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7 17:12 (수)
2040 일본 북해도 농업연수 보고서
상태바
2040 일본 북해도 농업연수 보고서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5.06.18 16:01
  • 호수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진희 / 비봉면 장재리

저는 청양 비봉면에서 약초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입니다. 청양군에서 20대~40대의 젊은 농부들에게 좋은 견학장소, 좋은 정보를 주고자 계획한 ‘일본 북해도 농업 연수’ 참여를 추천받아 떠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6월 8일 새벽 5시, 31명이 청양에서 출발하여 인천공항에서 일본 북해도 치토세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현지 전용버스를 타고 첫째 공식일정인 ‘요고농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차로 한 시간 정도 가는 거리였는데, 제가 일본에 첫 발을 내린 후 첫 느낌은 “일본 농지와 그 주변은 정말 깨끗하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정하게 심어놓은 밀과 배추, 제가 어릴 적에 본 깨끗한 시냇물을 여기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점에 정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첫째 장소인 요고농원은 농장주 요고 씨의 이름을 따서 만든 농원으로 JGAP(일본의 좋은 농업의 방법) 인정농가로 좋은 토양을 만들기에 힘쓰고 있었습니다. 토양이 좋아야 야채도 농작물도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하지요. 요고농원은 유기농은 아니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안전하고 깊은 맛의 농산물 생산을 목표를 하는 농원입니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들고 판매하며, 체험장까지 운영함으로써 소득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6차 산업처럼 생산, 가공에서 판매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으로 이 나라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농원이랍니다.

이 농원의 농업면적은 총 55ha이며 비닐하우스 21동에 농산물 작업장, 저장소, 분리소, 사무실까지 있으며, 직원과 연수생, 그리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분들까지 60여 명 정도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주 생산농산물은 우리나라 시금치 비슷한 종류로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 밖에 밀과 보리를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농산물 재배 방법 중 눈에 들어온 것은 수경재배로 병충해 방제에 좋으며, 생산성 증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4계절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어 언제나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중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인근 농가의 가축 퇴비 및 음식물 쓰레기를 거름을 활용하는 데 자체 퇴비 생산으로 경비를 절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요고 씨는 무농약, 저농약 재배로 보다 안전하고 누구나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 농원의 신념이라 말을 합니다. 제가 본 이 농원은 깨끗함, 신뢰감, 그리고 6차 산업의 예를 확실히 볼 수 있는 곳이며 한명의 신념으로 6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과 홋카이도 시민들에게도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제게는 매우 인상 깊은 견학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농업과 힐링의 만남 ‘사토랜드’
우리의 다음 일정은 삿포로에 있는 ‘사토랜드’라는 농업공원입니다. 이곳 시설 담당자 오크 야마 씨는 총괄 책임자로 우리 한국에도 몇 차례 방문하여 맛있는 식사와 볼거리를 보고 갔다 왔다며 저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사토랜드는 도시와 농업을 이어주는 전원 테마파트로 삿포로시 농업체험 교류시설의 기능을 효과적이고 유기적으로 발휘, 이곳을 통하여 휴식과 힐링 그리고 농업의 만남을 시민들에게 제공, 교류의 장으로서 농업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는 곳입니다.

사토랜드는 74ha 면적에 100여 명의 직원이 농업 관련 체험 및 농업학교 운영, 직판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간 70만 명이 방문하는데 그중 4만~5만 명이 체험방문이고, 또 196개의 주말농장을 만들어 일반 시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주말농장은 조기 매진할 정도로 매우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곳의 장점은 누구나 올 수 있으며,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공원 내에서 바비큐 및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갖추어 1000명 정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숙박은 안 되며 6시에 폐장하고 가져온 짐과 쓰레기들을 가져가 매우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넓은 공간과 깨끗한 정원을 관리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겠지만, 이곳 삿포로 사토랜드에서 일본인들의 남다른 시민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방문한 날도 유치원 정도의 어린이들이 농업의 중요성을 배우고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린아이들부터 농업을 알리고 필요성을 인식 시키는 이곳 삿포로시가 정말 농업을 사랑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미소 또한 귀중한 농촌체험시설
다음 일정은 쌀 공장인 ‘호쿠렌 농업협동조합’을 방문하였습니다. 농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는 ‘호쿠렌 펄 라이스 공장’은 최첨단 정미 시설을 도입한 곳입니다. 품질 관리, 위생관리, 생산관리를 철저히 시행하여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쌀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고객들이 쌀과 밥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끔 쌀 만드는 과정 등을 볼 수 있도록 견학 코스를 마련해 두어 실제로 체험이 가능한 커뮤니케이션형 공장입니다.


