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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농·식품 6차 산업으로 억대 연봉 올리자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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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농·식품 6차 산업으로 억대 연봉 올리자 ①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5.06.08 09:47
  • 호수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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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먼저 6차 산업 도전…계봉농원·햇쌀랜드

농민들의 생각이 변하고 있다. 그동안 농민들은 삶의 터전이었던 농촌에서 열심히 땀 흘리며 농사짓고 그 생산물을 판매해 소득을 올리며 사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농산물 생산만으로는 큰 소득을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그것만을 고집하다가는 생활 자체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점점 농사짓기도 어렵고 농산물을 생산해 봤자 제값을 받을 수 없다보니 소득이 많지 않다는 이유다.
때문에 이제는 먹을거리를 생산·공급하는 차원만이 아닌 제조, 유통, 관광자원과 연계한 체험,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까지 ‘융·복합 산업-6차 산업’으로 가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 농촌에서 희망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농업전문가들은 농촌주민이 중심이 되어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1차)을 바탕으로 식품 또는 특산품 제조가공(2차) 및 유통·판매·체험·문화·관광서비스(3차)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제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의미가 다른 것 같지만 결론은 같다. 함께 잘 사는 농촌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청양 농민들도 마찬가지다. 6차 산업으로 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농사는 기본이고 가공에 판매까지, 체험프로그램까지 운영하려니 복잡하기 그지없다. 때문에 섣불리, 특히 모든 농민이 6차 산업에 도전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농촌을 지키면서 좀 더 행복하게 생활하고 싶은 마음이니 포기할 수도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차 산업화 성공모델 발굴 및 전파를 위해 ‘6차 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 2013년부터 매년 10곳씩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7월 개최예정이다. 또 남보다 먼저 6차 산업에 도전해 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사례를 발굴 ‘6차 산업화 우수사례집’도 발간했다. 2014년부터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서도 2014년도 1월 ‘3농 혁신’추진 일환으로 ‘생산, 가공, 유통, 외식, 체험 등을 통해 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6차 산업화 우수사례집을 선보였다. 충남도내 총 49곳이 소개됐고, 청양지역 4곳도 포함돼 있다. 물론 이외에도 남보다 먼저 6차 산업에 도전해 소득을 올리고 있는 선두주자들이 꽤 있다.
충남도 곳곳에서 6차 산업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례를 둘러본다. 이를 통해 농업 농촌의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잘사는 농촌의 미래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또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떤 어려움을 겪어내야 했는지도 알아본다. 우선 청양사례부터 알아본다.


[글싣는 순서]
1. 남보다 먼저 도전 고소득 자리매김(1-1)
 - 관광·체험 교육농장 ‘계봉농원’
 - 엄마의 맛과 정성으로 제품생산 ‘햇쌀랜드’ 
2. 타 지역 6차 산업화 우수사례
3. 군내·외 6차 산업화 우수사례를 통해 본 청양군의 나아갈 길


관광·체험형 교육농장 ‘계봉농원’
군내 유일 누에 생태 체험 운영
계봉농원(대표 유원조·박종민, 목면 본의길)은 부부가 경영하는 6차 산업화 농장이다. 특히 군내에서 유일하게 뽕나무·누에 생산부터 가공·판매, 생태교육·누에고치에서 비단실 뽑기·누에공예 등 교육 및 체험, 가족·친구와 함께 머물면서 농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부모님께서 누에농사를 지셔서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랐어요. 당시에는 규모가 작아서 소득이 적었고, 그래서였는지 농촌에 희망도 없어보였죠. 그래서 시골을 떠났다가 1984년 돌아와 누에와 함께 돼지를 키웠고, 1990년 농업경영인 후계자 지원을 받아서 농원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95년부터는 누에와 표고버섯 농사만 지었죠. 이어 누에와 뽕나무 가공품도 만들고 체험장 운영, 농산물 판매, 민박 등도 하게 된 것입니다. 저보다 아내가 농촌에 애착이 더 강했고, 그렇게 함께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저희들은 자연스럽게 6차 산업이 됐어요.”유 대표의 말이다.

