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 여기저기 꽃 피니 나비가 난다.
바닷가에서는 간재미가 올라오고, 밭에서는 봄동(봄똥)이 한 송이 꽃처럼 푸릇푸릇 잎을 펼친다.
눈 쌓였던 바위틈으로, 햇살을 잡았다 놓은 나무뿌리 위로, 겨울눈은 지난해처럼 그 자리에서 낮 시간이 길어짐을 슬슬 느끼며 연둣빛 잎을 내민다.
그들은 때도 없이 아무렇게나 불쑥불쑥 나오는 듯하지만, 겨우내 작은 뿌리를 땅 아래 깊숙이 숨기고는 얼어붙은 땅이 부드럽게 풀리는 날을 기다렸다가 늘 자기 자리에서 나와야 할 때를 알고 태어난다.
바람에 흔들리는 홍매화(사진1)는 들여다볼수록 많은 꽃술로 유혹하고, 봄까치풀(사진2)의 청보랏빛 물결 위로 햇살에 반짝이며 더욱 눈부신 매화(사진3), 황금빛 수선화(사진4)는 머리를 살랑대며 춤을 춘다.
또 봄만 찾아다니며 피는 개나리는 길과 숲과 세상을 온통 물들일 것 같다. 꽃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은 아직 우리에게 숨기고 있는 많은 비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봄은 곧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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