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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자원 활용으로 피폐한 농촌을 살리자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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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자원 활용으로 피폐한 농촌을 살리자 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4.08.25 16:38
  • 호수 10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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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와 달빛과 사람이 만나 펼치는 ‘서천갈대축제’
[글 싣는 순서]
1~2. 청양 지역 자원을 활용한 축제 사례
3~9. 주민주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타지역 사례
7.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서천갈대축제’

농촌의 모습이 변하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
옛날 대부분의 농민들은 때가 되면 유일한 재산이었던 논밭에 작물을 심고 또 때가 되면 열심히 땀 흘리며 수확 해 얻은 소득으로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내며 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나이 들어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고 허리도 굽었지만 그 모습으로 사는 것이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하지만 요즘의 농촌은 변했다. 그 속에 사는 구성원들의 모습도 변했다.

우선 이농현상만 계속되던 농촌에 중장년들이 몰려들고 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드물지 않게 들어온다는 것에 희망이 보인다. 이 때문일까 농민들은 이제 ‘농사짓고 그로 인해 농업소득을 올리는 곳’만이 아닌, 농사에 더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일들을 다양하게 계획,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역별, 마을별로 개최하는 축제다. 축제를 통한 도시민 유치로 농촌을 알리고 농산물 판매 등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물론 잘못 계획 된 축제는 한 번 개최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계속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복지여성과에서는 농촌 지역 활력증진 및 농촌의 다양한 가치 제고를 위해 농촌 축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부터로, 매년 농촌 지역자원을 활용한 주민주도의 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전국단위로 41개소를 선정발표 했다.

충남에서는 5곳이 선정됐다. 이중 아산 ‘논두렁축제’, 공주 ‘정안밤꽃축제’, 보령 ‘청라은행마을단풍축제’, 금산 ‘농촌체험아토피축제’, 서천 ‘달빛문화갈대축제’는 2~3년 연속 선정된 곳이다. 아쉽게도 청양에서는 한 곳이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이외에도 농촌축제지원은 못 받지만 이제는 국내외에 소문이 난 보령머드축제, 청양 고추구기자축제, 지난해에 이어 2014년 농어촌축제로 계속 선정된 곳들의 성공요건과 이를 통한 지역발전의 방법을 배워본다. 타 지역 마지막 사례로 서천 갈숲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 김영환) 주관 ‘서천 달빛문화 갈대축제’를 소개한다. 갈숲마을 백성식 사무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 갈대축제)

[글 싣는 순서]
1~2. 청양 지역 자원을 활용한 축제 사례
3~9. 주민주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타지역 사례
7.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서천갈대축제’

10. 타 지역 축제를 통해 본 청양군의 과제

갈대축제는 ‘서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생태관광도시로서의 도약을 목표로 기획됐으며, ‘갈대와 달빛, 사람이 만나는 농촌문화축제’를 주제로 서천군 한산면 마양리 갈숲마을과 신성리 갈대밭 일원에서 펼쳐진다.

대중 인지도 이용한 ‘축제’ 탄생
제1회 갈대축제는 2013년 11월 9~10일 갈숲마을과 신성리 갈대밭에서 펼쳐졌다. 2013년 농어촌축제로 선정되면서다. 이어 올해도 선정됐으며, 11월 두 번째 축제가 열린다.
축제 장소인 갈숲마을은 농촌체험휴양마을로 폐교된 연봉초를 리모델링 해 2009년 12월 재탄생한 곳이다. 또 ‘갈숲마을’이라는 이름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소개됐던 ‘신성리 갈대밭’이 인근에 위치한 것에서 지어졌다. 영화 흥행으로 서천군을 찾는 관광객들이 ‘33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신성리 갈대밭’을 들러 가는 등 유명세를 타고, 또 갈대밭으로 가는 길이 갈숲마을 길 하나로 사람들이 친숙하게 기억하고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이 두 곳에서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서천에는 바다·산·평야가 모두 있어요. 그리고 바닷가 인근에서는 전어와 주꾸미, 꼴뚜기와 갑오징어를 주제로 한 꼴갑축제 등이 매년 열리죠. 하지만 내륙 쪽에서는 모시축제가 전부입니다. 특히 갈숲마을은 서천군에서도 내륙 안쪽이고, 마을을 알릴 방법에 대해 군 직원들과 저희들이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농어촌축제 공모 사업을 접했고, 군 직원들의 도움으로 공모해 선정이 되면서 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추노와 자이언트 등 드라마를 통해 많이 알려졌어요.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곳이죠. 그래서 인지도가 높은 갈대밭과 지나는 길목에 있는 갈숲마을에서 축제를 개최해 보자 한 것입니다.” 

