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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자원 활용으로 피폐한 농촌을 살리자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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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자원 활용으로 피폐한 농촌을 살리자 ①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4.06.02 13:59
  • 호수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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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고객유치·농가소득 증가
3~9. 주민주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타
        지역 사례
10.    타 지역 축제를 통해 본 청양군의 과제

농촌의 모습이 변하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
옛날 대부분의 농민들은 때가 되면 유일한 재산이었던 논밭에 작물을 심고 또 때가 되면 열심히 땀 흘리며 수확 해 얻은 소득으로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내며 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나이 들어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고 허리도 굽었지만 그 모습으로 사는 것이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하지만 요즘의 농촌은 변했다. 그 속에 사는 구성원들의 모습도 변했다.
우선 이농현상만 계속되던 농촌에 중장년들이 몰려들고 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드물지 않게 들어온다는 것에 희망이 보인다. 이 때문일까 농민들은 이제 ‘농사짓고 그로 인해 농업소득을 올리는 곳’만이 아닌, 농사에 더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일들을 다양하게 계획,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역별, 마을별로 개최하는 축제다. 축제를 통한 도시민 유치로 농촌을 알리고 농산물 판매 등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물론 잘못 계획 된 축제는 한 번 개최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계속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복지여성과에서는 농촌 지역 활력증진 및 농촌의 다양한 가치 제고를 위해 농촌 축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도부터로, 매년 농촌 지역자원을 활용한 주민주도의 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전국단위로 41개소를 선정발표 했다.
충남에서는 5곳이 선정됐다. 이중 아산 ‘논두렁축제’, 공주 ‘정안밤꽃축제’, 보령 ‘청라은행마을단풍축제’, 금산 ‘농촌체험아토피축제’, 서천 ‘달빛문화갈대축제’는 2~3년 연속 선정된 곳이다. 아쉽게도 청양에서는 한 곳이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이외에도 농촌축제지원은 못 받지만 이제는 국내외에 소문이 난 보령머드축제, 청양의 고추구기자축제,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2014년 농촌축제로 계속 선정된 곳들의 성공요건, 이를 통한 지역발전의 방법들을 배워본다. 첫 번째 사례로 청양고추구기자축제를 소개한다.

[글싣는 순서]
1~2. 청양 지역 자원을 활용한 축제 사례
 - 농·특산물 활용한 ‘청양고추구기자축제’

3~9. 주민주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타
        지역 사례
10.    타 지역 축제를 통해 본 청양군의 과제

청양 고추·구기자 명성을 전국에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귀농귀촌인 증가로 3만 2000명 선을 유지하고 있는 청양. 청양군 곳곳에서도 계절별, 마을별로 기간을 달리해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첫 번째로 주민 주도는 아니지만 도시민들을 불러 모아 청양고추와 구기자를 홍보하고 더불어 농산물 직거래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라는 공동의 목표로 진행되는 고추구기자 축제다.
청양농·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를 활용한 ‘청양고추구기자축제’는 청양 대표축제로, 2000년 9월 처음 개최됐다.
제1회 축제는 고추만을 주제로 해 지천백세공원에서 열렸었다. 군과 자매결연하고 있는 영등포구 부녀회와 청양군민회를 비롯한 출향인 등 2200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했다. 특히 추석 전 열린 덕분에 도시민들은 고추는 물론 다양한 나물과 밤·구기자한과 등 차례 음식, 수박·멜론·표고 등 특산물을 한 아름 구입해 갔다. 덕분에 뙤약볕에서 힘들게 농사지은 농민들의 주머니도 두둑해 졌다. 2회 때에는 군민의 날에 맞춰 칠갑문화제·장승축제와 함께 열렸고, 3회 때부터는 구기자까지 범위를 넓혀 ‘고추·구기자축제’로 열리게 됐다.
이렇게 4회까지는 매년 평균 2000여 명의 도시민이 청양을 방문해 ‘고추구기자 축제’를 즐겼다. 5회 축제가 열린 2004년에는 사상 최고 인파인 1만여 명이 청양을 찾았으며, 6회 축제 때는 ‘KBS 전국노래자랑’이 함께 열려 청양고추구기자의 명성이 퍼지는 계기가 됐다.

