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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의 ‘6차 산업’ 어떤 길을 가야 하나?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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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의 ‘6차 산업’ 어떤 길을 가야 하나?③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4.08.04 15:49
  • 호수 10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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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시도 사례① 체험을 판매하는 남양주시 ‘대가농원’
3. 타 시도 사례① 경기도 남양주 ‘대가’

농업과 농촌의 미래 개척 방향이 많이 변했다. 1970년대의 식량증산정책에서 80~90년대의 경쟁력 강화정책 등 숨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어 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시 서민을 위한 농산물 가격통제정책을 유지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농업과 농촌은 공동화와 피폐화를 피할 수 없었다.
6차 산업은 이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의 하나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으나, 역대 정권마다 강조하는 내용과 목표가 달라 혼선을 빚어왔다.
과정이 어떠했든 현재 농업과 농촌의 미래는 농업과 농식품 제조업, 관광문화산업을 아우르는 6차 산업의 융·복합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 정책이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바뀌어 왔고, 6차 산업에 대한 강조도 증가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현장 농업인들에게는 생소하다. 생산만도 힘든데 가공해 판매까지 하고, 거기다 관광산업으로 연결하라니,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특히 농업인이 6차 산업 영역에 진입하기 위한 절차의 까다로움은 좌절로 이어지기 일쑤다. 농사일은 기본이고 공장을 만든 후에 가공, 판매, 마케팅, 관광영역으로 확대해야 하니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6차 산업은 현재 국내에서 몇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농가주도형이 있고, 마을기업이나 체험마을 형태의 마을주도형, 그리고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법인주도형, 지자체단위로 꾸려지는 지역단위주도형 등이 있다.
어떤 형태를 취하든 1차+2차+3차=6차 산업, 혹은 1차×2차×3차=6차 산업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한, 주민주도형 혹은 주민과 전문가의 결합 등 공동체적 성격을 띠어야 성공으로 가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1, 2, 3차 산업 각 영역의 전문성이 합쳐져서 상호 시너지를 도출하는 것이 6차 산업 성공의 전제조건이라면,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은 어떠한지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현재의 역량으로 6차 산업 실천이 가능한가? 또 앞선 성공 사례들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이번 기획취재의 배경이다.

[글 싣는 순서]
1. 충남사례①  청양 ‘칠갑산 무지개’
2. 충남사례② 서천 모시마을, 서산 생강한과
3. 타 시도 사례① 경기도 남양주 ‘대가’
4. 전북 진안, 전남 나주·장흥의 6차 산업
5. 경북 영주시 ‘미소머금고’의 사례
6. 청양지역 6차 산업의 성공 가능성

사업장 위치 중요성 일깨우는 ‘대가’
‘대가’(대표 이성준·장복순)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개인 농원이다.
이 농원은 위치가 절묘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가 있는 다산유적지 내에 있으며, 어사 박문수의 집터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주변 경관이 빼어나고 볼거리도 많다.
대가에서 몇 발짝만 움직이면 북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근처 실학박물관에 가서 정약용의 생애와 애민정신을 배울 수도 있다.
대가는 지난 1983년 3만3000㎡의 임차농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토지를 사들여 각종 농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 생산품목으로는 딸기, 고구마, 감자 등이 있다. 특이한 점은 생산된 농작물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않고 100% 체험사업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또 딸기잼, 딸기효소, 딸기 아이스크림, 연칼국수 등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기도 하는데 모두 체험활동과 연계하고 있다.
이성준 대표는 농작물 판매를 통한 수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2002년부터 농촌체험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해 오고 있다.
각종 교육에 참여하면서 그린투어 사업, 장독대 사업, 교육농장 사업, 경기도 에듀팜 사업 등 다양한 지원 통로를 개척해 체험농장으로 성장했으며, 그 결과 농림부 ‘100대 스타팜’에 지정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대가는 농작물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농작물 수확이나 가공경험 등 체험을 파는 곳이다.
농장 운영은 가족들이 나누어 진행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농작물 관리, 어머니는 강의와 가공품 개발, 조경 전공 후 귀농한 아들은 체험학습의 인솔을 맡고 있다.
체험을 파는 대가의 매출은 농작물을 판매하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수익이 난다고 한다. 농업의 6차 산업화가 무언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연매출은 4억 원 가량으로, 체험객이 늘어남에 따라 주민 4명을 일용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 대가는 1983년 시작됐으며 2009년 남양주시 교육농원인증, 2010년 경기도 ‘에듀팜’ 지정, 2011년 농림부 지정 ‘대한민국 100대 스타팜’이 됐다.
체험하지 않으면 농산물도 안 팔아
경기도 농업기술원 지정 ‘에듀팜’(체험·교육농장)인 대가는 연중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농장을 운영한다.
특히 4월에서 6월까지는 전국에서 찾아온 소비자들이 유기농 딸기를 직접 따고 딸기잼을 만들어 보는 것이 가능하다. 하루 평균 100~200여명이 몰려 온다고 한다.
지난 1999년 딸기를 직접 구매하려고 찾아온 소비자가 딸기를 한 번 따보고 싶다고 해서 허락한 것이 대가의 출발점이었다.
대가라는 농장 이름도 시골의 ‘큰집’처럼 편히 쉬었다 가라는 뜻에서 지었다 한다.
이곳은 딸기 외에도 모든 농작물 재배에 유기농법을 도입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생선 삭힌 비료를 이용한다.
수많은 농사 방법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유기농법이지만, 대가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은 농작물에도 줄 수 없다’는 생각 하나로 2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다.
대가는 딸기 수확체험 후의 딸기 판매 외에 직접 만든 딸기아이스크림 판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에서 찾아오는 해외 방문객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대가는 지난 2009년 남양주시 교육농원인증을 받았다. 이어 2010년에는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에듀팜’으로 지정됐으며, 2011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대한민국 100대 star팜’에 선정됐다.
대가는 다른 농장과 구별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특히 올부터는 전문 진로상담사를 불러 ‘바·들·텐’(바비큐, 들판요리, 텐트) 진로탐색캠프를 진행한다.
아동 1만8000원, 일반 2만5000원을 받는 딸기따기 체험(2월~6월)은 따기에 이어 시식, 잼 만들기, 식빵에 잼 발라 먹기, 식사까지 풀코스로 이어진다.
또 6~8월에는 두부체험, 떡메치기, 미꾸라지 잡기, 민물고기 잡기 등을 할 수 있다.
6월~7월에는 감자 수확을, 9월 중순~10월 하순에는 고구마 수확체험이 가능하다.
대가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뒤뜰 야영’(5월~11월)이라는 것도 있다. 한나절, 하루, 1박2일 등 세 가지로 즐길 수 있는 야영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위에서 언급한 ‘바·들·텐’(바비큐, 들판요리, 텐트) 진로탐색캠프이다.
참가자들은 1박2일의 경우 △반별 텐트 설치 및 숙박 △반별 바비큐 파티(가마솥 밥, 된장찌개, 밑반찬, 고기, 야채, 소시지, 가래떡 및 감자 등) △밭에서 제철야채 수확 및 시식 △시골밥상 (2일차 아침) △계절별로 화분에 식물(모종) 심기 △견학활동(정약용 생가 및 생태공원 트레킹) △친구와 함께 보는 영화관람 ‘친구야(夜)’ 참여 등을 할 수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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