’을 소개한다. 뒤웅박고을의 과거와 현재를 전시하고 있는 세종전통장류박물관 이옥임 관장과 이승재 학예사를 만났다. (이하 뒤웅박고을)

[글 싣는 순서]
1. 남보다 먼저 도전 고소득 자리매김
2. 타 지역 6차 산업화 우수사례(2-8)
-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배일길 ‘뒤웅박고을’
3. 군내·외 6차 산업화 우수사례를 통해 본 청양군의 나아갈 길

어머니 장맛 보전 위해 설립
뒤웅박고을은 100% 국산 콩을 이용한 장류 제조 및 판매, 각종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6차 산업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 장류를 포함한 한국의 발효식품, 이를 담는 과정은 물론 우리나라 고유의 옹기 등과 관련한 역사적 기록을 모아 놓은 박물관 운영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연간 15만 명이 찾는 농가맛집(식당) ‘장향관’은 기존 사업에 융·복합 돼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장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콩을 지역 농가에서 전량 매입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곳은 설립자인 손동욱(80) 회장이 어머니의 장맛을 보전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부천서 목재회사를 운영하던 손 회장은 당초 제2공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현재의 뒤웅박고을 땅을 구입했다. 4만여 제곱미터 규모다. 하지만 계획을 변경해 전통 장류 생산단지를 조성했다.

▲ 이옥임 관장
“이곳은 원래 PVC를 생산하던 공장이었답니다. 이곳을 장 생산단지로 바꿔버린 것이죠. 어머니께서 담근 집장을 좋아했던 회장님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죠.” 손 회장의 처제이면서 목재회사 창립멤버인 이옥임 씨의 말이다. 이씨는 올 1월 뒤웅박고을 내에 있는 세종전통장류박물관장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고 있다. 
손 회장은 효자였고 유독 어머니가 담근 장을 좋아했다. 그 맛을 잊지 못하겠다고 말을 할 정도였다. 그 때문인지 된장을 즐겨 먹었고, 맛있는 장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중 ‘장을 담가 먹는 집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고, 이러다가는 집 된장을 못 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그는 직접 장을 만들기로 결정하게 된다.
“장소를 물색하러 곳곳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돌아다녀 봐도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더군요. 이곳은 구입 후 1년 정도 비어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적극 추천했고, 결정했습니다. 1990년대 초였고, 이후 15년 동안 투자해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손 회장은 목재사업을 계속하면서 제2공장 부지에 장류 생산단지를 조성해갔다. 조경 및 경관조성을 위한 소품 구입 등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효자였던 그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시비를 세웠고, 장독대가 보이는 자리에 동상도 세웠다. 또 ‘만년을 이어갈 어머니의 장’을 내용으로 한 시비 밑에는 타임캡슐을 묻기도 했다. 이렇게 뒤웅박고을이 탄생했다.

지역 농가에서 전량 구입 ‘상생’
뒤웅박고을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옛날부터 마을 어른들이 ‘된박’고을이라고 부르는 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 뒤웅박을 닮은 마을에서도 힌트를 얻었다. 이렇게 탄생했고, 2006년부터 이곳에서는 손 회장 어머니의 손맛을 재현한 장을 담기 시작했다. 특히 처음부터 콩 100가마를 사용해 장을 담갔다. 시작부터 왜 이렇게 많은 양을 담갔을까, 이유는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서였다.

▲ 1200여 가마의 콩은 이처럼 메주로 띄워 말려진다. 그 모습이 장관이다.
“2006년 당시 국가에서 장수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어요. 이에 우리 마을도 ‘장수마을’을 유치하자는 목표가 있었고, 그 일환으로 노인들에게 일감을 주자는 취지에서 100가마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였고, 이곳 청솔마을 어른들께서 교대로 오셔서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할머니들은 콩 고르기부터 메주 만들기까지, 할아버지들은 짚을 꼬는 일 등을 하시도록 했죠.”이 관장의 설명이다.
처음부터 100가마의 콩으로 장을 담갔지만 전량 판매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뒤웅박고을에서는 이후에도 매년 양을 늘려갔고, 그 결과 지금은 연 1200여 가마의 콩을 수매해 장을 담가 1200여개의 옹기에 보관하고 있다. 
뒤웅박고을에서는 또 청송리 장수마을에서 생산되는 대원콩과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 맑고 깨끗한 암반수를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가 2년 이상 장독에서 숙성 시킨 후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고객들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된장, 간장, 고추장 등에서는 담백한 집장 고유의 맛이 난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뒤웅박고을에서 사용하는 콩은 모두 지역 농가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또 다른 곳에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수매해 드리고 있어요. 이에 다른 상인들은 저희가 콩 값을 너무 올리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죠. 하지만 주민들은 좋은 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십니다. 저희 때문에 주변 콩 값이 오른 것은 사실입니다.”

농가맛집부터 박물관까지 확대
장류 생산 3년 후부터 뒤웅박고을에서는 농가맛집 ‘장향’을 열었다. 그리고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재료와 장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다. 그러다 현재는 개인에게 임대해 한정식 집으로 변경, 손님들을 맞고 있다.
“장향관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연간 15만 명 이상 찾아오신다고 해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못 잡을 정도죠. 그러니 규모도 커지고, 현재 고용인원만 130여명 됩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뒤웅박에서 만든 된장·고추장 등을 이용한 음식을 마지막에 내 놔요. 그것이 특징이죠. 또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장류제품 직영판매장도 마련해 놨고, 인기가 좋습니다.”

