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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출신 조재도씨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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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출신 조재도씨 시집 발간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2.02.20 13:29
  • 호수 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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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신작시 40편 모아 상재

오래된 사진처럼 빛바랜 것 같지만 혹독한 시절일수록 새록새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1985년 ‘민중교육’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남양 출신 조재도(56) 시인이 2007년 시집 ‘좋은 날에 우는 사람’ 이후 5년 만에 신작시 40편을 모아 ‘사랑한다면’을 펴냈다.

조 시인은 서문에서 “철근 도막을 갈아 바늘을 만드는 심정으로 시를 썼다’고 밝히면서 40편만 실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며, 시집이 넘쳐나지만 좋은 시가 눈에 띠지 않는, 또 시집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묻어나 있는 기획이다.

“이육사 시인이 평생 남긴 시가 사십 편 남짓이라고 합니다. 육사의 삶과 시가 다르지 않았던 것처럼, 시가 넘쳐나는 시대에 육필로 쓴 것 같은 알짬 시들을 모으는 심정으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는 조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여느 시집 때보다도 시를 쓰고 뽑는 데 심혈을 기울인 시집이다. 뽑고 흩트리고 다시 뽑고, 뽑은 시를 다시 만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인이 5년 만에 세상을 향해 뱉어 낸 시에는 여전히 조재도‘다운’ 우리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묻어 있다.
남녀차별이나 성폭력 문제, 이주노동자를 향한 편견, 가난과 제도적 폭력 등 온갖 치욕스러운 욕망이 꿈틀대는 우리 사회에 내면화 된 폭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들에서는 난잡한 폭력을 들춰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슬픔을 극복하고 저급한 사회를 살아내야 하는 수많은 민중들의 불행을 가슴 찡한 연가로 토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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