재래시장으로 변경 접근성 높여
첫 회부터 10회까지 축제는 지천백세공원에서 열렸다.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3일까지의 일정이었으며, 축제장에는 엄선된 명품고추와 구기자 등 농산물을 다양하게 구입해 갈 수 있도록 장터가 마련되고 고추·구기자 발전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 요리경연대회, 관련 사진·문학작품 전시회, 도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녹색농촌체험마을 등 농촌문화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전시판매장과 상설체험코너도 운영됐다. 특히 9회 대회 때에는 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세계고추관이 운영됐다. 10회 때부터는 세계고추산업박람회로 이름을 변경·운영하는 것은 물론, 매운맛 푸드 페스티벌도 개최해 고추 요리의 참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청양고춧가루를 이용한 김치만들기 체험행사는 많은 도시민들에게 재미는 물론, 현장에서 싸게 김치를 구입해 갈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렇게 10회까지 백세공원에서 열리던 축제는 2010년 제11회부터는 재래시장으로 변경, 운영됐다. 도시민들에게 청양고추와 구기자 홍보·농산물 직거래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라는 목표에 더해, 보다 다양한 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기위해서다.
특히 축제가 백세공원 일원에서 열리다보니 모든 관심과 발길이 백세공원으로만 몰리고, 반면 축제장과 떨어져 있는 재래시장 주변 상인들은 소외 받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농촌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접근성이 좋고 재래시장과 어울리는 행사로 진행해 나간다는 취지로 장소를 변경, 개최하게 된 것이다.
변경 후 처음 열린 11회 축제에서는 앞서 개장한 청양약초구기자시장을 홍보하는 기회도 마련됐고, 재래시장과 부합하는 행사로 ‘제1회 전국아마추어씨름대회’도 열려 농업인과 지역민들에게는 즐거움을, 도시민들에게는 최고 품질의 명품고추·구기자를 비롯한 농작물을 구입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고추축제인데 고추가 없네?
해를 더해가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고추구기자 축제에 대한 평가가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볼거리도 많고 프로그램은 다양한 반면, ‘고추축제인데 고추가 없다, 비싸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1년 제12회 축제 무렵에는 고추 작황이 좋지 않아 수확량 자체가 줄은 점도 있지만 일반고추의 시중시세가 높게 형성되면서 농가들이 ‘명품고추’로 내놓기를 주저하고, 때문에 축제장에서 판매할 물량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군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명품고추 판매를 제한했고, 일부 도시민들은 몇 시간을 기다리고도 구입 하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져 원성을 듣기도 했다. 명품고추를 사려는 사람은 많았지만 시중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농민들이 고추를 내놓지 않아 물량이 없어 팔지 못했던 것이다.
반면 다음해인 2012년 제13회 때는 시장가격과 6000원 이상 차이가 나면서 소비자들이 ‘명품고추’를 외면해 판매량이 역대 최저인 축제로 남았다. 12회 때는 모자란 물량에 비해 가격이 너무 낮았고, 13회 때는 남는 물량에 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결과였다.
또 지난해 14회 축제 때에는 전년도 가격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농가들에게 시름만 안겨줬다. 특히 2013년에는 장마와 불볕더위에도 병해충 피해가 적었고, 2012년 고추 가격이 워낙 좋았던 탓에 경작 면적이 늘어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축제에서는 구기자 홍보 및 경매, 구기주마시고 고추 빨리 먹기, 김치만들기, 구기자 족욕체험, 로컬푸드 요리대회, 7080 콘서트, 웃다리 농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호응을 얻었다. 특히 생산량 및 품질향상 등 선도적 역할을 하는 농민을 고추·구기자 왕으로 선발, 자긍심을 높여주는 등 청양고추·구기자의 명품화에 노력했다. 또 프로그램 중 고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농·특산물 판매장과 김치 만들기 체험장으로, 인터넷 쇼핑업체인 G마켓과 현장 프로그램을 추진해 1200여명의 관광객을 모집해 청양 농산물의 고객이 되도록 했다. 이처럼 고추구기자축제는 지난 14년간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져 왔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 조성과 직거래 장터 개설로 지역 농·특산물의 우수성 홍보를 위해 고추와 구기자 수확에 있어 가장 좋은 시기를 택해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축제에 따라 고추나 구기자 등 농·특산물의 가격이 결정되기도 하죠. 지역민들의 화합축제, 도시민과 함께하는 체험형 농·특산물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올 축제는 오는 8월 29일부터 31일 개최예정입니다.” 축제 총괄부서인 청양군 농업지원과 정명옥 가공유통담당의 말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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