▲ 세종전통장류박물관 내부
뒤웅박고을 안에는 세종전통장류박물관도 있다. 이곳은 세종시 1호 전문박물관으로, 2013년 3월 개관했다. 앞서 소개된 이옥임(60) 관장이 책임을 맡고 있으며, 관리는 이승재(44) 학예사가 맡고 있다. 특히 이곳은 등록박물관으로, 자격을 가진 학예사가 필히 근무해야 하고 이에 고고학 석사인 이 학예사가 2014년부터 그 일을 맡아 하고 있다.
“메주콩부터 뒤웅박고을 장류의 탄생, 한국의 발효식품, 옹기와 도기 등 전통 장을 담는 그릇, 이외의 역사적 기록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장류의 제조과정, 콩이 유명한 청솔마을 이야기도 소개 돼 있고요. 2013년에 뒤웅박고을 동지 팥죽 축제를 했고, 2014년 4월 21일부터는 ‘장의 기록을 말하다’란 주제로 특별전도 준비 중으로 이런 자료도 전시돼 있습니다. 유물 보관 시설인 수장고도 갖춰 놨고요. 또 1종 전문박물관으로, 세종시에 등록하지만 금액지원은 받지 않고 자체로 건립·운영하고 있습니다.”이 학예사의 설명이다.

체험과 회원 장독대도 운영 호응 
뒤웅박고을에는 연간 2만여 명이 넘는 체험객이 찾아오기도 한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으로 박물관이 학교와 연계해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체험을 위한 한옥생활체험·전통예절교실·전통다도교실 등이 갖춰진 전통 한옥 ‘동월당’, 연수체험객 교육시설 등도 갖춰져 있다.  체험객이나 관람객들의 쉼터인 전통 한식 정자 ‘동월정’도 지어져 있다.
“박물관 개관 전인 2013년까지는 영농조합법인에서 주도해서 체험을 진행했었어요. 개관 후부터는 박물관에서 주도했고, 지금은 외주를 줬습니다. 인원이 많아져서요. 장소는 제공해 주고요. 또 여성가족부에서 주도하는 체험인증시스템을 저희도 받았고, 그 일환으로 올부터 메주 만들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앞으로 프로그램을 2개 정도 더 준비 중이고, 지역민과 함께하기 위한 로컬푸드 직판장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이승재)
뒤웅박고을에서는 개인별로 장독대를 분양해 주는 ‘해담뜰 장독대’도 운영하고 있다. 가족 들이 장을 담가 놓으면, 뒤웅박고을 장독대에 보관해 주고 필요할 때 보내주는 것이다.
“별도로 관리해 드리고 있어요. 요즘 집에서 장을 담가 드시는 분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해담뜰 장독대를 운영하게 됐죠. 번거롭지 않고 장도 맛있다고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쇼핑몰도 운영 6차 산업화 성공
이곳에서는 인터넷 매장도 운영한다. ‘명품 장 뒤웅박쇼핑몰’로, 전통된장·집장·고추장·간장·기름·참깨류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대형쇼핑몰에도 납품,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콩 수매부터 유통까지 또 쇼핑몰운영 등 모두 영농조합법인에서 관리합니다. 법인 매출은 들쭉날쭉하지만 연 4억 원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장 판매량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수입과 지출을 따졌을 때 영업 이익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법인에 9명이 상근하고 있고 이외의 고용인원도 많아 인건비가 많이 지출되죠. 좋은 재료를 구입하다보니 재료구입부터 유통까지의 지출도 많고요. 식당은 수입이 많지만 개인 사업체가 됐고요.”(이옥임)
어머니의 장맛을 잊지 못해 또 집장이 점점 사라져 간다는 안타까움에 직접 장 생산단지를 만들고,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제공하는 곳. 또 전통장을 이용한 농가맛집·쇼핑몰·개인 장독대 운영까지 6차 산업을 완벽하게 진행하고 뒤웅박고을.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1차를 기본으로 해 6차 산업을 진행하는 곳들과 다른 점은 저희는 1차 생산을 지역 주민들이 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지역민들께서는 판로 걱정 없이 농사를 짓고 저희들은 믿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산부터 가공, 판매, 체험까지 직접 하면 수익은 좀 더 생기겠지만 상황에 따라 나눠 해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진행시켜 나갈 것이고요.”(이승재)

평생 장독대를 어루만지며 생활했던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손동욱 대표의 효성으로 태어난 뒤웅박고을. 손 대표는 올 초 법인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는 도움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 뒤웅박고을 임직원들의 말이다. 또 이들은 “모두에게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며 “많이 방문해 줄 것”을 부탁했다.  
세종 뒤웅박고을에 도착하면 1200여개의 장독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 어머니와 장독대 조각상이 서 있고 그 옆으로 어머니를 그리며 적어 놓은 설립자의 이야기도 눈에 띈다. 인공폭포와 주상절리원, 전통생활풍경원, 뒤웅박정원지, 전통장류박물관을 둘러보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또 ‘장향관’에서는 맛있는 음식이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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