▲ 7개 마을 주민들이 순번을 정해 모시송편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농외 소득증대는 물론 마을 기금 적립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

잡상인 배제 지역민 참여 축제로
이렇게 막이 오른 제1회 축제예산은 총 6200만 원이었으며, ‘서천 주민과 함께하는 미니콘서트-서천주민예술제’, ‘서천 문화 art마켓, 서천건강마켓, 어메니티 관광 홍보’, ‘서천의 농산물 추억의 향수음식, 추억이 머무는 곳’, ‘체험마을 프로그램, 미니 영화관’ 등 문화·전시·참여·상설이벤트로 꾸며졌다.

건강한 농산물을 소개하고 금강과 갈대·한산모시를 중심으로 한 퍼포먼스, 갈대를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과 공연,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이뤄졌던 갈대밭을 걸으면서 주인공이 돼 보는 프로그램은 특별한 재미를 더해줬다. 그 결과 지난 축제에만 5000여명이, 또 지난 1년 동안 통계로는 약 40여 만 명이 갈대밭을 찾았다.

“군에서도 춘장대·한산모시관·동백정 등과 함께 갈대밭 홍보에 적극 나서줬고, 저희들도 축제 준비를 참 많이 했죠. 그래서였는지 정말 많이 오셨더군요.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관광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셨어요. 그래도 갈대밭과 갈숲마을을 알리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첫 번째 축제로서는 잘 했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축제에 지역 농촌체험마을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한 점, 개인농장들을 많이 참여시켜 농작물을 판매하도록 하고 부녀회 등이 간이식당을 운영하도록 한 점 등이죠. 잡상인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모든 농산물을 1000원부터 판매하는 농산물 옥션 코너 등은 큰 칭찬을 받았습니다.”

원래 제1회 갈대축제는 10월 개최예정이었다.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갈대가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민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11월에 개최했다. 그 때문이었는지 축제기간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주민들은 축제를 위해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고 관광객들 또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돌아가야 했다. 

▲ 주민들이 운영한 체험 부스.

일자리 창출 등 주민소득증대 관건
요즘 갈대밭 입구에 농촌체험시설이 지어지고 있다. 11월 개장 예정이다. 신성리 지구 농촌체험시설조성사업 일환으로, 농산물판매장·공예품 전시관·방문자센터 등이 들어선다.
“갈대밭 주변은 절대농지지역이라 건물허가가 나지 않아요. 그렇다보니 관광객들이 불 때 환경은 좋은 데 주변시설이 너무 없죠. 그래서 편의시설 일환으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특히 1층에 들어서게 되는 농산물판매장은 갈숲마을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게 된다. 또 체험시설의 안내를 지역 어른들이 맡도록 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농외 소득증대 일환이다.
백 사무장은 올 축제부터는 비가 오더라도 관광객들이 그냥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한다. 갈대밭 구경 후 야외가 아니더라도 체험시설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곳이든 마을단위로 축제를 하려면 한 사람의 힘으로는 안됩니다. 군과 마을 지도자, 특히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성공축제의 관건이죠. 시골을 지켜 온 어른들은 평생 흙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축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어려웠어요. 또 그 만큼 열매도 안겨드렸어야 했는데 지난해에는 많이 부족했죠. 올해 체험시설이 완공되면 먹을거리를 위한 시설도 준비해 보려고 해요. 그 곳 운영을 어르신들이 맡으시도록 하고, 소득이 나면 일부는 조합 기금으로 적립하고 나머지는 가져가시도록 하려고 합니다. 기금적립은 내년부터 자체적으로 지원 없이 축제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백 사무장은 갈대축제는 서천군 뿐 아니라 갈숲마을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한다. 기회를 잘 잡았다고 생각한단다. 때문에 앞으로도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하고 내실 있는 축제, 느낌 있는 축제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한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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