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03 (금)
폐교를 활용한 ‘교육·문화·복지공간’ 조성 ⑧
상태바
폐교를 활용한 ‘교육·문화·복지공간’ 조성 ⑧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3.08.17 10:34
  • 호수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보다는 공공기관이 매입 활용해야
[글싣는 순서]
 1. 청양군내 폐교 현황 및 활용 사례
 2. 타 지역 폐교활용 우수사례(2-7)
 3. 청양군내 폐교활용 정책 및 나아갈 방향

2013년 4월말 현재 3만2560명이 생활하고 있는 청양. 청양은 충남에서 가장 적은 인구 밀집도를 보이는 곳이다. 특히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약 30퍼센트에 달할 정도인 초고령 지역으로 어쩔 수 없이 자연 감소되는 인구가 많고, 반면 유입이나 출생 등 증가요인은 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실정이다. 더욱이 자녀들만이라도 도심으로 내 보내 교육을 받도록 하려는 학부모들의 선택은 청양군 인구감소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는 군내 작은 학교의 폐교 또는 통폐합의 결과를 낳고 있고, 이런 결과는 단지 청양군뿐이 아니라 비슷한 실정에 놓여있는 작은 시·군이 처한 현실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학생수 감소로 학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지만, 폐교를 방치하지 않고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폐교를 교육·문화·복지 공간으로 조성한 곳들이다. 
청양군에서도 1990년대부터 2013년 4월 현재까지 총 19개교가 사라졌다. 이중 다수는 활용되고, 몇몇 곳은 비어 있다. 비어있는 폐교 활용 방법은 없을까, 지자체에 매각하거나 임대를 통해, 교육청 자체로 군민들을 위한 교육·문화·복지 공간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타 시군의 활용 사례들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청양군내  활용사례 및 앞으로 계획들을 소개한다.

[글싣는 순서]
 1. 청양군내 폐교 현황 및 활용 사례
 2. 타 지역 폐교활용 우수사례(2-7)
 3. 청양군내 폐교활용 정책 및 나아갈 방향

19개교 폐교…3곳 주인 못 찾아  
청양군에는 1990년대부터 2013년 4월 현재까지 19곳(8개교 11개 분교)이 사라졌다. 1991년 3월 폐교된 대치초 상갑분교와 천장초 마치분교, 남양초 온암분교(1992.3), 화성초 용두분교(1993.3), 남양초 온직분교(1994.3), 정산초 천장분교(1994.7), 운곡초 후덕분교(1995.3), 화성초 화암분교(1995.3), 왕진초(1996.3), 문박초(1998.3), 화성초(1999.3), 장평초 화산분교(1999.3), 비봉초(2003. 3), 광암초(2005.3), 문성초(2006.3), 남양초 백금분교(2006.9), 청양여정보고(2009.3), 수정초 칠갑분교(2010.3), 대치초(2012.3) 등이다.

이 중 12곳은 개인 또는 단체·마을회에 매각 돼 농민교육장이나 노인복지시설, 농촌체험마을이나 유아교육원, 농업생산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3곳은 청양군이 매입해 노인요양시설(광암초)이나 마을회관(장평초 화산분교) 등으로 사용되고, 수정초 칠갑분교는 ‘장곡지구 테마학습장’조성을 위해 준비 중이다. 문성초는 임대됐다. 나머지 남양초 백금분교·청양여상·대치초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농장·농촌체험·복지시설 등으로 활용
청양군내 폐교 19곳 중 15곳은 비교적 잘 활용되고 있다.
우선 비봉면 문박초는 개인이 매입해 친환경교육공간 ‘어린이집’을 조성, 운영중임을 소개 한 바 있다. 화성초 화암분교는 마을회에서 매입해 녹색농촌체험 공간으로 꾸몄으며, 도농교류를 통한 농가소득증대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장평초 화산분교는 청양군이 매입 후 화산리 주민들이 ‘주민생활관’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농촌체험과 연계해 도시민들을 위한 숙박시설, 마을회관 역할도 하고 있다. 운동장은 주민건강증진 공간으로 사용된다.

운곡면 광암초는 청양군이 매입해 노인요양원으로 조성, 2009년 6월 1일 개원 후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남양초 온암분교는 개인이 매입, 한국블루베리연구소 칠갑산블루베리연구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수천 주의 블루베리 나무가 자라고 있어 농가 소득에 도움을 주고, 또 블루베리 농사 희망 농가들의 벤치마킹 장소도 되고 있다. 이외에 농어민교육장(상갑분교), 겨레학교(마치분교), 제약회사(용두분교), 작은도서관(온직분교), 농촌소득증대시설(천장분교), 사이버대학(후덕분교), 표고버섯농장(왕진초), 연수원(화성초), 한들영농조합법인(비봉초), 소규모공공하수도개량사업 관련시설(문성초)로 활용되고 있다.

칠갑분교에는 테마학습장 조성
나머지 4곳의 활용계획은 어떻게 될까.
수정초 칠갑분교(대치면, 토지1만3765제곱미터·건물1198제곱미터)는 청양군이 5억9500만원에 매입했고, 진입도로 부지 등 주변을 더 매입해 총 1만7000여 제곱미터 규모로 ‘장곡지구 테마학습장’을 세운다. 사업비는 약 103억원(국비 30억500만 원, 도비 40억원, 군비 3295만원), 칠갑산과 연계해 자연친화형 관광인프라를 갖춘 역사박물관·토기가마체험장·향수관·수생태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2014년 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용역중이다.