엄마 사랑담은 찐빵 생산 ‘햇쌀랜드’
계봉농원은 유 대표의 부모가 운영했을 때보다 또 박씨와 결혼 후 조금씩 규모가 커졌고, 생산품목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소득이 비례하지는 않더라고 전한다.
“초창기에는 누에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였던 것 같아요. 누에 재배와 상품 생산에 주력했지만 매년 재고가 났죠. 고민하다 2004년부터 체험을 시작했죠. 이어 2008년 교육농장으로 지정돼 지원 받았고 자부담 500만원을 포함 총 3000만원을 들여 체험관을 짓기 시작해 2009년 완성, 그곳에서 교육과 체험을 실시했습니다. 2013년도에는 충청남도교육청 인증 농촌체험학습장으로 지정·운영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체험객이 계속 늘더군요.”

20여 제품 생산 연 8천만 원 매출
계봉에서는 누에 재배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고, 누에가루·환, 번데기, 뽕잎차 등 가공품과 표고·고사리 등 농산물 구입이 가능하다. 5령 정도의 누에알을 유치원 등에 학습자재로 납품하고 동물의 항생제를 만드는 원료로 납품도 한다. 지난해부터 오디 잼 판매도 시작했다.
이렇게 계봉에서 나오는 농산물 및 가공품은 약 20여 가지, 모두 직거래로 체험객에게 판매된다.
“4~6월 고사리 수확, 5월말~9월 누에체험, 7~8월과 겨울에는 민박손님이 많아 뽕잎밥상이라는 메뉴도 만들었습니다. 9월에는 마을단위 뻔데기 주름축제도 하고요. 거의 매달 체험이 있고 특히 6월에 가장 많죠. 대부분 둘이 하고, 필요할 때만 일꾼을 구해요. 인건비 빼면 어려우니까요. 이렇게 해서 연 8000만원 정도 매출이 될 것 같아요. 교육농장으로 지정된 2008년 이전과 비교하면 50% 늘었다고 봅니다.”
계봉에서는 1년에 누에 50상자(1상자 당 2만 마리)정도 사용한다. 엄청난 양이다. 특히 장사꾼이라면 더 이득을 남기겠지만 이들은 도시민을 불러 농산물을 팔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찾고 있단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재투자로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나아지리라 생각한단다.
이들은 한 우물만 팠다. 신용을 기본으로, 고객들을 항상 가족처럼 대했다. 그러다보니 소문이 나고 재 방문이 이어지더란다. 당연히 소득도 오르게 됐다.
“농가 맛 집을 운영해 보고 싶어요. 우리 농산물로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들어 많은 분들이 드실 수 있도록요. 또 저희 민박에서는 30명 정도 숙박이 가능한데, 하루에 한 팀만 받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어서 10명이 먼저 계약하고 나중에 많은 인원이 와도 안 받습니다. 그럴 때 펜션이 한 채 더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계속 재투자하게 되고요.”
이들은 농장을 개인적으로 운영하다보니 투자도 계속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아이템도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서로 힘이 돼 주면서 즐겁게 일했단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 나갈 것이란다.

엄마 사랑담은 찐빵 생산 ‘햇쌀랜드’