초·중·고 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쌀의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안정성을 보고 가는데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퀴즈풀이 등으로 아이들의 이해도를 넓히고 있었습니다.
이 공장 건물이 13년 되었다고 안내자가 말씀하셨는데 정말 2~3년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의 정미소와 다르게 농민들로부터 1차 가공 후 현미 상태로 들여와서 5일 이내에 안전하고 맛있는 쌀로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 큰 기계와 주변시설을 한 달에 한 번 완전 분해 후 청소를 한 다음 다시 조립하여 사용함으로써 이물질과 유해 물질을 제거하고 보다 안전한 쌀 생산에 주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많이 먹는 쌀이 가장 안전해야 된다는 신념으로 2~3차 검사를 통해 판매를 하고 있으니 누구나 신뢰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고객이 원할 경우 핸드폰으로 이곳의 쌀 상태와 농사 지역, 품종, 가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배운 점은 정미를 한 다음 판매되기 전 검사를 몇 차례 하게 되는데 맛은 어떤지, 색은 어떤지, 밥맛은 어떤지 확인을 합니다. 먹어보고 평가하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검토하면서 개선해 나가니, 조금 비싸더라도 사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인의 신념이 지역을 살린다
다음은 오타루 ‘닛카 위스키 공장’으로 견학을 갔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술 공장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다 맛있는 술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이름 있는 술을 만들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시는 장인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 위스키 공장도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서 일본에서 최고의 위스키를 만들어 내는 곳 중 한 곳입니다.

닛카 위스키 공장에서는 전통적인 가마솥 제조법에 의한 증류에서 병에 담기까지의 제조 과정을 가이드를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유럽풍의 빨간 지붕과 벽돌 건물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에는 다양한 위스키가 전시되어 있는 위스키 박물관이 있으며, 무료 시음코너가 있어 여러 위스키나 와인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그날도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여 견학을 하고 있었는데 한 지역에 이 정도 오래된 건물과 그리고 넓은 공장을 운영하며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라에서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타케츠루 마사타카가 스코들랜드로 유학을 떠나 위스키 제조법을 배우고 돌아와 1943년 요이츠에 지은 증류소를 모태로 한 공장이 닛카 위스키 공장입니다.

한 사람의 피나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그 결과 수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위스키와 와인의 맛을 보고 갑니다. 한 잔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땀을 내는 모습을 보고 그 결과물인 위스키를 맛보니 그 깊이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최고의 길을 찾을 때까지 자기의 신념에 최선을 다 한다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지역은 우리나라 크기의 4/5 정도로 큰 섬이며 일본 국토의 22%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인구는 570만 정도로 일본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때 온도는 14~20도로 초봄 날씨였고 모내기를 막 끝낸 시점이었습니다.
농업은 밭작물 위주의 대규모 경영을 특색으로 하며 쌀 외에 감자, 콩, 팥, 옥수수 생산이 많고 아스파라거스 등 기호작물 재배도 늘고 있습니다. 젖소와 고기소의 사육두수는 전국의45%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80% 이상을 유제품으로 가공해 전국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운 점도 많습니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는 옛말이 있듯이 청결하고 안전하게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본 농업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청양으로 돌아가 농업에 임하면서 청결함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로 가족 내 지인들에게 건강을 책임지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또 규모가 작은 농업이라도 신뢰와 신념이 바탕에 깔린다면 그 어떤 대농보다도 더 큰 수확을 얻지 않을까, 큰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