대치초(대치면, 토지 1만7619제곱미터·건물 1526제곱미터)에는 우선 ‘귀농귀촌사관학교’를 세울 계획이었다.
“군이 인구 늘리기 귀농인 유치 일환으로 ‘귀농프로젝트’를 추진, 그 프로젝트 안에 예비 귀농인들이 청양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도록 ‘1년 코스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장소로 ‘귀농귀촌사관학교’ 건립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한 장소물색 과정에서 대치초가 거론됐었어요. 하지만 때를 같이해 정부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전국 대상 시범사업 응모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군은 자체 계획을 취소하고 시범사업 응모를 위해 현재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시범사업에 선정되면 땅 구입비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대치초에 마련될 지는 불확실합니다.” 군 기획감사실 김선식 담당의 말이다.

대치초에는 또 ‘도농교류·학교급식·꾸러미농산물·힐링센터’등이 들어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도 아직 구상 단계로, 10월 쯤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안만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예산이 수반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의회승인과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승인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죠. 아직은 구상단계이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모든 것이 확실해 질 것 같습니다.” 군 농업지원과 김덕환 담당의 말이다.


청양여정보고(청양읍, 토지 1만4090제곱미터·건물 5790제곱미터) 활용계획은 없다. 최근 군이 여정보고 터를 매입해 청양읍사무소 이전과 복지타운 건립 계획을 발표했었지만, 없었던 일이 됐다. 터 매입비 등 188억원에 달하는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이 제기되면서다. 군은 지난 2011년 여정보고에 종합복지타운을 건립하겠다며 터 매입을 추진했었고,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계획 발표와 포기다.

“이미 형성돼 있는 도시에 또 다른 모습의 기관, 복지시설이 들어와야 하는 지 검토사항입니다. 새로운 도심이 형성되면 구도심 공동화에 대한 염려도 컸고요. 여정보고 자리는 면적이 커 예산도 많이 필요합니다. 좀 더 좋은 활용 방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읍내에 군청과 읍사무소 등 기관이 몰려있는데, 굳이 큰 돈을 들여서 더 집중화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앞으로 모두 고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고민하다보면 더 좋은 방안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정학진 군 기획감사실장의 말이다.
남양초 백금분교에 대한 활용 계획도 없다. 2009년 매각이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보류됐었다. 현재 교육청에서 수목관리와 보존만 하고 있다.

▲ 폐교된 청양여정보고의 모습. 이곳의 활용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폐교 규모 크고 관리도 어려워
폐교를 활용하는 곳들의 어려움은 없을까. 물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대부분이 규모가 커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화산분교는 1만2000제곱미터 규모에요. 처음엔 주민이 임대해 표고사업장으로 운영했었죠. 그러던 중 출향인과 주민들을 위한, 또 체험객 유치로 주민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죠. 그러자 임대했던 주민이 양보했고, 군이 매입해 리모델링해서 ‘주민생활관’이 된 것입니다. 화산 1, 2리에서 활용하고 있죠. 2007년경부터 다양하게 활용되다 현재는 마을회관으로 사용해요. 워낙 넓어 관리가 어렵고, 그렇다보니 복지시설 반 나머지는 주민이 이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아요.” 화산분교에 ‘주민생활관’이 들어설 당시 화산2리 이장을 맡았던 이춘복 씨의 말이다.   

“방학 때면 학생들이 와서 방학 끝날 때까지 머물다 가곤 했었어요. 주민생활관에서 숙박 했고, 생활관에 수도나 가스배관시설이 안 돼 있어서 식사는 체험마을에서 했었죠. 이런 시설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현재로서는 마을에서 비용을 댈 수 없으니까요. 생활관에서 나오는 소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그렇다보니 지원 없이는 수리나 보수 등이 어렵죠. 물론 어려워도 폐교는 개인보다는 마을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마을회관이 별도로 없어서 생활관을 회관으로 사용하고, 족구장도 있어서 여름에는 운동하는 분들도 많아요. 관리문제가 가장 큰 것 같아요.”화산 1리 나우찬 이장의 말이다.

“저희 농장은 7300여 제곱미터 규모에요. 임대해 사용하다 2011년도에 구입 했죠. 터가 넓고 학교 건물이 있다는 장점이었어요. 폐교에 대한 이미지도 좋았고요. 다만 고치려면 새로 짓는 편이 낳을 정도로 노후 돼 있었다는 것이 단점이었죠. 전국에 있는 폐교를 인수한 사람 모두 리모델링을 하거나 다시 지어야 할 거예요. 유리창도 너무 커 냉난방이 어렵고, 그래서 수리비도 많이 들고요. 폐교 인수 시 건물값도 따로 지불해야 하고요. 때문에 많은 분들이 폐교 인수를 망설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희 같은 농장은 폐교가 적격입니다. ”온암분교에 들어선 칠갑산블루베리연구농장 박정송 대표의 말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