100% 국산 밀·쌀·팥 이용
햇쌀랜드(대표 한영숙·운곡면 영양리)는 기존 밀가루와 팥을 원료로 한 흰색 찐빵에 비해 100% 국산 밀·쌀·팥, 지역 농·특산물인 구기자를 이용해 맛·영양을 강조한 찐빵을 만든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된 찐빵은 30그램 정도의 한 입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것으로, 여기에 우리 밀과 쌀을 반반 섞어 만든 흰색, 구기자순(노란색)·흑미(검정색)·자색고구마 가루(보라색) 등을 섞어 천연의 색까지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대표 찐빵이 첫 선을 보인 것은 2006년 고추구기자축제장에서였다. 축제 일환으로 청양고추·구기자요리 공모전이 열렸고, 그가 구기자 쌀 찐빵으로 대상을 수상하면서다.
“2003년부터 쌀 소비 촉진일환으로 생활개선회에서 떡나누기를 추진했어요. 군내 초·중·고교를 찾아다니며 ‘빵 대신 쌀로 만든 떡을 먹자’라는 캠페인도 꾸준히 벌였고요. 그런데 학생들이 떡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고, 그래서 떡 대신 쌀 찐빵을 만들어 보자 했죠. 이 기획안으로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 승인을 받았고, 2006년 5000만원 지원을 받아 현재 위치에 햇쌀랜드를 준공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만든 찐빵으로 공모전서 상을 수상했죠.”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햇쌀랜드 찐빵은 쌀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를 끌었지만 처음에는 대중적이지 못했다. 원가가 높아 소비자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었고, 100퍼센트 쌀이다 보니 밀가루 찐빵처럼 쉽게 만들어 지지도 않는 등 어려웠다. 이에 그는 검정쌀·자색고구마·구기자 등을 직접 심어 원가를 낮췄고 팥은 지역민에게 구입했다. 우리밀과 쌀을 반반씩 섞어 만들기도 했다. 그랬더니 어려웠던 일들이 조금씩 해결되더란다.
“공장 준공 첫 해 빵을 만들어 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불량도 많았고 판매도 되지 않아서였죠. 그나마 잘 만들어진 것은 홍보용으로 썼고요. 때문에 한참동안 매출이 없었고, 설립 3년 차부터 4년 정도 매출이 좋았어요. 4년 차에 연 2억 정도로 최고였고요.”
햇쌀랜드에서 생산되는 찐빵은 모두 오이엠(OEM) 방식으로 판매된다. 일부 ‘자색고구마 찐빵’ ‘구기자 쌀 찐빵’ 등만 햇쌀랜드 자체 브랜드인 ‘맘애찐’(MAM AE JJIN-엄마의 사랑으로 찐 찐빵) 상표로 판매된다.

최고 2억 매출 신제품 개발도 주력 
“그동안 도시 학교 급식에 납품했었어요. 오이엠 방식으로요. 청양 학교급식에도 들어갔었고, 호텔 등도 납품했고요. 그런데 최근 2년 전부터 매출이 줄었어요. 전국적으로 납품할 때는 몇 단계 유통망을 거쳐야 하는데, 결제 등이 바로바로 안 되는 등 어려움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정리를 좀 했죠.그러니 매출이 좀 줄더군요.”
설립 9년째인 햇쌀랜드 한 대표는 마침 매출이 줄고 곳곳이 노후 되면서 지난 5월부터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개월 목표이며, 이 기간 동안 여름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발효 떡을 개발 중이에요. 겨울에는 찐빵, 여름에는 발효 떡을 팔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죠. 이유식 용 분말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들도 자연스럽게 6차 산업화가 된 것 같아요.”
그는 가공을 생각하는 농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전한다. 가공은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하라는 것이다. 농산물을 구입해 가공할 경우 원가 상승 요인이 된다는 것. 또 소비층이 누구인지 또 어디에서 팔 것인지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전한다. 그래야 포장단위, 가격, 포장지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제가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3년 정도 정말 많이 투자하고 힘들었거든요. 특히 상호간 신용이 밑바탕이 돼야 해요. 9년 하면서 별사람 다 만났습니다. 물건 먼저 보내주면 이 핑계 저 핑계로 대금을 안 주는 사람도 있고 정말 힘들었어요. 때문에 지금은 무조건 선결제 후 물건을 보내죠.”
한 대표는 그나마 지금은 든든한 조력자가 생겼다고 전한다. 회계를 전공한 큰 딸이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공사가 끝난 후 엄마의 일을 도와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딸이 농사에 관심이 많아요. 개인 블로그에 제품을 올려 판매하기도 하고 적극적입니다. 함께 힘을 합치면 더 잘 되겠죠.”
한 대표는 2010년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전국농산물 경진대회 가공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감 갖기 사업 시작 9년차, 단순한 찐빵을 떠나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를 비롯 우리 농산물을 활용함으로써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햇쌀랜드 ‘맘애찐’ 찐빵은 6차 산업의 대표주자로 농가의 큰 소득원이 되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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