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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남을 청양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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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남을 청양의 풍경들
  • 김현락 프리랜서
  • 승인 2014.04.21 15:19
  • 호수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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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북향화)아, 너 지금 어느 쪽을 보고 있니?
사진1

보송보송한 회색 솜털이 있는 질긴 껍질을 밀며, 맑고 밝은 한 겹 한 겹의 눈부신 꽃잎을 펼쳐 놓은 목련(사진1)은 아름다움과 화려함으로, 순수함과 고귀함으로 어김없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꽃잎이 더 희고 더 일찍 피며 ‘고부시’라 불리기도 하는, 제주도가 고향인 목련이 누렇게 물든 얇은 꽃잎을 툭툭 떨구며 서러워하면, 탐스러운 유백색 꽃잎을 펴는 중국산 백목련은 반쯤 입을 연,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사람들과 곤충을 함빡 끌어당긴다.

▲ 사진3

딱정벌레가 꽃가루받이를 하여서인지 아니면 수분곤충을 유인하기 위함인지, 다른 꽃의 보드라운 수술과 암술에 비해 딱딱한 수술과 암술을 지닌 이 꽃나무는, 하얀 꽃을 피우는 목련 종류를 비롯하여 겉과 안이 다 자줏빛인 자주목련과 겉 꽃잎은 자줏빛이고 속은 하얀 자목련(사진2) 등 세계적으로 400여 종류가 넘는다.
또한 옛사람들은 임금님이 계신 북쪽을 바라본다 하여 ‘충정의 꽃’(사진3)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봄기운이 퍼지면 따뜻한 햇살을 잘 받을 수 있는 남쪽 방향으로 향한 겨울눈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생장호르몬으로 더욱 빨리 자라나 벌어지게 되니, 이 때 자연스레 북쪽꽃잎은 남쪽꽃잎에 밀려 대부분의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해 굽기 때문이다.

▲ 사진4

청양읍 송방리, 6장의 꽃잎을 바깥쪽으로 활짝 젖힌 채 펄럭이는 우리 토종 목련(사진4)을 올려본다. 단발머리에 하얀 칼라를 처음 달았던 중학교 1학년, 교목선생님이 불러주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는 ‘4월의 노래’ 가, 빛나는 꿈의 계절이, 꽃잎과 꽃잎 사이 우윳빛 바람결에 묻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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