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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슬로시티본부 손대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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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슬로시티본부 손대현 이사장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5.10.26 14:50
  • 호수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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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과 느림의 조화가 행복 비결”

한국슬로시티본부(한슬본)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 한슬본은 2005년 11월 한국슬로시티추진위원회로 시작해 2008년 4월부터 사단법인 한국슬로시티본부로 운영되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시티연맹의 한국지부로서 아시아 슬로시티 운동의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슬본의 업무는 크게 5가지이다. △한국슬로시티에 대한 지도, 새 후보지 추천, 재인증 업무 △한국슬로시티에 대한 대내외 홍보와 인식 확산 △한국과 국제슬로시티 간 교류 및 네트워크 강화 △국내외 슬로푸드 운동 확산 △슬로시티 운동 확산을 위한 시민운동, 국민행복운동 전개이다.

슬로시티 지정이 관광객 유치에 효과가 있나.
- 사실 지자체가 슬로시티 지정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정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슬로시티 가입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 관광객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완도군 청산도 같은 경우엔 가입 7년째인데 방문자 수가 처음의 10배 이상 늘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연 방문객은 600만 명이다. 이곳도 2배 이상 늘었다.

슬로시티에 관광객이 북적이는 것이 맞는 것인가.
- 좋은 지적이다. 역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슬로시티는 사실 관광지 개발로 시작된 운동이 아니다. 지역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그 문화를 느리게 체험하는 것이 진정한 슬로관광인데 일부 지역에선 그 정신과 동떨어진 행태가 보이고 있다. 슬로시티가 일반 관광지화 되는 것은 한슬본에서도 우려하는 바다. 그런 지역의 관광자원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슬로시티 재평가에서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슬로시티는 운동이자 문화다. 백년지대계라 생각하고 천천히 바꿔 나가야 슬로관광을 즐기는 진짜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느림의 미학에 반기를 드는 이들도 있을 텐데.
- 슬로시티의 실천 지향점은 빨리 가는 시계를 멈추거나 거꾸로 되돌리는 게 아니라 빠름과 느림의 ‘조화’에 있다고 하겠다. 속도숭배를 느림숭배로 대체하자는 말이 아니다. 빠름과 느림, 삶의 양과 질, 전통과 현대, 농촌과 도시, 세계화와 지방화 간의 조화로운 리듬을 지키자는 것이다. 다들 알고 있듯 우리는 한쪽에 너무 치우쳐 살고 있다. 삶에서 중도(中道)를 찾기 위한 하나의 처방이다. 삶의 소소함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다들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대한민국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슬로시티의 장점이자 특징은.
- 지방 소도시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돈이 없다. 노인인구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뿐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그 해결책으로 슬로시티가 답이 될 수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국의 슬로시티는 국제적 수준에서 어느 정도인가.
안타깝지만 유럽에 비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유럽의 소도시들은 그 역사와 지역성, 폐쇄성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들이 슬로시티 수준에 와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의 장점도 있다. 함께 즐기는 공동체 문화와 ‘정’으로 대변 되는 한국인의 정서가 그것이다. 전통문화와 지역음식(슬로푸드)을 기반으로 잘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손대현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와 마드리드 국립관광대학을 졸업한 후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현재 한양대 명예교수, 한국슬로시티본부 이사장, 국제슬로시태연맹 부회장, 슬로베아카데미아 CEO과정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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